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호

성남시 ‘얼굴 없는 유령’ 박용수는 왜 송영길에게 갔나 [+영상]

[Special Report | 민주당을 난타하라]

  • reporterImage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입력2023-05-24 10:00:01

  • 글자크기 설정 닫기
    • 정청래→이재명→송영길 거친 인물

    • 정동영 측 소개로 이재명과 만나

    • 성남시 공무원들 “얼굴 본 적 없어”

    • “성남시에서 실제로 한 일은…”

    검찰로부터 돈 봉투 조성 및 살포 의혹을 받고 있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월 2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셀프 출석했으나 출입을 거절당하자 돌아가고 있다. 이날 송 전 대표의 전 보좌관 박용수 씨가 검찰 조사를 받았다. [동아DB]

    검찰로부터 돈 봉투 조성 및 살포 의혹을 받고 있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월 2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셀프 출석했으나 출입을 거절당하자 돌아가고 있다. 이날 송 전 대표의 전 보좌관 박용수 씨가 검찰 조사를 받았다. [동아DB]

    “돈 봉투 의혹은 송영길의 문제가 아니라 이재명의 문제다.”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4월 23일 페이스북에 남긴 글의 일부다. 이 문장의 맥락을 살펴보려면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보좌관으로 일한 박용수 씨에 주목해야 한다. 박 씨는 돈 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이다. 검찰은 박 씨가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감사위원이 조성한 자금을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5월 3일 박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나타난 박 씨는 혐의 내용을 부인하면서 ‘돈 봉투를 본 적도 없다는 얘기냐’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했다. 강래구 전 감사위원으로부터 돈 봉투 전달을 지시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씨는 송 전 대표의 보좌관을 맡기 전 2014년 11월부터 2018년 2월까지 39개월간 성남시청 임기제 공무원으로 일했다. 당시 일한 부서는 행정지원기획조정실 행정지원과. 이 대표의 최측근이 모여 있던 곳이다.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비롯해 이 대표의 아내 김혜경 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연루된 배소현 전 경기도 5급 사무관, 폭행 전과가 있는 이 대표의 전 수행비서 김모 씨가 행정지원과 소속이었다.

    장 최고위원은 4월 24일 논평에서 “정진상, 배소현 같은 이 대표의 최측근과 한솥밥을 먹던 사람이 송 전 대표의 보좌관이 돼 ‘돈봉투 쩐당대회’를 주도했다”고 적었다. 성남시 관계자는 “행정지원과는 사실상 이 대표가 직접 채용한 사람들로 채워져 있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전북 출신으로 과거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의 팬클럽 ‘정통’(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에서 활동했다. 2005년경에는 정청래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했다. 이후 정 고문과 이 대표를 잘 아는 정치권 인사의 소개로 성남시청에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2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에 출마하려고 성남시장 자리를 내려놓자 정 전 실장 등과 함께 성남시청을 나왔다. 이후 송 전 대표 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재명 측 “박 씨와 아무 관계없어”

    성남시청 공무원으로 4년 가까이 일했으나 박 씨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성남시 관계자는 “임기제 공무원 명단에는 있으나 실제로 본 적은 없다”며 “보도를 보고 성남시청에서 일한 사람들에게 (박 씨를) 본 적 있느냐고 물었는데, 대부분 서류상 이름만 본 적이 있고 얼굴은 모른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얼굴 없는 유령이었다”고 말했다.

    성남시의회에서는 박 씨를 이 대표의 측근 중 한 사람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성남시의회 관계자는 “행정지원과 소속이니 당연히 이 대표가 데려온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재개발 업계 관련 인사나 수행비서 출신 중 하나일 것이라고 봤다”고 회상했다.

    2014년부터 4년간 성남시의원으로 일한 이기인 경기도의원은 “박 씨가 행정지원과에 있었던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도의원은 “이 대표의 아내 수행비서 역할을 한 배 전 사무관의 서류상 업무가 ‘통역’이었던 것처럼, 행정지원과 사람들은 서류상의 임무와 실제 하는 일이 달랐다”며 “박 씨가 성남시에서 맡은 실제 업무를 확인해 보면 이 대표와 돈 봉투 의혹의 관계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 측은 “박 씨와 이 대표는 아무 관계가 없다”며 “박 씨가 이 대표와 관련해 별다른 활동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영상] “오빠”… 송영길 벼랑 끝에 내몬 이정근 풀스토리



    신동아 6월호 표지.

    신동아 6월호 표지.



    박세준 기자

    박세준 기자

    1989년 서울 출생. 2016년부터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4년 간 주간동아팀에서 세대 갈등, 젠더 갈등, 노동, 환경, IT, 스타트업,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20년 7월부터는 신동아팀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생은 아니지만, 그들에 가장 가까운 80년대 생으로 청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천아‘용’인 김용태 금배지 다나

    ‘이재명 입’ 안귀령 vs ‘도봉구 스타’ 김재섭, 판세는?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