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호

이정근 노트 주인공, 박우식 정체 [+영상]

[Special Report | 민주당을 난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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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입력2023-05-22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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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년부터 보수-진보 넘나든 로비스트

    • ‘부산자원’ 특혜 의혹 때는 우병우에게 조사받기도

    • 유력인과 친분 거론하며 이권 노려

    [+영상] “오빠”… 송영길 벼랑 끝에 내몬 이정근 풀스토리



    더불어민주당을 뒤흔든 돈 봉투 의혹의 시작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었다. 이 전 부총장은 사업가 박우식(63) 씨로부터 사업 인허가 및 인사 청탁 등을 빌미로 10억 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뇌물 수수 건은 수사를 거치며 민주당 전체를 흔드는 대형 사건으로 비화했다.
    검찰은 이 전 부총장 수사 과정에서 3만여 개의 녹취 파일을 입수했다.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강래구 당시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 이 전 사무부총장을 통해 윤관석 의원에게 불법 자금을 건넸다는 의혹도 녹취 파일에 담겨 있다. 노웅래 의원도 박 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6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전 부총장은 당내 계파의 자금줄을 정리한 이른바 ‘이정근 노트’를 남겼다. 검찰은 이를 확보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 노트에는 박 씨가 이 전 부총장 외에 여러 정치인에게 경제적 지원을 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현재 뇌물 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은 박우식 씨로부터 사업 인허가 및 인사 청탁 등을 빌미로 10억 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4월 12일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았으나 항소했다. [뉴시스]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은 박우식 씨로부터 사업 인허가 및 인사 청탁 등을 빌미로 10억 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4월 12일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았으나 항소했다. [뉴시스]

    “박 씨를 조심하라”

    박 씨가 정치권 스캔들에 이름이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와 정치권의 인연은 2001년 불거진 ‘진승현 게이트’ 때부터다. 진승현 게이트는 진승현 MCI코리아 부회장이 2300억 원의 불법 대출 및 주가조작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새천년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한 사건이다. 당시 박 씨는 진 씨의 변호사 선임 알선 명목으로 5억 원을 받아 일부를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2008년에는 폐기물 매립업체 ‘부산자원’의 특혜 대출 의혹으로 다시금 주목받았다. 당시 부산자원의 대표였던 박 씨는 산은자산운용, 한국교직원공제회, 제일상호저축은행 등에서 약 1630억 원의 부당 대출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당시 박 씨의 수사 담당 검사가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당시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 부장검사)이었다.



    이 사건에서 박 씨는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수사 과정에서 그의 화려한 인맥이 공개됐다. 이용재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이 금융권에 박 씨를 소개하며 대출을 도왔다. 이 전 대표에게 박씨를 소개한 사람은 김영일 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사무총장이다.

    그의 인맥은 진영을 가리지 않았다. 이 전 대변인은 금융권 관계자에게 박 씨를 “김대중 정권 때도 동교동 측근들을 주무른 사람”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의 아들 (같은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이 가까운 인사는 노 전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로 일컬어지던 송기인 신부였다.

    2008년 10월 동아일보에 따르면 박 씨는 송 신부에게 “천주교 관련 재단에 의료봉사와 무료급식을 위해 매달 수백만 원을 기부하고 있다”며 환심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송 신부는 문재인 당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게 “박 씨를 조심하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들은 뒤 박 대표와 인연을 끊었다고 했다.

    박 씨는 중요 인물을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할 때 녹음하는 습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도 박 씨와 정치권 관계자들의 대화 녹취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박 씨가 과거에도 정치권 유력 인사와의 친분을 거론했으나 사실과 다른 경우가 있었다”며 “수사기관도 박 씨의 녹취와 증언을 100% 신뢰하기보다는 수사에 참고하는 정도로 쓰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동아 6월호 표지.

    신동아 6월호 표지.



    박세준 기자

    박세준 기자

    1989년 서울 출생. 2016년부터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4년 간 주간동아팀에서 세대 갈등, 젠더 갈등, 노동, 환경, IT, 스타트업,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20년 7월부터는 신동아팀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생은 아니지만, 그들에 가장 가까운 80년대 생으로 청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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