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전 美 국무장관 “시진핑 정부가 미·중 분쟁 유발”
한학자 총재 80년 평화운동 여정, 천정궁박물관에 전시
국경·인종·문화·언어 초월 150개국 8000쌍 합동결혼
5월 4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호텔에서 피스서밋 2023이 개최되고 있다. [가정연합]
입시생은 합격을, 졸업생은 취직을, 혼기 찬 성인은 결혼을, 직장인은 승진을, 자영업자는 매출 확대를, 그리고 아픈 이는 건강 회복을, 또한 가족의 화목과 부모의 무병장수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간절히 원하는 것을 이루게 해달라고 빈다.
믿음은 살아서뿐 아니라 사후에 대한 소망으로도 이어진다. 죽음이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일 수 있다는 종교적 신념은 살아서는 역경과 고난을 이겨낼 힘을 주고, 가족과 친지 등 가까운 이와 ‘이별’하면서 빚어진 고통을 견디도록 돕는다.
K-Religion 원조, 가정연합
국방과 치안을 담당하는 국가가 ‘사회 안전 서비스’ 제공을 위해 구성원에게 ‘세금’을 부과한다면, 종교단체는 ‘마음’에 평화를 깃들게 돕는 대신 ‘헌금’과 ‘시주’ 제도를 운영한다. 법에 따라 징수를 강제하는 세금은 한도가 있지만, ‘헌금’과 ‘시주’는 자발적으로 내도록 하는 대신 제한을 두지 않는다. 전 재산 헌납에 따른 가정불화로 각종 사건 사고 뉴스가 매스컴을 종종 장식하는 이유가 무제한 헌금과 시주에서 기인한 경우가 많다.기독교와 불교는 유럽과 인도에서 각각 태동한 외래 종교다. 그에 비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가정연합)은 한국인 문선명·한학자 부부에 의해 한국에서 태동한 토종 종교다. 한국에 본부를 두고 세계 각국에 신자를 늘려가는 K-Religion의 원조라 할 수 있다. 천지만물의 성장을 촉진하는 봄비가 촉촉하게 대지를 적시던 5월 6일, 가정연합 세계본부가 자리한 경기 가평군 설악면 ‘천정궁’과 ‘천원궁’을 찾았다.
가정연합 캠퍼스에 들어서자 세계 각국에서 한국을 찾아온 수많은 외국인 신자들이 ‘성지순례’를 위해 길게 줄지어 선 모습이 이채롭게 느껴졌다. 캠퍼스 곳곳을 거니는 많은 외국인을 보며 ‘여기가 한국 맞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한국이 만들고 세계인이 함께 사용하는 건 반도체와 배터리, 자동차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에서 태동한 ‘믿음’도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가정연합 캠퍼스를 거니는 수많은 외국인 신도의 모습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4개 주제로 한학자 총재 80년 생애업적 전시
올해는 가정연합을 이끌고 있는 한학자 총재가 태어난 지 꼭 80년이 되는 해다. 1943년 음력 1월 6일 평안남도 안주군에서 태어난 한 총재는 1960년 문선명 총재와 결혼, 슬하에 14명의 자녀를 뒀다. 가정연합 측은 한 총재 탄생 80주년을 기념해 5월 1일부터 8일까지 80년을 8일로 압축해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5월 1일에는 천정궁 박물관에서 ‘80년, 희생의 어머니를 되돌아보다’를 주제로 생애업적 전시 개관식을 개최했다. 전시는 천정궁 1층과 2층 좌우측에 크게 네 가지 주제로 구성했다. 첫 번째 주제는 한 총재 탄생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80 평생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평화의 어머니 : 공생·공영·공의의 삶’ 전시였고, 두 번째는 80장의 기록사진으로 80년 여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랑의 순간, 영원한 기억’ 전시였다. 세 번째는 펼쳐진 모래에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려 이야기를 표현하는 예술 형식, 샌드아트로 한 총재 생애를 영상으로 구성한 미디어 전시였다. 마지막 네 번째는 한 총재가 직접 사용했거나 국내외 주요 인사들과 교류하며 받은 예물 등으로 구성된 생애자료 전시다.
