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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北세습 비판 ‘젊은 진보’에 대한민국 미래 낙관”

  •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태영호 “北세습 비판 ‘젊은 진보’에 대한민국 미래 낙관”

  • ● 김여정 비난 후 북한인권 단체 등록 취소, 사무검사, 등록요건 점검까지…
    ● 단체 운영에 문제? 통일부야말로 직무유기!
    ● 국제사회 ‘시민단체 탄압’ 우려 불구 文정부 ‘마이웨이’
    ● 통일부, 인권위 직권조사 받아야
    ● 인권위 “직권조사 결정된 바 없어”
    ● 北인권·탈북민 단체 인권위 이관 검토해야
    ● 대북전단 금지, 법 성립 요건도 충족 못해
    ● 타임라인 보면 ‘김정은·김여정 하명법’
    ● 北정권과 동질감 느껴 탈북민에 ‘변절자’ 모욕
    ●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후 ‘술·설탕 교환’, 이치 안 맞아


태영호(58) 미래통합당 의원은 영국 주재 북한공사 시절인 2016년 대한민국의 품에 안겼다. 탈북 외교관 중 최고위급 인사다. 올해 21대 총선에서 서울 강남갑 지역에 전략 공천돼 당선됐다. 탈북민 출신 최초의 지역구 국회의원이다. 당선 후 남북관계와 북한인권 문제, 국내 탈북민 처우 개선 등 다방면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태 의원은 통일부의 ‘북한인권·탈북민 단체 탄압 의혹’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7월 16일 통일부는 부처에 등록된 433개 비영리 법인 중 25곳에 대한 사무검사(단체 운영 상황을 파악하는 행정 절차) 계획을 밝혔다. 법인이 아닌 비영리 민간단체 64곳에도 등록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한다며 증빙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일부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로 인한 남북관계 긴장’과 ‘단체 운영 실태 파악’이 이유다. 여기에 포함된 모두가 북한인권운동 및 탈북민 지원 활동을 하는 단체다. 해당 단체들은 ‘정부의 북한 눈치보기식 탄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태 의원은 “북한이 북한인권·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한 데 이어 우리 정부가 사무검사 명목으로 관련 단체 탄압에 나섰다. 저의가 의심된다”고 꼬집었다. 8월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태 의원을 만나 통일부의 시민단체 탄압 의혹에 대해 물었다.

[조영철 기자]

[조영철 기자]

“통일부 ‘사무검사’ 타이밍 이상해”

- 통일부의 북한인권·탈북민 단체에 대한 ‘사무검사’ 방침이 논란이다. 

“통일부가 반북 성향 인권 단체나 탈북민 단체를 힘으로 억누르는 것 아닌지 의심된다. 시곗바늘을 몇 개월 전으로 돌려보자. 6월 16일 김여정(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국내 일부 시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빌미로 삼았다. 그러자 우리 정부는 대북전단 살포에 관여한 2개 단체(‘자유북한운동연합’ ‘큰샘’)의 법인등록을 취소했다. 동시에 통일부가 25개 시민단체에 대해 사무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추가로 64개 단체를 대상으로 ‘등록요건 점검’도 한단다. 타이밍이 이상하다. 이처럼 급작스레 시민단체를 겨냥한 의도가 의심된다.” 



- 통일부는 해당 단체가 운영 실적 보고를 누락하는 등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통일부가 겉으로 내세운 명분보다 어느 단체를 겨냥했는지 주시해야 한다. 주로 북한 정권에 반대하고 북한 주민의 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곳들이다. 자칫 북한인권을 위해 오랫동안 노력한 단체와 활동가들이 위축될 수 있다. 통일부의 사무검사는 이들을 지원하고 북돋우기보다 감시하고 억압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제껏 해당 단체 활동에 문제가 있었다면 왜 그때그때 시정을 요구하지 않았나. 통일부야말로 직무유기한 것 아닌가.” 

- 실제 문제가 있다면 바로잡아야 하지 않나. 

“통일부의 해명이 사실이라면 행동으로 입증해야 한다. 시민단체 활동 점검이 목적이면 산하 모든 단체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 통일부 지원으로 대북 원조 사업을 벌이는 시민단체도 적잖다. 이들 단체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 정부 코드와 맞는 친정부 단체만 감싸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나도 ‘남북함께시민연대’라는 비영리 단체를 설립해 활동했다. 북에서 온 사람들은 시민단체 운영 경험이 일천하다. 회계장부 정리 등에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그래도 건강한 시민단체가 많아야 정부 정책을 견제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지 않나. 통일부가 시민단체를 동반자로 생각한다면 경고와 엄포보다 교육 및 지원에 힘써야 한다.” 

