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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플렉스 담아낸 ‘꼬뜨게랑’… 지코가 반한 이유 있었네

  •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

힙합·플렉스 담아낸 ‘꼬뜨게랑’… 지코가 반한 이유 있었네

  • ●빙그레 론칭 패션브랜드 ‘꼬뜨게랑’
    ●B급 마케팅으로 MZ세대 ‘취향 저격’
    ●지코를 모델로 내세운 건 신의 한수
    ●믿고 맡기는 조직문화가 강점
빙그레가 과자 브랜드 ‘꽃게랑’을 재해석해 최근 론칭한 패션 브랜드 ‘꼬뜨게랑’의 모델로 나선 가수 지코. [빙그레 제공]

빙그레가 과자 브랜드 ‘꽃게랑’을 재해석해 최근 론칭한 패션 브랜드 ‘꼬뜨게랑’의 모델로 나선 가수 지코. [빙그레 제공]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쿵쿵대는 힙합 비트가 울려 퍼진다. 가수 지코가 ‘꽃게’ 모양 로고를 그려 넣은 티셔츠를 입고 카메라 앞에 선다. 티셔츠 한 가운데엔 ‘Côtes Guerang’ 로고가 큼지막하게 박혀 있다. 지코 옷차림은 보기만 해도 ‘스웨그’(Swag·힙합의 맛)가 넘친다. 이내 지코가 박자에 맞춰 랩을 뱉어낸다. 

“완벽하게 새롭게 꼬뜨게랑, 느낌 있게 멋지게 꼬뜨게랑, 네 마음에 쏙 들게 꼬뜨게랑, 그런 게 어딨게 꼬뜨게랑, 꼬뜨게랑 바이 빙그레!”

B급 마케팅으로 MZ세대 ‘취향 저격’

빙그레가 6월 30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꼬뜨게랑’(Côtes Guerang) 광고 영상이다. 꼬뜨게랑은 빙그레가 론칭한 패션 브랜드다. 꽃게 맛과 모양을 가진 과자 브랜드 ‘꽃게랑’을 재해석했다. 기성세대에겐 다소 생소할지 모르지만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합성어로 1980~2000년대 생을 일컫는 말) 사이에서 요즘 인기다. 유튜브 영상은 7월 28일 현재 조회수 250만 회를 돌파했다. 영상에 달린 댓글은 “루이뷔× 버금가는 플렉스(Flex·돈을 자랑한다는 뜻)” “최근에 누가 약 먹고 빙그레에 입사했나 보다” “명품처럼 보이도록 꽃게랑 포장지에도 로고를 넣어 달라” 등 재치만점 내용이 주를 이룬다. 

판매 실적도 좋다. 빙그레는 7월 7일부터 13일까지 G마켓에서 꼬뜨게랑 출시를 기념해 티셔츠·반팔셔츠·로브(가운)·선글라스·미니 백·마스크 등 의류와 패션 아이템을 한정 판매했다. 전체 수량 8000개가 ‘완판’됐다. 특히 미니 백 검정색은 판매 시작 1시간 만에, 미니 백 빨강색은 판매 첫날 모두 팔렸다. 티셔츠(검정색) 등 다른 제품도 완판을 기록했다. 장안의 화제, 꼬뜨게랑의 흥행 요인은 뭘까. 

꼬뜨게랑은 무엇보다 MZ세대의 취향을 B급 마케팅으로 녹여내는 데 성공했다. 최근 식품업계에선 B급 마케팅이 대세인데, 독특하고 기상천외할수록 인기를 끈다. 특히 MZ세대는 새롭고 재미있는 콘텐츠와 제품에 열광한다. 꼬뜨게랑은 브랜드 이름부터가 ‘젊은 것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꽃게랑을 프랑스어 발음으로 변주했는데 우스꽝스럽지 않고 요즘 젊은세대의 표현법대로 ‘힙(hip·개성 있고 세련된)’하다. 



