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위가 목놓아 울고 있다
사육장에서
전쟁을 원하는 자는 따로 있어
북쪽에는
북쪽 정서가 있고
사람들이 기웃대고 있다
근린공원 입구에
경찰이
통제선을 치고 있다
이곳을 지날 때면
언제나
널 떠올렸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별나다 이상하다 난 내가 부끄러워 내 무능을 탓하는 데 세월을 허비했지
그리고 기다렸어
아주 오랫동안
창가에 앉은 두 사람이 말없이 칼국수를 먹는다
아주아주 희미해지면 우리
어떻게 되는 걸까
재난에 대해 말할 때면
숫자가 앞서지
해가 잘 드는 곳에 씨앗을 많이 심었다
천 년 된 나무는 사실 일 년의 삶과 나머지의 죽음으로 자란 거래 하나의 삶이 얼마나 많은 죽음을 돌보는지 알겠어?
이것 봐
물이끼가 빽빽해
뱀이
수풀 속으로 사라졌다
뱀의 아름다움을 보았다면
![[Gettyimage]](https://dimg.donga.com/ugc/CDB/SHINDONGA/Article/64/78/21/58/64782158086dd2738276.jpg)
최지인
● 2013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 수상
● 2022년 제40회 신동엽문학상 수상
● 시집 ‘나는 벽에 붙어 잤다’ ‘일하고 일하고 사랑을 하고’ 발표
사육장에서
전쟁을 원하는 자는 따로 있어
북쪽에는
북쪽 정서가 있고
사람들이 기웃대고 있다
근린공원 입구에
경찰이
통제선을 치고 있다
이곳을 지날 때면
언제나
널 떠올렸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별나다 이상하다 난 내가 부끄러워 내 무능을 탓하는 데 세월을 허비했지
그리고 기다렸어
아주 오랫동안
창가에 앉은 두 사람이 말없이 칼국수를 먹는다
아주아주 희미해지면 우리
어떻게 되는 걸까
재난에 대해 말할 때면
숫자가 앞서지
해가 잘 드는 곳에 씨앗을 많이 심었다
천 년 된 나무는 사실 일 년의 삶과 나머지의 죽음으로 자란 거래 하나의 삶이 얼마나 많은 죽음을 돌보는지 알겠어?
이것 봐
물이끼가 빽빽해
뱀이
수풀 속으로 사라졌다
뱀의 아름다움을 보았다면
[Gettyimage]
● 2013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 수상
● 2022년 제40회 신동엽문학상 수상
● 시집 ‘나는 벽에 붙어 잤다’ ‘일하고 일하고 사랑을 하고’ 발표
![[영상] 북한군, 천연가스 시설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첫 전투](https://dimg.donga.com/a/380/211/95/1/ugc/CDB/SHINDONGA/Article/67/2c/58/1e/672c581e01fad2738276.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