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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성 전 해군 2함대사령관의 연평해전 비화

“전투 앞두고 ‘슬기롭게 대처하라’는 상부 지시에 곤혹”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박정성 전 해군 2함대사령관의 연평해전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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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LL 도발’ 예상하고 7개월 전부터 실전 훈련
  • “너무 조이지 말라”는 기무사령관의 ‘충고’
  • ‘먼저 맞고 싸우라’는 이상한 교전수칙
  • 장병 목숨 내놓는 고속정 근접기동
  • 육군·공군 지원 요청하자 “문제 생기면 당신이 책임져라”
  • 그나마 말 통하는 국방장관과 직접 작전 협의
  • 연평해전 직후 교전수칙 변경 건의했으나 묵살
박정성 전 해군 2함대사령관의 연평해전 비화
1999년 6월15일 오전 9시28분. 연평도 서남방 NLL(North Limit Line·북방한계선)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이 우리 해군 고속정에 포 사격을 시작했다. 이에 해군 고속정은 곧바로 반격했다. 이어 양측 함정 20여 척 간에 대규모 교전이 벌어졌다. 이른바 ‘연평해전’이다.

전투는 우리 해군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다. 북한 해군은 2척이 침몰하고 3척이 대파했다. 반면 우리 해군은 2척이 경미한 손상을 입었다. 인명 피해도 작았다. 북한군은 수십명이 전사했으나, 한국군은 장병 11명이 부상을 입었을 뿐이다. 연평해전은 치밀한 준비와 작전으로 북한 해군에 완승을 거둔 교과서적인 전투로 평가된다.

지난 4월8일 국방부는 ‘서해교전’의 명칭을 ‘제2연평해전’으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연평해전과 똑같이 서해 NLL을 사수한 점을 감안해서라는 것이다. 이는 서해교전을 정부 차원의 행사로 치르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방침에 발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올해부터 서해교전 전사자 추모행사가 정부 주관으로 격상되는 것을 계기로 명칭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그간 서해교전 추모행사는 해군 2함대사령부가 주관해왔다.

2002년 6월29일 발생한 서해교전은 연평해전에 대한 북측의 앙갚음이나 다름없었다. 북한 경비정의 기습공격으로 촉발된 이 전투로 우리 해군 고속정 1척이 침몰하고 장병 6명이 전사했으며 19명이 부상당했다. 이에 비해 북한 해군은 큰 피해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북측은 경비정 한 척에 화염이 일자 곧바로 물러갔다.

NLL 갈등으로 빚어진 연평해전은 끝난 전쟁이 아니다. 북한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군사적 도발을 암시하는 발언을 일삼으면서 대결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연평해전의 무대인 서해 NLL은 한반도 최대의 화약고로 꼽힌다. 북한이 또다시 NLL 도발을 해올 경우 우리 해군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9년 전처럼 완벽하게 제압할 준비가 돼 있는가.



“손발 묶어놓고 싸우라니…”

박정성 전 해군 2함대사령관의 연평해전 비화
연평해전의 승전 요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꼽히지만, 무엇보다도 박정성(朴正聖·59) 당시 해군 2함대사령관의 뛰어난 작전지휘를 빼놓을 수 없다. 기자가 쓴 NLL 기사(‘신동아’ 2008년 1월호)를 계기로 올 초 만난 박 전 제독은 인터뷰 요청을 번번이 거절했다. “공을 내세우는 것처럼 비치는 게 싫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싫다”는 이유에서였다.

연평해전과 서해교전이 일어난 ‘6월’을 앞두고 기자의 거듭된 요청에 인터뷰에 응한 그는 “NLL의 중요성이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지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말문을 열었다.

“적 함정에 대한 경고방송은 형식에 지나지 않습니다. 선제공격도 방어의 일환입니다. 적이 눈앞에서 도발하는데도 선제공격을 하지 말라는 건 먼저 맞기를 기다리라는 얘기죠. 손발 묶어놓고 싸우게 한 겁니다. 그러면서 NLL을 고수하라는 건 말이 안 되죠.”

그가 2함대사령관으로 부임한 것은 1998년 11월20일. 강화도 간첩선 침투사건에 대한 작전 실패로 장병들의 사기가 매우 저하된 상황이었다. 박 제독은 그간 북한이 여러 차례 해상 도발을 일으킨 점을 고려해 1999년에 NLL 도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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