인터뷰 후인 8월 12일 통일부는 사무검사 대상을 사회·문화 분야 법인 109곳으로 확대하고 산하 비영리 민간단체 180곳의 등록요건을 점검할 것이라 밝혔다. 같은 날 서울행정법원은 큰샘 측이 낸 ‘설립허가취소 처분 효력 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신청인(큰샘)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음이 소명된다”고 인용 취지를 밝혔다.

“탈북 어부 ‘북송’ 때도 킨타나와 마찰”

통일부의 조치는 국제 문제로 비화했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7월 31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시민단체와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눌 때까지 현재 진행 중인 조치를 중단하도록 권고했다”고 말했다. 전날 통일부는 킨타나 보고관과 화상면담에서 정부 조치가 법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 정부는 킨타나 보고관의 권고에 아랑곳하지 않는데. 

“정부는 킨타나 보고관과 의견 대립을 각오한 듯하다. 이제까지 문재인 정부와 킨타나 보고관의 관계가 좋은 적은 없었다. 지난해 11월 강원도로 내려온 탈북 어부 2명을 강제 ‘북송’할 때도 마찰이 있었다. 킨타나 보고관이 이번 사태에 대해서 우려를 표했으나 우리 정부는 그저 ‘마이웨이(my way)’다. 북한과 협력하기 위해서라면 국제사회의 비판도 감수하겠다는 태도로 보인다. 국내외 우려와 관계없이 시민단체에 대한 압박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 통일부가 이런 태도를 취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제껏 정권의 이념에 따라 통일부는 갈지자걸음을 보였다. 보수정부는 북한인권 문제에 비교적 관심을 갖고 관련 단체를 지원했다. 반면 진보정부는 이를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정권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해 통일부의 태도가 오락가락한다. 조직과 업무 분장에도 근본적 모순이 있다. 통일부는 북한 당국과 접촉해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는 부처다. 동시에 국내 탈북민 정착 지원과 북한인권 문제도 관장한다. 북한 당국이 반기는 지원·협력, 불편해하는 인권 문제를 동시에 다루는 것이다.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 재발 방지를 위해 어떤 조치가 필요한가. 

“현재 북한인권 단체와 탈북민 단체는 통일부 소관이다. 남북관계에만 갇혀 북한인권 문제를 제대로 다루기 어렵다. 이들 단체 관리를 다른 정부 부처로 이관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북한인권 문제를 일임하면 어떨까. 헌법상 북한 땅과 주민 모두 우리 영토요, 국민이다. 인권위의 업무 영역을 좀 더 넓게 해석할 수 있다. 인권위가 엄연히 우리 국민인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를 다루는 것이 헌법 취지에 맞다. 통일부가 인권 문제를 다루는 것에 비해 북한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도 낮아진다.”

“‘김여정 하명’ 대북전단 금지에 동의 못해”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뉴시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뉴시스]

태 의원의 예상대로 정부는 시민단체를 계속 압박하는 모양새다. 8월 10일 통일부는 시민단체 25곳에 대한 본격적인 사무검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튿날 태영호 의원과 같은 당 김기현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부의 북한인권·탈북민 단체 탄압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출범했다. 국내 30여 개 북한인권·탈북민 단체가 참여했다. 공대위 측은 “사무검사와 등록요건 유지를 위한 증명자료 제출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신동아와의 전화 통화에서 태 의원은 “여권의 ‘김여정 하명(下命)법’ 발의에 이어 통일부가 김정은 정권의 뜻대로 탈북민 단체를 계속 억압하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며 “국가인권위원회가 통일부의 사무검사 요구에 문제가 없었는지 직권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법(30조)에 따르면 인권위는 “진정이 없는 경우에도 인권침해·차별행위가 있다고 믿을 근거가 있고 그 내용이 중대할 때” 직권조사에 나설 수 있다. 8월 13일 인권위 관계자는 통일부의 시민단체 ‘탄압’ 의혹에 대해 직권조사를 검토 중이냐고 묻자 “현재로서는 직권조사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 인권위원들이 어떤 사안을 검토하고 있는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대면 인터뷰에서도 태 의원은 “대북전단 살포를 법으로 금지해서는 안 된다. 북한의 의도에 넘어가는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 대북전단 살포 금지 법안을 ‘김여정 하명법’이라 표현했다. 과장 아닌가. 

