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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장병들이 전한 軍 내부 코로나 방역 실태

“장교·부사관은 자유, 병사만 휴가 금지…실효성 없어”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현역 장병들이 전한 軍 내부 코로나 방역 실태

  • ● 생활관에 10명 다닥다닥, 거리두기 불가능
    ● 확진자 밀접접촉 의심 격리자와 동선 섞이고 같이 일하고
    ● 신교대 PCR검사 2회씩에 훈련 감축도 나서지만…
    ● 부대 배치받으면 천차만별 방역 현황
강원 강릉시 국군강릉병원 위병소에서
한 병사가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뉴시스]

강원 강릉시 국군강릉병원 위병소에서 한 병사가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뉴시스]

“잘못한 것도 없는데 갇혀 있는 느낌이에요.” 

코로나19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자 군인들은 사회와 격리됐다. 외부 출입으로 군부대 내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질까 우려해 군 당국이 이들의 휴가를 제한했기 때문이다. 2년 남짓 사회와 격리된 청년들은 한 번이라도 더 부대 밖 공기를 마시고 싶어 한다. 오죽하면 군인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휴가라는 말까지 나왔을까.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방역수칙 조정으로 2월 15일부터 군 장병들의 휴가가 허용(부대 병력 20% 범위)됐지만, 80여 일간 군 장병들은 휴가 제한을 감내했다. 

이들이 희생한 만큼 군 내 방역은 잘 되고 있을까. 카카오톡을 통해 현재 군 복무 중인 장병들에게 현 군 내 방역 상황에 대해 물었다. 일과시간이 끝나면 군인들도 휴대폰을 사용해 외부와 연락을 취할 수 있다. 군 장병들은 “(군이) 방역 수칙을 지키고는 있다”고 입을 모았다. 외출자 격리, 일과 인원 제한 및 훈련 축소 등 군 내부에서 방역 노력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흡연장서 격리자와 같이 담배 피워

김모(27) 씨는 1월 초 군 복무를 마쳤다. 군 생활이 한 달가량 남았지만 사실상 전역이나 마찬가지다. 말년휴가를 나왔기 때문이다. 말년휴가의 정식 명칭은 3차 정기 휴가. 병장 시절 받는 마지막 정기 휴가다. 군 생활의 종국에 가까운 시점에 받는 휴가라 이 같은 별칭이 붙었다. 통상 말년휴가는 10~15일이다. 김씨의 전역일은 2월 중순. 전역을 한 달 이상 남겨두고 사회로 나왔다. 그는 “코로나19로 휴가를 쓰지 못하는 인원이 늘자 전역을 앞둔 말년휴가에는 그간 못 나간 휴가를 전부 붙여 나온다”고 말했다. 

김씨 외에도 장병 대부분이 휴가를 나가지 못하다 마지막 휴가에 이를 몰아 사용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 방역 상황으로 (군 당국이) 휴가를 제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주말마다 자유롭게 외출하는 부사관이나 장교를 보면 병사들이 휴가를 나가지 않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또 “장기 휴가에서 복귀한 군 간부는 병사들과 거리를 두면 좋겠는데 내부 일정상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이는 병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부대 내에) 확진자 밀접접촉이 의심된다며 격리된 병사들이 있었다. 물론 그들은 식사까지 방역 담당 인원이 배달해 주며 철저한 격리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화장실을 가거나 담배를 피우러 나가는 상황에서 동선이 겹쳤다. 흡연장에서 격리된 인원을 수번 만났다”고 밝혔다. 

현재 군 복무 중인 이모(23) 상병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이 상병이 복무하는 부대는 사람이 많지 않은 곳이다. 코로나 발병 전에도 항상 일손 부족으로 시달렸을 정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고참 병사들이 전역해 버렸다. 코로나19로 말년휴가가 길어지자 부대 내 일손은 더 줄었다. 결국 확진자 밀접접촉 의심자로 격리하던 인원까지 일을 하러 나오기 시작했다. 그는 “일하는 시간이 달라 마주칠 일은 많지 않았지만 (부대 내 코로나가 퍼지게 되진 않을까 싶어) 불안했다”고 밝혔다. 

장모(21) 일병은 장병들이 모여 사는 생활관이 걱정이다. 원칙은 생활관 내에서도 계속 마스크를 쓰고 생활해야 한다. 그러나 불편하다는 이유로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 동료가 많다. 2m 거리두기도 유명무실하다. 생활관 생활 인원은 코로나 사태 발생 이전과 이후 변화가 없다. 여전히 한 생활관에 10명씩 생활한다. 장 일병은 “2m 거리로 떨어져 앉는 순간은 식사시간 외에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회에서만 하나?

입영 장병이 충남 논산시 육군훈련소 입영심사대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입영 장병이 충남 논산시 육군훈련소 입영심사대로 향하고 있다. [뉴스1]

국방부 관계자는 “부대 여건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불가피한 상황 빼고는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2m 이상의 간격을 유지한다. 격리 대상자가 아닌 인원끼리도 가까이 붙어 생활하지 못하도록 식사시간 구분, 대화 금지 등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생활관 내 밀접접촉을 줄이려 건물을 더 짓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외부 요인을 통제하는 일에 집중하는 편이 방역에 도움이 된다. 군 입대 장병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및 관리는 물론 외부인이 군에 들어오는 일도 최소화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병무청의 집계에 따르면 한 해 평균 20만 명이 군에 입대한다. 이들 중 한 명이라도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로 입대한다면 대량 전염의 위험이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인원이 입대해 군 내부로 바이러스가 퍼진 사례도 있다. 2020년 11월 26일 경기도 연천군 육군 5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 12월 10일에는 5사단 내에서만 9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군 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입대한 인원 중 한 명이 코로나 감염 상태였던 사실이 드러났다. 국방부 관계자는 “최초 감염원으로 추정되는 훈련병이 신병교육대 입소 전에 외부로부터 코로나19에 감염됐으나, 잠복기 기간 내 코로나19 핵산검사(이하 PCR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정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이후 검역조치 강화에 나섰다. 당초 군 입대 당일 한 번이던 PCR검사가 두 번으로 늘었다. 입대 후 8일이 지나면 다시 PCR검사를 시행한다. 검사 결과 음성이라 해도 안심할 수 없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람마다 잠복기가 다른 만큼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해도 안심할 수 없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격리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부대도 있어

신병교육대에서 조교로 복무하고 있는 강모(22) 일병은 “발열, 기침 등의 증상이 조금이라도 보이는 인원이 있다면 그 인원은 물론 함께 생활하던 인원들도 격리한 뒤 경과를 본다”고 밝혔다. 훈련도 대폭 축소됐다. 강 일병은 “야외활동으로 독감, 코로나에 걸릴 수 있으니 화생방, 행군 등의 훈련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신병교육대와는 달리 일반 부대에서는 외부 인원에 대한 검역이 느슨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전역을 코앞에 둔 최모(25) 병장은 “부대 외부로 차를 몰고 나가는 운전병이 많은데 이들이 복귀했을 때 소독 및 체온 검사 등을 따로 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말했다. 간부를 통해 배달 음식을 먹는 부대도 있었다. 양모(20) 일병은 “휴가 제한으로 힘들어하는 선임, 동기들이 많아 위로 차원에서 간부들이 종종 배달 음식을 사준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모든 부대를 대상으로 방역지침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1월부터 매일 병사들의 체온 및 건강 상태를 3회 체크하고 있다. 이외에도 민간인과 병사들이 최대한 만나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 훈련 중에도 만나지 않도록 각 부대도 동계 훈련을 3월까지 미루고 관련 계획을 다시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동아 2021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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