생애자료 전시 중에는 1992년 한 총재가 문 총재와 함께 방북했을 때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받은 선물을 비롯해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훈 센 캄보디아 총리,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등에게 받은 선물 등이 전시돼 있었다. 또한 훈 센 총리에게 받은 캄보디아 명예훈장과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에게 받은 대훈장 등도 있다.
天地人 콘셉트로 건축된 천원궁
5월 7일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에서 천원궁 봉헌식이 거행되고 있다. [가정연합]
파릇파릇한 초록빛 숲 사이에 새하얀 대리석으로 꾸며진 천원궁은 눈에 확 띈다. 5월 6일 방문했을 때 건물 외부는 거의 완성됐지만 내부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천원궁 바로 앞에는 2000석, 오른쪽에는 의자 3000석이 들어찰 만큼 너른 잔디마당이 조성돼 있었다. 흡사 성경에 나오는 에덴동산의 가정연합 버전이라는 인상을 줬다. 가정연합 관계자는 “천원궁 내부는 다목적 홀과 박물관, 미술관 및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정연합 측은 5월 7일 천원궁 봉헌식을 개최했다. 봉헌식은 194개국 기수단 행진과 각계 종교지도자 14명의 평화합수식 및 종단축원, 평화의 노래 제창, 한학자 총재 축도, 테이프 커팅, 개문식, 천일성화 제막식 순으로 진행됐다.
국경·인종 뛰어넘은 국제합동결혼식
5월 7일 가평 HJ글로벌아트센터에서 거행된 국제합동결혼식. [가정연합]
종교 색채가 짙은 ‘통일교’ 명칭 대신 ‘세계평화’를 지향하고 결혼으로 ‘가정’을 꾸린 이들이 참부모 아래 인류 한 가족으로 ‘통일’되기를 희망한다는 뜻의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을 공식 명칭으로 사용하는 이유다. 가정연합 측은 인류가 평화세계를 만들려면 국경과 인종, 문화와 언어의 차이를 뛰어넘어 국제결혼으로 인류 한 가족을 이뤄야 진정한 평화세상이 온다고 주장한다. 국제합동결혼식이 가정연합을 상징하는 대표 행사가 된 것도 그 때문이다.
가정연합 측은 5월 7일 “한국과 일본, 미국, 영국, 오스트리아, 브라질, 대만,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세계 150개국에서 총 8000쌍이 현장과 쌍방향 온라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국제합동축복결혼식이 거행됐다”고 밝혔다. 특히 국제합동결혼식이 열린 가평 HJ글로벌아트센터에는 해외 정상급 지도자와 각계 인사 등 3만여 명이 참석했다. 가정연합 관계자는 한학자 총재가 합동결혼식에서 “하늘부모님 앞에 효자, 효녀, 충신의 도리를 다하는 자랑스러운 축복가정이 될 것을 약속하오니 지혜와 능력을 주시고 기뻐 받아주시옵소서”라고 참가정으로 첫걸음을 내딛는 신랑신부에게 축도했다고 밝혔다.
합동결혼식은 1961년 문선명한학자 총재 주례로 36쌍의 축복식을 직접 주관한 이래 지금껏 진행되는 가정연합 연례 행사다. 합동결혼식은 효정문화특별공연을 시작으로 들러리 및 주례 입장, 성수의식, 성혼문답, 한학자 총재 축도, 신랑신부 예물교환, 성혼선포, 꽃다발 및 예물봉정, 신랑신부 인사 순으로 진행됐다. 경축문화공연으로는 ‘효정의 꿈’ 갈라쇼와 일본 치바선학소년소녀합창단, 성악가 김동규, 트로트 가수 홍진영의 공연, 심순덕 시인의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낭독, 사랑해 합창, 억만세 삼창 순으로 진행됐다.