“그렇지 않다. 돌이켜 보면 통일부의 시민단체 압박도 그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전, 6월 4일 김여정이 우리 시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했다. 그러자 같은 날 통일부는 4시간 만에 대북전단 살포를 멈추라 경고하고 나섰다. 이후 여당 의원들이 대북전단 살포를 막는 여러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일련의 과정을 보면 ‘김정은·김여정 하명법’이라는 말을 들을 여지가 충분하다.” 

- 법안에 반대하는 이유가 뭔가. 

“여당은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이나 ‘남북교류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대북전단 살포를 원천 봉쇄하려 한다. 두 법률 모두 기본 취지는 당국 간 합의로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즉 남북 합의를 전제로 하는 활동에 관한 법이다. 이 법으로 대북전단 살포를 규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애초에 남북 간 합의로 진행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시민단체가 보편적 인권 차원에서 북한 주민에게 외부 세계 정보를 알리는 것 아닌가. 이를 남북 당국 간 합의에 대한 법으로 막는 것은 법률 성립요건도 충족하지 못한다. 만약 대북전단 살포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면 경찰을 동원하면 된다. 법으로 전단 살포 자체를 막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 

- 북한을 자극해 접경지대 주민의 피해가 우려된다. 

“여권이 내세우는 대표적 논리다. 이제껏 그런 우려가 계속 있었지만 실제 우리 국민이 직접 피해를 본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 보다 근본적 질문도 해야 한다. 우리나라 군대가 왜 있나. 국민의 안전과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아닌가. 만약 북한이 우리 국민을 실제로 위협하면 단호히 응징해야 한다. 일부 시민단체는 북한 당국의 눈을 피해 대북전단을 날리기도 한다. 사전에 전단 살포 사실을 널리 알리지 않고 야간에 보내는 것이다. 대북전단 살포 자체를 막기 전에 이렇듯 다양한 방식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 등록 취소된 시민단체(‘자유북한운동연합’ ‘큰샘’)의 공개적 대북전단 살포는 비효율적이지 않나. 

“어떤 방법이 효율적이고 비효율적인지 단정 짓기 힘들다. 해당 단체도 나름의 방식으로 활동한 것 아니겠나. 각론을 떠나 대북전단 살포 방식을 문제 삼아 일방적으로 시민단체의 법인등록을 취소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진보세력, 탈북민에 대한 태도 바꿔야”

8월 3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국회 외교통일
위원회 전체회의에 출
석해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남북교류협
력법 개정안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김동주 동아일보 기자]

8월 3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국회 외교통일 위원회 전체회의에 출 석해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남북교류협 력법 개정안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김동주 동아일보 기자]

이 대목에서 태 의원은 “통일부의 시민단체 압박 전에도 국내 탈북민 사회는 위축돼 있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북한 당국과 대화를 우선시한 나머지, 탈북민에 대한 배려와 지원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고 짚었다. 

- 문 정부 들어 탈북민 사회가 위축됐나. 

“그렇다. 탈북민들은 쉽게 말하자면 북한 김정은 정권이 싫어서 한국으로 탈출한 이들이다. 대부분 우리 사회의 약자다. 진보 정권이 내세우는 핵심 가치가 바로 이런 소수자에 대한 보호 아닌가. 하지만 한국의 일부 진보세력은 탈북민을 부정적으로 보는 듯하다. 사무검사 운운하며 탈북민 단체를 압박하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 이런 시각이 반영된 것 같다. 한국의 진보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북한 김정은 정권과 탈북민을 대하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 

- 탈북민을 ‘배신자’라고 모욕하기도 하는데. 

“안타깝다. 그렇게 비난하는 이는 김정은 정권을 자기 동반자로 여기는 듯하다. 그렇기에 김정은 정권에 반대해 목숨 걸고 북한에서 탈출한 사람을 ‘배신자’나 ‘변절자’로 부르는 것 아니겠나.” 

- 탈북민 출신 의원으로서 유감스러울 듯하다. 

“그래도 미래 한국 사회를 낙관한다. 우리 젊은이들과 만나 대화해 보면 대개 상당히 진보적이다. 양극화 문제에 민감하고 소득의 공정한 분배에 관심이 높다. 그런데 동시에 북한의 세습 정권에 대해서 강한 비판의식을 갖고 있다. 앞으로 이런 젊은이들이 한국 진보의 주류를 이룰 것이다.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태도도 크게 발전할 수밖에 없다.” 

태 의원은 이인영 장관 취임(7월 27일) 후에도 통일부가 시민단체를 계속 압박하는 것을 우려했다. 그는 7월 23일 국회 청문회에서 이 장관(당시 후보자)에게 “언제 어디서 주체사상을 버렸느냐”고 추궁해 ‘색깔론’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 청문회에서 한 질문이 논란이었다. 

