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는 역대 최고 수익 투자자 전략 알고 있어

• 챗GPT 추천 투자전략 백테스트로 검증 가능

• 한국 주식시장 적용 시 연 복리 27.7% 기록

[+영상] “증시, 10월까지 버틸만한 지옥 될 것”

지난해 오픈AI에서 발표한 대화형 인공지능 ‘Chat GPT’(이하 챗GPT)가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필자도 챗GPT에 매료됐다. 챗GPT를 활용하면 새로운 분야를 쉽게 배울 수 있다. 아는 것이 거의 없는 분야라도 챗GPT가 학습을 돕는다. 궁금한 부분을 계속 질문해 가며 빠르게 정보를 쌓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올해 3월 ‘주식투자 강환국이 질문하고 GPT가 답하다’라는 책도 썼다.

단순히 챗GPT의 대단함을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신동아’ 독자들은 잘 아시다시피 이 칼럼은 투자 정보를 담는다. 챗GPT가 아무리 뛰어난 도구라도 투자에 도움이 안 되면 무용지물이다. 투자에 챗GPT를 구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질문이다. 먼저 챗GPT에 ‘역대 최고 투자자 10명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곧바로 “워런 버핏, 벤저민 그레이엄, 피터 린치, 조지 소로스, 존 템플턴, 레이 달리오, 칼 아이칸, 존 보글, 존 폴슨, 필립 피셔”라는 답이 나왔다.

챗GPT가 알려준 워런 버핏 투자전략

이 정도를 유의미한 투자 정보라고 보긴 어렵다. 조금 더 구체적인 질문을 해야 한다. 다음 질문은 구루의 투자법을 공부하는 방법이다. 나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워런 버핏의 우량주 전략을 퀀트 방식으로 따라 하고 싶다. 버핏은 주식을 볼 때 어떤 지표를 보고 우량주 여부를 정하는가?”



구체적 투자전략을 만들려면 ‘수치화 가능한 지표’가 있는 편이 유리하다. 지표가 우수한 기업에 투자했으면 과거에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었는지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 있어서다. 이를 ‘백테스트’라고도 한다.

챗GPT는 버핏이 높은 ROE(자본수익률: 순이익/자본)와 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을 유지하는 기업을 선호하고, 부채비율(부채/자본)이 낮아서 안정적인 기업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또 PER(시가총액/순이익)가 낮고 배당수익률(배당/시가총액)이 높아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기업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추가로 질문을 던졌다. “이외에도 워런 버핏이 중요시 여길 만한 다른 재무적 지표는 없는가?” 챗GPT는 “자산회전율(매출/자산), 순이익률(순이익/매출액), 자본회전율(매출/자본), 성장률(매출, 이익 또는 자산의 성장률), 영업활동 현금 흐름(의 성장)”이라는 답을 내놨다.

이 정도면 챗GPT를 통해 충분한 힌트를 얻었다. 이제 이 지표가 우수한 기업들의 주식 수익률이 실제로 높았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백테스트 결과가 긍정적이라면 현재 위 조건에 부합하는 기업들이 어느 곳인지 알아보는 것으로 투자 준비는 끝난다.

자동으로 기업을 찾아주고, 수익률을 계산해 주는 소프트웨어는 쉽게 찾을 수 있다. 필자는 주로 ‘퀀터스’라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 이외에도 지표를 통해 백테스트와 종목 추출이 가능한 소프트웨어는 여럿 있다. 자신에게 맞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된다.

먼저 챗GPT가 가르쳐준 지표를 통해 버핏 전략 백테스트를 한국 주식시장에 대입해 봤다. 기간은 2003년 4월~2023년 3월로 설정하고 챗GPT가 제시한 지표 11개(ROE, 영업이익률, 순이익률, PER, 배당수익률, 자산회전율, 매출액 성장률, 영업이익 성장률, 순이익 성장률, R&D 성장률, 현금흐름 성장)의 평균 순위가 가장 높은 20개 기업을 꼽았다. 관리종목이나 적자 기업, 금융주, 지주사, 중국 상장기업, 부채비율 200% 이상 기업은 제외했다. 분기당 한 번씩 순위에 따라 투자 종목을 조정했다.

이 전략에 따른 수익률은 연 복리 27.7%였다. 20년 만에 원금이 126배 증가했다. 버핏의 저평가된 우량주를 사는 전략은 한국에서도 주효했다.

다른 투자 고수들 전략도 차용 가능

최근 10년, 5년, 3년, 1년 수익은 어땠을까.

이 전략은 최근 3, 5, 10년에도 꾸준히 코스피보다 높은 수익을 냈다. 그러나 매번 칼럼을 통해 강조하지만 이 정도 수익이 예금처럼 매월 발생한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개별주 투자 전략은 장기적으로 접근하면 절대로 큰 손실을 피할 수 없다.

버핏이 투자할 만한 우량주에만 투자해도 2008년에는 6~11월 6개월 연속으로 손실이 났으며, 10월에는 한 달 만에 28.6%라는 엄청난 손실이 발생했다. 2022년에도 6월과 9월에는 우량주도 크게 하락했다. 매달 이득을 가져다주는 전략은 없다.

현재 한국에서 저 조건을 충족하는 ‘버핏이 살 만한 우량주’는 어떤 기업이 있을까.

챗GPT를 이용해 나만의 투자전략을 짜는 법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먼저 챗GPT에 위대한 투자자 몇 명을 소개받는다. 이후 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지표를 알아낸다. 이 지표를 퀀트 소프트웨어에 입력해 지표가 우수한 주식을 샀다면 실제로 돈을 벌 수 있었는지 검증한다. 만약 해당 주식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면, 퀀트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현재 해당 지표가 우수한 기업을 찾아 매수한다. 이러한 방법 이외에도 챗GPT로 투자 고수들의 전략을 차용해 나만의 전략을 쉽게 짤 수도 있다.


_{강환국
2021년 7월 직장인 투자자에서 ‘30대 파이어족’으로 변신한 인물.
계량화된 원칙대로 투자하는 퀀트 투자를 통해 연 복리 15%대의 수익률을 거둬 입사 12년째인 38세 때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를 나와 파이어족이 됐다. 현재 전업투자자이자 구독자 13만2000명 유튜브 채널 ‘할 수 있다! 알고 투자’를 운영하는 유튜버, 투자 관련 서적을 집필하는 작가, 온·오프라인 투자 강의를 하는 강사로 활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