항구적 평화세계 건립 위한 대륙 연대
5월 2일부터 5일까지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는 ‘Peace Summit 2023’(피스서밋)이 개최됐다. ‘항구적 평화세계 건립을 위한 대륙연대’를 주제로 개최된 이번 행사에는 한 총재를 비롯, 알빈 쿠르티 코소보 총리와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 뉴트 깅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 등 전·현직 정상 50여 명을 포함, 70여 국가에서 온 각계 지도자 1000여 명이 참여했다고 가정연합 측은 밝혔다.5월 2일 개회식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전 장관은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대인이고 나는 기독교인이라 종교는 서로 다르지만 얼마 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다양한 논의를 하고 함께 평화를 위해 기도했다”고 밝혔다. 그는 “하나님을 통해 진정한 평화를 이루기 위해 마음을 모았다. 모든 시민이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며 “서로의 종교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하나님을 통해 진정한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트 깅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은 축사에서 “한반도 통일을 위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 북한 주민에게 자유가 보장돼야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니제르 총리를 지낸 브리기 라피니 사헬-사하라 국가공동체 사무총장은 “청년에 대한 테러 단체의 유혹을 막기 위해 천주평화연합과 협력해 청년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매년 1000만 명 이상 일자리를 찾는 아프리카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스서밋은 개회선언, 대표단 입장, 평화의 노래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각계 종교지도자 15명의 평화 합수의식 및 종단 축원, 토마스 월시 공동조직위원장의 환영사, 축사 영상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뉴트 깅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과 아지스 라자팍세 스리랑카 국회부의장 축사 이후 리틀엔젤스예술단과 뮤지컬 배우 마이클 리의 평화공연이 이어졌다. 브리기 라피니 전 니제르 총리와 이브 레테름 전 벨기에 총리,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의 기조연설 후 한학자 총재가 특별연설을 했고, 뒤이어 세계원로회 출정식과 대륙단위 평화 프로젝트 출정식, 창설자 산수연 순으로 개최됐다.
세계원로회는 항구적 평화 실현을 목표로 세계 각 분야 원로들의 지혜와 경험을 공유하고 전수하기 위해 조직된 단체다. 이날 출정식에는 한 총재와 함께 알프레드 모이시우 전 알바니아 대통령, 지미 모랄레스 전 과테말라 대통령 등 각국에서 온 12명의 세계원로회 최고위원이 참석했다.
대륙단위 평화 프로젝트 출정식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유니언을 대표해 아지스 라자팍세 스리랑카 국회부의장과 스오스 야라 캄보디아 국회 외교위원장이, 아프리카 대륙을 대표해 브리기 라피니 사헬-사하라 국가공동체 사무총장이 신통일세계 평화 비전을 제시하는 대륙단위 평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패권 시대, 공생의 길 찾다
THINK TANK 2022 포럼 개막식. [가정연합]
‘패권의 시대, 공생의 길을 찾다’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의 화두는 미국 중심 세계질서에 ‘도전 세력’으로 부상한 중국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지에 대한 것이었다. 포럼에는 알빈 쿠르티 코소보 총리, 토마스 아이 보니 전 베냉 대통령, 베르너 파슬라벤드 전 오스트리아 국방부 장관, 김근식 국민의힘 통일위원장,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참석, 동북아 안보 리스크와 항구적 평화세계 건설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가정연합 측은 포럼 이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이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이는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라며 “중국은 미국이 합의를 깼다고 이야기하는데 지금 분쟁을 유발하는 것은 중국 시진핑 정부”라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중국을 어떻게 이해할지, 평화에 대한 중국의 위협을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대만은 중국의 일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허드슨연구소 중국원장을 지낸 마이크 필스버리 미국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포럼 기조연설에서 “중국의 도전에 대한 미국 정부의 나약한 대응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며 “적을 알아야 전략을 짤 수 있다”고 말했다.
베르너 파슬라벤드 오스트리아 전 국방장관은 “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과 마르케타페카로바 아다모바 체코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했을 때 중국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중국이 그같이 반응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대만은 공산당 치하에 있지 않았다”며 “중국의 군사력을 동원한 통일 시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가정연합 측은 밝혔다.
포럼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한 김근식 국민의힘 통일위원장은 “지금의 한반도 정세는 20년 전과 다르다”며 “탈냉전이라기보다 신냉전 시대로 바뀐 현 정세에 맞게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새롭게 가다듬고 있다”고 소개하고,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포럼 논의 내용을 두고 “실리 외교를 취해야 하는 한국에 시사점을 준다”고 했다고 가정연합 측은 밝혔다.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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