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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걸 먹어도 괜찮아~ 건강한 단맛 내는 최적의 재료

김민경 ‘맛 이야기’㉒

  • 김민경 푸드칼럼니스트 mingaemi@gmail.com

달콤한 걸 먹어도 괜찮아~ 건강한 단맛 내는 최적의 재료

설탕은 불안한 영혼을 달래주지만, 혈당 상승 등 건강 문제 때문에 섭취를 피하는 사람이 많다. 
 [GettyImages]

설탕은 불안한 영혼을 달래주지만, 혈당 상승 등 건강 문제 때문에 섭취를 피하는 사람이 많다. [GettyImages]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에 집 근처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꽤 웅성거리는 곳이었는데 손님이 들어올 때 큰 소리로 인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6일 만에 잘렸다. 지금은 모르는 사람한테도 말을 척척 거는데, 그땐 큰 소리로 인사하는 게 어쩐지 창피했다. 짧았던 6일의 업무 기간 동안 솜씨 없는 ‘알바생’이 가장 많이 한 일은 테이블 치우기와 황도 준비였다. 황도 통조림을 따서 큰 사발에 붓고, 얼음 몇 알 띄워 숟가락과 함께 내면 끝이다. 

놀랍게도 황도는 꽤 인기 안주였는데, 테이블 치울 때 보면 찰랑찰랑 넘치던 황도국물이 싹 사라져 있어 더 놀라웠다. 숙취에 온몸이 뒤틀리는 날이면 얼음 넣은 차가운 콜라가 필요하듯 그때 어르신들 텁텁한 입에 다디단 국물에 말캉한 황도가 제격이었나보다.

설탕이 선물하는 다디단 위로

국화과 허브에서 추출한 천연 감미료 스테비아. [GettyImages]

국화과 허브에서 추출한 천연 감미료 스테비아. [GettyImages]

황도 국물을 마시는 일이 놀라운 것은 그 국물에 들어간 설탕 양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달달한 카페라테 한 잔(355ml)에는 각설탕 3개가 들어 있다. 불고기 피자 한 조각과 콜라 한 잔(350ml)를 먹으면 각설탕 33개를 먹는 셈이라고 한다. 입맛 뚝 떨어지는 이야기지만 사실이다.
 
당분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하지만 꾸준히 많이 먹거나, 한꺼번에 많이 먹는 게 문제다. 보통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온갖 음식을 통해 당분을 섭취하게 된다. 가공식품은 당분 중에도 설탕, 콘시럽, 흑설탕, 당밀 같은 첨가당을 주로 사용한다. 입은 금세 즐거워지나 몸에는 이롭지 않을 확률이 높다. 

반면 입안에 살살 퍼지는 단맛이 때로는 마음 속 분노를 가라앉히고, 상처받은 영혼에 따뜻한 위로를 선사하기도 한다. 고작 한 입 음식이 하는 일 치고는 크고 깊다. 포기할 수 없는 단맛을 내는 게 설탕만 있는 건 아니다. 흔하게는 올리고당과 꿀, 물엿 등이 있다. 각종 요리에 설탕 대신 넣을만한 단맛 재료인데, 커피에 넣어 먹거나 머핀이나 브라우니 같은 단과자를 구울 때 쓰자니 어색하고, 완성도가 떨어지는 맛이 날 게 뻔하다. 이럴 때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게 몇 가지 있다. 

요즘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은 스테비아다. 국화과 허브의 잎과 줄기에서 추출한 천연 당이다. 설탕처럼 흰 가루인데다, 입자가 고와 보관이나 사용이 편리하다. 설탕보다 단맛이 강하므로 적은 양으로도 괜찮은 맛을 낼 수 있다. 설탕이 둥글둥글 풍성한 단맛을 낸다면, 스테비아는 매끈하고 단조로운 맛이다. 깊이 없고 냉랭한 단맛이 아쉬운 건 사실이다. 그래도 몸에서 대사가 이뤄지지 않아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되고, 몸에 축적되지 않는다니 맛의 한 귀퉁이쯤은 양보할 만하다.



프룬, 대추야자의 새로운 쓸모

잼이나 달콤한 소스를 만들 때 프룬을 잘게 썰어 넣으면 단맛과 농후한 질감, 풍미를 더할 수 있다. [GettyImages]

잼이나 달콤한 소스를 만들 때 프룬을 잘게 썰어 넣으면 단맛과 농후한 질감, 풍미를 더할 수 있다. [GettyImages]

스테비아 사용법은 설탕과 다르지 않다. 과일 위에 솔솔 뿌리거나, 따뜻한 커피 또는 밀크티에 넣고, 겉절이 같은 걸 무칠 때도 쓴다. 단, 스테비아를 다루는 브랜드마다 단맛이 조금씩 다르므로 요리 전 한 꼬집 집어 맛을 꼭 보도록 하자. 

나한과라는 과일에서 추출한 감미료도 설탕처럼 사용할 수 있는데 역시 설탕보다 단맛이 세고, 단조로운 편이다. 단 미네랄이 풍부하고, 몸에 흡수되지 않는다. 이밖에 소르비톨, 자일리톨, 말티톨, 에리스리톨 같은 당알코올도 설탕을 대신할 수 있게 가공돼 나온다. 설탕이 많이 들어가는 제과 제빵을 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당알코올류는 충치 발생이나 혈당 증가에서는 자유로운 편인데 10g 이상 한꺼번에 섭취하면 소화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런 단맛 재료가 아무래도 낯설다면 무스코바도 설탕은 어떨까. 사탕수수 즙을 끓여 건조시켜 만든 무스코바도 설탕에는 백설탕에 없는 칼륨, 마그네슘, 칼슘 같은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설탕보다 부드럽고 복합적인 단맛이 나며 소화흡수 속도가 설탕보다 느린 편이다. 좀 더 보태자면 프룬(마른 자두)과 대추야자를 말하고 싶다. 잼이나 달콤한 소스를 만들 때 프룬 또는 대추야자를 잘게 썰거나 곱게 갈아 설탕처럼 사용하면 단맛뿐 아니라 농후한 질감과 풍미까지 낼 수 있다.



신동아 2020년 8월호

김민경 푸드칼럼니스트 mingaem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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