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건설사 최초 여성이사 2명 임명
협력사 ESG 평가지원 등 동반성장 힘써
현장중심 작업 안전 환경 확보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가 3월 30일 서울 중구 앰버서더 서울 풀만호텔에서 열린 ‘우수협력사 초청 동반성장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우건설]
대우건설(대표이사 백정완)은 이사회 구성과 운영을 일부 바꿨다. 지배구조(Governance)를 고치기 위해서다. 지난 3월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대우건설은 회계·재무 전문가인 안성희 카톨릭대학교 회계학과 부교수를 여성 사외이사로 추가 선임했다. 이사회 소집 절차 개선 및 보상위원회도 신설하는 등 정관 일부를 변경하기로 의결했다.
이로써 대우건설 사외이사 6명 중 여성이 2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르면 자산 총액 2조원이 넘는 상장사는 이사회에 여성 임원을 1명 이상 선임해야 한다. 대우건설은 법률전문가인 법무법인 바른 이영희 대표변호사가 이미 여성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었다. 법적 기준을 충족했지만 이번에 여성 사외이사를 추가 선임했다. 국내 10대 건설사 중 여성이사를 2명 이상 선임한 곳은 대우건설이 유일하다.
회계·재무 전문가인 안 이사는 학계 뿐 아니라 실무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인물이다. 대우건설에서는 사외이사와 함께 감사위원을 겸할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위원회의 전문성 제고 및 기능 강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내에 보상위원회도 신설될 것으로 보인다. 보상위원회가 신설되면 성과에 기반한 연봉 및 인센티브의 설계 및 검토가 이루어진다. 등기이사에 대한 동기부여 제고, 투명하고 공정한 보수 집행 등 지배구조 상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이사회 소집 통지도 앞당기기로 했다. 이사회 안건을 소집 3일전에 각 이사에게 통지하던 것을 7일전에 통지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이사들이 안건을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했다. 대우건설은 이번 주주총회를 시작으로 이사회 평가제도 신설, 사외이사 및 최고경영자 후보군 관리 개선 등 이사회 중심 경영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협력사 ESG 평가 지원 등 상생경영 강화
대우건설은 ‘협력사의 성장이 회사의 성장’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2007년부터 우수협력사 동반성장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특히 2023년에는 최우수사 및 우수협력사 수를 늘리고 안전‧품질분야 우수사를 추가 선정했다.백 대표이사는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는 대우건설이 역경을 딛고 대한민국 대표 건설사로 자리 매김하기까지 여기 계신 협력사 분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이룰 수 없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최우수 협력사에게는 계약우선권을 부여하고 동반성장을 위한 제원 마련 등 다양한 상생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협력사 선정 및 평가에도 ESG 경영을 접목하고 있다. 환경, 안전, 사회, 지배구조를 고려한 회사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방식이다. 대우건설 측은 “공급망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고 협력회사가 지속가능경영 추진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독려할 생각”이라 밝혔다. 대우건설은 안전혁신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협력사 종합평가에서 안전평가 항목을 기존 4%에서 2021년 25%로 확대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협력사 ESG 평가지원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ESG 교육‧평가를 위해 일부 금액을 협력사에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원 금액은 대우건설이 대‧중소기업 협력재단을 통해 출연한 상생협력기금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가 2월 23일 부산 남구의 대연프루지오클라센트 현장을 방문해 안전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대우건설]
2023년 전사 안전원년의 해, 현장중심 안전경영 추진
대우건설은 지난해 대폭적으로 안전혁신예산을 늘렸다. 소규모 현장이라도 안전담당 인력을 추가 배치하고, 안전감시단을 확대 운영하고 있다. 안전관련 시설비 투자와 협력회사 안전전담자 인건비 지원도 강화했다.작업중지권으로 인한 작업중지 사례는 21년 대비 64% 증가한 2798건을 기록했다. 작업중지권은 사람, 기계 또는 환경이 근로자를 위협할 경우 작업을 중단할 수 있는 권리다. 현장에서 적절하게 사용하면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지난해에는 유의미한 변화도 눈에 띈다. 작업중지권 발동 주체가 대우건설 관리자 중심에서 근로자 및 협력회사 관리자로 확대되고 있다. 근로자의 경우 21년 대비 577% 증가한 873건, 협력회사의 경우 657% 증가한 159건을 기록했다. 대우건설은 작업 중지 우수사례 포상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우건설은 임직원 대상 계층별 안전보건 교육과정을 확대하고 있다. 협력회사 대표이사 안전보건교육을 신설하는 등 협력사 교육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ESG 각 부문별 액션플랜을 수립해 목표를 달성해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대내외 관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ESG 경영부문에서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1989년 서울 출생. 2016년부터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4년 간 주간동아팀에서 세대 갈등, 젠더 갈등, 노동, 환경, IT, 스타트업,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20년 7월부터는 신동아팀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생은 아니지만, 그들에 가장 가까운 80년대 생으로 청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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