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호

“이젠 한국어 간판 읽을 수 있어요”

[ESG·사회적가치 경제를 살리다] 신한은행 ‘동행 프로젝트’가 맺은 열매

  •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

    입력2023-06-02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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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약계층 지원 궁극적 목표는 “자립”

    • 3년간 안산 다문화 아동 600명에 3억 원 후원

    신한은행은 2021년부터 경기 안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열악한 환경에 놓인 다문화가정 아동들을 위해 한국어 교육과 심리 상담 등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사진은 안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진행되는 한국어 수업 모습. [신한은행 유튜브 채널]

    신한은행은 2021년부터 경기 안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열악한 환경에 놓인 다문화가정 아동들을 위해 한국어 교육과 심리 상담 등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사진은 안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진행되는 한국어 수업 모습. [신한은행 유튜브 채널]

    카자흐스탄에서 한국으로 이주해 온 2015년생 치엔(가명)은 얼마 전 경기도 안산시 초지동 거리를 지나다가 상점 간판에 적힌 글자를 발견했다. ‘식당’ 아래 적힌 ‘김치찌개’ 네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한국어 수업 때 배운 글자이기에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다. 치엔은 “간판에 적힌 글자를 술술 읽었더니 부모님도 선생님도 하나같이 ‘대견하다’며 기뻐했다”고 전했다.

    치엔이 한국어에 눈을 뜨게 된 것은 신한은행의 ‘동행(同行) 프로젝트’가 후원하는 다문화가정 아동 한국어 교육 지원 사업 덕분이다. 동행 프로젝트는 2021년부터 시작된 신한은행의 ESG 상생 프로젝트다.

    신한은행은 현재 △서울시 1인가구 지원센터 지원 △자살 유족 자녀 성장 지원 △아동복지시설 아동 디지털 교육 지원 △취약계층 무료법률서비스 지원 △여성 한부모 취업역량강화 지원 △우즈베키스탄 해외 의료봉사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상생 금융을 실천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아동 한국어 교육 지원 사업도 그 일환이다. 눈에 띄는 것은 취약계층의 기초생활과 실질적인 자립을 위해 필요한 활동을 장기간에 걸쳐 지원한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사회공헌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동행 프로젝트는 경기 안산시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신한은행이 안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열악한 환경에 놓인 다문화가정 아동을 위해 한국어 교육과 심리 상담 등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어서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2021년부터 향후 3년 동안 안산시 다문화가정 아동 600명에게 지원되는 후원금이 총 3억 원에 달한다. 2021년 8월 10일 신한은행은 안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다문화가정 후원금을 전달한 바 있다.



    어려운 아동에 맞춤형 상담 치료도 지원

    신한은행의 다문화가정 아동 한국어 교육 지원은 기존 사업과 무엇이 다를까. 이광윤 신한은행 홍보팀 팀장은 “초등 저학년에게는 초급 단계 한국어를 알려주고, 기본기가 쌓인 초등 고학년에겐 고급 단계 한국어를 가르쳐준다”고 밝혔다.

    다문화가정 아동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육은 한정적인 예산 탓에 기초를 닦는 수준에 그치고 마는 경우가 적잖다. 이 때문에 동행 프로젝트 담당자들은 다문화가정 아동들과 심층 면담을 진행할 정도로 이들의 한국어 학습 애로 사항을 거듭 파악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다문화가정 아동 중 학령기에 해당하는 유아와 초등 저학년 맞춤형 프로그램 단계를 마련하는 데 힘을 쏟았다. 이 팀장은 “교육 기간을 장기로 늘리고 교육 단계도 6단계로 세분화해 마련한 게 이 지원 사업의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동행 프로젝트는 한국어로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가정 아동의 심리 정서를 회복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정서불안이나 사회 부적응을 호소하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심층 상담과 그룹 상담 등 맞춤형 상담 치료를 지원한다.

    고무적인 사실은 다문화가정 아동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심리 상담을 받으며 한국 사회 문화를 이해하고 나아가 정체성과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문화가정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후기를 봐도 “아이 표정이 밝아지고 학교생활을 즐거워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 팀장은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학교에서 다문화가정 자녀가 겪을 수 있는 소외감을 없애고 사회적인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도 기여하는 사업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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