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사후 70주기 기념 국내 최초 회고전
미디어아트와 영상, 박보검 해설까지
‘전기의 요정’ 석판화 연작 10점 최초 공개
‘깃발을 장식한 배들’. [에드몽 헨라드 컬렉션]
쉽게 보기 힘든 대표작 180여 점 공개
라울 뒤피(Raoul Dufy·1877~1953)는 프랑스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다. 입체파 거장 피카소가 극찬한 ‘색채의 화가’로 유명하다. 그의 이름 앞에는 ‘기쁨의 작가’라는 애칭이 훈장처럼 붙는다. 고향인 르아브르가 전쟁으로 폐허가 되는 고통을 겪었는데도 회화뿐 아니라 일러스트레이션, 실내디자인, 패션 등 다채로운 예술을 아우르며 삶의 기쁨을 밝은 색감으로 표현해서다.김찬용 전시해설가는 “뒤피의 작품을 보면 경쾌한 질감과 에너지 넘치는 색감이 일상에 지친 현대인을 위로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예술의전당 전관 개관 3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이자 작가의 사후 70주기를 기리는 국내 첫 회고전이다. 니스 시립미술관과 앙드레 말로 현대미술관이 걸작을 출품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라울 뒤피 개인 소장가로 손꼽히는 벨기에 사업가, 에드몽 헨라드(Edmond Henrard)가 평생에 걸쳐 수집한 컬렉션이 이번 전시회의 특별함을 더한다. 에드몽 헨라드의 컬렉션은 수채화와 직물 패턴 작업이 담긴 과슈 작품이 특히 유명하다.
라울 뒤피의 대표작인 ‘전기의 요정’ 오리지널 석판화 연작 10점도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전기의 요정’은 가로 60m, 높이 10m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작품 중 하나로 현재는 파리 시립 근대미술관에 영구적으로 보존 설치돼 있다. 라울 뒤피는 1951년 당시 해체돼 있던 ‘전기의 요정’을 대중이 감상할 수 있도록 석판화로 만들었다. 이 연작 시리즈는 뒤피 말년의 철학과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중요 작품이다.
생애와 예술 세계 모두 조명하는 전시
전시에는 유화와 수채화, 드로잉, 판화 등 원작 160여 점이 공개된다. 라울 뒤피가 제작한 패턴으로 현대에 만든 드레스 17벌도 출품됐다. 배우 박보검이 전시 작품을 해설하는 오디오 도슨트로 참여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음악감독 정예경이 선곡한 클래식 음악과 ‘전기의 요정’을 모티프로 제작한 미디어아트, 재불 영화감독 장유록이 전시를 위해 뒤피의 일대기를 촬영한 영상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전시는 9월 10일까지 이어진다.이번 전시의 총괄 큐레이터인 에릭 블랑슈고르주(Eric Blanchegorge) 트루아 미술관 관장 겸 프랑스 공공미술관 큐레이터협회장은 “해외 유명 미술관에서도 보기 힘든 뒤피의 다양한 수채화, 뒤피의 패턴 작업이 담긴 과슈 작품, 뒤피의 원단을 사용한 의상까지 선보인다”며 “작가의 생애와 예술 세계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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