“만약 일반 개인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면 명백히 자유권 침해다. 공직자인 이 장관은 사정이 다르다. 어떤 사상을 가졌는지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 심지어 통일부 장관 아닌가. 북한 정권을 계속 상대하는 자리다. 장관 개인의 사상과 이념이 공무 수행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게 그런 질문을 한 것은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이인영 장관 ‘전대협 이력’ 추궁, 적절한 질문”

- ‘색깔론’에 불과한 것 아닌가. 

“이 장관은 지금까지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 시절 행적에 대해 해명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합리적 의심이 들어 질문했을 뿐이다. 그러자 여당 의원들은 ‘4선 중진 의원에게 초선이 감히 무례한 질문을 한다’ 혹은 ‘국회 모독’이라며 비난했다. 이 장관 본인이 ‘난 주사파가 아니다’라고 밝히면 간단히 끝날 문제였다. 질문 자체를 원천 봉쇄하려는 태도는 납득할 수 없다.” 

- 이 장관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등 외교안보 라인 인사가 일단락됐다. 어떻게 평가하나. 

“인사 교체 정도로 남북관계의 질적 변화는 어렵다. 남북관계의 건강한 발전을 원한다면 새로운 대북정책과 그에 맞는 인사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은 대단히 모순되고 혼란스럽다. 정부는 한미동맹과 국제사회의 협력 속에 남북관계를 발전시킬 것이라 약속한다. 그래놓고 어떤 때는 대북제재 속에서 북한과 협력할 방도를 찾아내겠다고 한다. 현 시점에서 국제사회의 기조는 대북제재의 기본 틀을 유지하는 것이다. 독자적 대북 협력은 사실상 어렵다.” 

최근 통일부는 남북 간 ‘작은 교역’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7월 국내 민간단체 ‘남북경총통일농사협동조합’은 북측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와 ‘물물교환’ 계약을 체결했다. 북한 주류(‘대동강맥주’ ‘류경소주’ 등)와 과자·건강기능식품 등 특산품 35종을 한국의 설탕과 교환하는 것이다. 통일부는 해당 물품 반출·반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 장관은 후보자 시절 남북협력 차원에서 북한 술과 우리 쌀·약품의 물물교환을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태 의원은 “대북제재에 저촉될 가능성은 낮지만 경색된 남북관계를 타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 ‘물물교환’이 대북제재에 저촉될 가능성은 없나.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북한으로 현금이 흘러갔는지 주목한다. 설탕, 술과 같은 물자 교환까지 제재할 가능성은 낮다. 우리 정부가 북한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명분으로 들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은 더 낮아진다.” 

- 북한 당국이 얼마나 흥미를 보이겠나. 

“미지수다. 다만 북한도 설탕은 필요하다. 주로 말레이시아에서 설탕을 수입한다. 남북교류협력기금을 투입해 국제시장 가격보다 저렴한 ‘특례 가격’을 쳐주면 물물교환에 흥미를 보일 수도 있다. 물론 내심 무상제공을 바랄 것이다. 통일부는 향후 국민에게 실제 북한과 어떤 조건으로 물물교환이 성사됐는지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文정부 대북정책, 김정은 눈치 지나치게 봐”

태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김정은의 눈치를 지나치게 보는 것 같다. 대북전단 살포 금지와 탈북민 단체 억압, 섣부른 물물교환 모두 북한 당국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북한에 베풀 때 베풀더라도 당당해야 한다. 북한이 잘못된 행동을 하면 강하게 으름장도 놔야 한다. 그 편이 더 진정성 있어 보인다. 북한에도 대남사업을 전담하는 통일전선부의 관료집단이 있다. 우리 정부가 강한 태도를 보이면 북한도 놀라 대남 라인을 가다듬는다. 북한에 바른 소리를 못 하면 북한 관료들이 상황을 오판할 수 있다.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가 불과 6월의 일이다. 두 달 만에 설탕과 술을 바꾸자는 등 교류에 나서는 것이 옳은가. 이치에 안 맞는 거래다. 북한이 불편해하는 대북전단 살포도 막았다. 이제 북한의 인권 현실을 고발한 시민단체까지 억압하는 모양새다. 북한 당국에 ‘세게 나가도 남쪽은 우리 의중을 따르는구나’ 하고 잘못된 사인을 보낼 수 있다. 현 정부가 남북관계 현실과 동떨어진 게임을 이어가는 것이 우려스럽다.”



신동아 2020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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