강승수 빙그레 홍보팀 차장은 “MZ세대는 전형적인 스토리를 담은 광고를 선호하지 않는다. 대신 재미있는 현상이나 사례를 담은 광고를 적극적으로 퍼 나르며 공유하고 인증하는데, 꼬뜨게랑이 그런 욕구를 채워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코를 모델로 내세운 건 신의 한수

빙그레가 지코를 꼬뜨게랑 모델로 기용한 것은 신의 한수였다. 지코는 젊은 세대에게 패셔니스타로 인기를 얻고 있다. 누리꾼들은 “꼬뜨게랑에 플렉스 이미지를 더하는 모델로 지코 만한 인물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지코와 관련한 재미있는 반응은 더 있다. 광고 영상에 달린 댓글을 보면 “지코가 광고 제안을 받고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라는 내용이 적잖다. B급 마케팅의 핵심 감성이 재미와 황당함인 만큼 혹여나 기상천외한 시도가 웃음거리로 전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지코의 반응을 가늠케 하는 일화가 있다. 꼬뜨게랑 광고 계약 협의 과정에서 있었던 일이다. 당시는 의류와 패션 아이템 제작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였다. 지코 측은 “광고 촬영 때 지코가 직접 의류와 패션 아이템을 착용해야 하는 만큼, 결과물이 지코의 기대를 충족하지 않으면 광고 촬영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다. 이후 촬영 전에 의류와 패션 아이템이 나왔고, 지코가 이를 보고 무척 흡족해했다고 한다. 빙그레는 지코의 긍정적 반응을 보며 꼬뜨게랑이 MZ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믿고 맡기는 조직문화가 강점

‘꼬뜨게랑’ 미니백 [‘꼬뜨게랑’ 인스타그램]

‘꼬뜨게랑’ 미니백 [‘꼬뜨게랑’ 인스타그램]

꼬뜨게랑이 탄생할 수 있었던 데는 빙그레의 조직 문화도 영향을 미쳤다. 빙그레는 20, 30대 대리·과장 등 낮은 직급 마케터가 추진하는 기획도 적극적으로 수용한다. 브랜드 담당 마케터가 아이디어를 내면 관리자들이 호응하면서 응원해주는 문화가 조성돼 있다. 올해는 아예 기획 업무를 도맡는 전담 부서를 신설했다. 그 덕분에 프로젝트 착수 3개월 만에 꼬뜨게랑이 탄생할 수 있었다. 

빙그레가 꼬뜨게랑을 기획한 것은 내부 설문조사 결과가 계기가 됐다. 지난해 연말 소비자를 대상으로 꽃게랑에 대한 인지도를 물었더니, 40대 이상은 10명 중 7명, 10, 20대는 10명 중 3명이 꽃게랑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과자 주 소비층인 10, 20대가 중년세대보다 꽃게랑을 모르고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결과는 장수 브랜드의 고민이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꽃게랑은 1986년 출시됐다. 이 브랜드의 한결같은 고민은 타깃층이다. 기존 고객을 충성 고객으로 만들고 젊은 세대를 신규 고객으로 끌어들여야 브랜드 생명력이 지속된다. 이를 위해 빙그레의 꽃게랑 담당 마케터가 회사 측에 제안한 기획이 꽃게랑 과자 모양을 본 뜬 패션 브랜드 론칭이다. 꽃게랑에 꼬뜨게랑이라는 새로운 색깔을 덧칠해 젊은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해보자는 취지였다. 

강승수 차장은 “꽃게랑에 대한 10, 20대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 MZ세대가 선호하는 힙합, 패션, 플렉스 세 가지 코드를 꼬뜨게랑에 담아낸 게 성공 비결”이라며 “광고 영상을 본 젊은 세대가 ”빙그레가 이렇게 재미있고 독창적인 기업인 줄 몰랐다” “꽃게랑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졌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신동아 2020년 8월호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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