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팩트체크] 코로나19 공기 전파…보건용 KF 마스크로 역부족

김우주 교수 “손 씻기, 잦은 환기 등 다른 노력 병행해야 마스크 제 구실”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팩트체크] 코로나19 공기 전파…보건용 KF 마스크로 역부족

  • 최근 과학계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공기를 통해 전파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혼란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가 공기를 통해 전파된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이 경우 손쓸 도리가 없는 걸까. 공기로 인한 코로나19 감염을 막으려면 어떤 마스크가 적합할까. 궁금증을 풀어봤다.
1일 오전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들고 있다. [뉴스1]

1일 오전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들고 있다. [뉴스1]

지금까지 코로나19는 직경 5㎛(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이상 크기의 비말(침방울)을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배출되는 비말은 무게 때문에 공기 중을 오래 떠돌지 못하고 곧 바닥에 가라앉는다. 이때 물체 표면을 오염시킬 수 있다. 방역당국이 그동안 사람 사이에 2m 이상 간격을 두고 손을 자주 씻으라는 지침을 내린 것은 비말로 인한 코로나19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코로나19 공기전파 가능성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3일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3일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7월 5일(현지시간) 세계 32개국 과학자 239명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코로나19 공기감염 가능성을 경고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도 6일 열린 코로나19 관련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공기 전파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의 주된 전파 경로는 비말과 직접 접촉, 간접 접촉”이라면서도 “비말 크기는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크기가 작은 비말이 많이 형성되고, 수분이 증발돼 무게가 가벼워져서 공기 중에 오랜 시간 떠다니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것들이 2m보다 좀 더 멀리 가거나 오랜 시간 실내 공기를 오염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또 “비말전파와 공기전파를 구분하는 게 쉽지 않다”며 “지하 공간 같이 밀폐되고 환기가 안 되는 공간에서 장시간 많은 사람이 대화를 하고 노래를 부르고 음식을 공유하는 등의 행동을 하면 다수의 작은 비말이 장시간 부유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가 전파될 가능성이 있지만 어느 정도일지는 좀 더 연구를 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공기전파 아니면 설명할 수 없는 집단감염 사례들

직경이 5㎛보다 작은 입자를 에어로졸(Aerosol)이라고 한다. 에어로졸은 상대적으로 가볍다. 비말보다 더 먼 거리까지 확산하고, 장시간 떠다닐 수 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기침 재채기를 할 때 에어로졸이 생성된다면 ‘공기를 통한 코로나19 전파’가 일어날 수 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다수 전문가는 “병원에서 환자를 대상으로 기도삽관을 하는 것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는 비말이 잘게 쪼개져 에어로졸 형태로 공기 중에 퍼질 수 있다. 이 경우 바이러스 입자가 공기 중에 떠다니며 사람들을 감염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단, 이때는 ‘특수한 환경’에 방점이 찍혔다. 

최근 ‘코로나19 공기 전파’에 관심이 쏠리는 건 병원 밖에서도 에어로졸로 인한 것으로 보이는 집단감염 사례가 계속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콜센터와 몇몇 교회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한꺼번에 수십, 수백 명씩 발생했다. 이들이 모두 확진자와 악수를 하는 등 직접 접촉했거나, 확진자 1~2m 이내에 있어 비말이 몸에 닿았다고 보기는 힘들다. 공기순환이 잘 안 되는 밀폐된 공간에서, 수많은 사람이 밀집해 소리를 지르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의 행동을 하면 코로나19가 공기 전파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는 게 맞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일찌감치 이런 개연성을 염두에 두고 방역 지침을 마련해 왔다”고도 설명했다. △밀폐·밀집·밀접 등 이른바 ‘3밀’ 환경을 피하고 △평소 마스크를 착용하며 △수시로 환기할 것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수칙을 잘 지키면 코로나19가 공기를 통해 전파된다 해도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게 김 교수 설명이다.

KF-AD만으로는 부족하다

최근 무더위로 보건용 마스크 착용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이 늘면서 비말차단마스크(KF-AD) 수요가 늘고 있다. KF-AD는 이름 그대로 비말 차단에 최적화된 마스크다. 과연 이 제품이 에어로졸 감염도 차단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코로나19 유행 초기 감염 예방을 위해 KF94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이후 3월 ‘마스크 사용 권고사항’을 개정해 대중교통 이용 같은 일상생활에서 KF80 이상 마스크 착용이 바람직하다고 발표했다. 보건용 마스크로 불리는 KF94와 KF80은 미세입자 차단에 최적화돼 있다. 전자는 0.4㎛ 크기의 입자를 94% 이상 걸러내고, 후자는 0.6㎛ 크기의 입자를 80% 이상 차단한다. 

반면 KF-AD의 미세입자 차단능력은 보건용 마스크의 55~80%에 불과하다(식약처 발표). 평균 지름 0.1㎛ 정도로 알려진 코로나19 병원체는 물론 비말보다 훨씬 작은 크기의 에어로졸을 막아내기에도 역부족이다. 김우주 교수는 “보건용 마스크 착용이 가능한 환경에서는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편이 좀 더 안전하다. 하지만 무더위와 습도 때문에 수시로 마스크를 고쳐쓸 상황이라면 상대적으로 불편 없이 착용할 수 있는 KF-AD나 3중 구조로 된 다른 마스크를 쓰는 편이 나을 수 있다”고 밝혔다. 

더욱 중요한 건 에어로졸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기가 잘 안 되는 밀폐·밀집·밀접 환경을 피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어떤 상황에서도 마스크가 코로나19로부터 나를 지켜줄 것이라고 믿으면 안 된다. 손 씻기와 환기 등 다른 노력과 병행해야만 마스크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동아 2020년 8월호

이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목록 닫기

[팩트체크] 코로나19 공기 전파…보건용 KF 마스크로 역부족

댓글 창 닫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