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권 임기 중 부동산으로 5억 원 넘게 번 의원만 9명
강남 3구, ‘마용성’ 등 알짜 1주택자 19명
국토위에 실거래가 20억 넘는 주택 보유자 3명
국토위 김회재, 송파·용산에 10억 넘는 부동산 1채씩
DJ 3남 김홍걸, 강남 2채, 마포 1채 최소 50억 원대 부동산
알짜 부동산 소유 의원 60%는 지역구 서울 아냐
비판의 눈초리는 여당에 쏠렸다. 여당 의원 중 다주택자와 서울 지역 고가 주택을 소유한 사람이 적지 않기 때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집계에 따르면 176명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중 41명이 다주택자다. 이 중 6·17 대책 기준 투기지구·투기과열지구·조정지구에 집을 가진 의원도 20명이나 있었다.
다주택자가 아니더라도 고가 주택을 쥐고 있는 의원은 많았다. 서울 노른자위 땅으로 불리는 강남 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와 마용성(마포구, 용산구, 성동구)에 주택을 소유한 민주당 의원은 32명, 실거래가 10억 원 이상의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한 의원이 24명이다. 이 중 3명은 서울 핵심 여섯 개 구에 집을 두 채 이상 가지고 있었다.
경실련이 발표한 자료에는 주택의 간략한 주소와 주택의 크기, 종류가 명시돼 있다. ‘신동아’는 이를 기준으로 네이버부동산 시세를 적용해 같은 크기, 형태 주택의 가격을 비교했다. 이 중 해당 지역 동일 조건 주택의 실거래가가 10억 원 넘는 사례만 추렸다.
민주당 의원 9명, 文 정부에서 부동산 대박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월 1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투기목적 다주택 보유 반드시 뿌리 뽑겠다”고 발언하 고있다. [뉴스1]
권고 대상이 된 의원은 강선우(강서갑·초선), 서영교(중랑갑·3선), 이용선(양천을·초선), 양향자(광주서구을·초선), 김병욱(성남시 분당·재선), 김주영(김포시갑·초선), 박병석(대전 서구갑·6선), 박찬대(연수구갑·재선), 윤관석(남동구을·3선), 이상민(대전 유성구을·5선), 이성만(부평구갑·초선), 임종성(광주시을·재선), 김회재(여수시을·초선), 김홍걸(비례), 양정숙(비례), 조정식(시흥시을·5선), 정성호(양주시·4선), 윤준병(정읍시 고창군·초선) 의원 등 19명이다.
부동산으로 ‘재미’를 본 의원도 있었다. 경실련은 보유한 주택의 시세 조사가 가능한 9명 의원의 주택 가격 변화 양상도 발표했다. 대상자는 박병석, 김한정, 김병욱, 이상민, 박찬대, 서영교, 조정식, 정성호, 윤관석 의원이다. 이 9명 의원이 보유한 주택 시세는 2016년 3월 총 90억2250만 원이었으나 2020년 6월에는 135억500만 원으로 올랐다. 1인당 평균 5억 원가량의 시세 차익을 누린 셈이다. 이 중 김병욱 의원 측은 "2016년에는 부동산을 보유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2017년 실거주 목적으로 주택을 한 채 사들였으며, 같은 해 12월 모친상으로 주택을 상속받아 다주택자가 됐다는 것. 가장 큰 이득을 본 사람은 박병석 국회의장. 보유 중인 서울 서초구 신반포의 아파트 시세가(2020년 6월 기준 약 35억 원) 2016년 3월 대비 23억8350만 원 올랐다. 상승률만 69%다.
실거래가 20억 넘는 주택 보유자 국토위에 3명
박병석 국회의장이 보유한 서울 강남구 주택 가격은 4년간 69% 올랐다(왼쪽). 서울 강남·마포 지역에만 집을 3채 보 유한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동아DB]
김대중 전 대통령 3남 김홍걸 의원의 주택은 총 3채. 서울 강남구 개포로와 서초구 신반포로에 각각 아파트를 한 채씩 가지고 있었고, 마포구 신촌로에 656.22㎡의 단독주택을 보유하고 있었다. 개포로 근처의 아파트 중 가장 싸게 팔린 매물이 11억 원대, 신반포로는 최저 18억 원 남짓이다. 단독주택은 공시지가 기준으로도 이미 32억 원이 훌쩍 넘었다.
임종성 의원은 집을 총 4채 가지고 있었다. 배우자 명의로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에 아파트 한 채와 송파구 오금로 13길에 주상복합이 한 채 있었다. 경실련 자료에 따르면 주상복합의 크기는 548.86㎡, 대지면적은 264.60㎡에 달한다. 이외에도 임 의원은 경기도 광주와 하남에 주택을 한 채씩 가지고 있다.
김회재, 김홍걸, 임종성 의원 외에도 서울 핵심 지역에 10억 원 넘는 아파트를 보유한 의원은 22명이다. 김병기(동작갑·재선), 김진애(비례), 김진표(수원무·5선), 민홍철(김해갑·3선), 박광온(수원정·3선), 박병석(대전 서구갑·6선), 박성준(중구성동을·초선), 서삼석(영암무안신안·재선), 소병철(순천광양곡성구례·초선), 신현영(비례), 윤관석(남동구을·3선), 윤후덕(파주갑·3선), 이상직(전주을·재선), 이수진(동작을·초선), 이용우(고양정·초선), 이탄희(용인정·초선), 정필모(비례), 조응천(남양주갑·재선), 주철현(여수갑·초선), 최기상(금천·초선), 허영(춘천·초선) 의원이 해당된다.
이 중 박병석 국회의장, 윤관석 국회정무위원장은 다주택자에도 이름을 올렸다. 박 의원은 신반포로 외에 대전 서구에도 아파트가 한 채 있었다. 윤 의원은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의 다세대주택과 인천 남동구 만수동에 아파트를 한 채씩 갖고 있었다. 강남구 삼성동 인근 다세대주택의 네이버부동산 실거래가는 최저 17억 원 남짓이다.
서울 ‘알짜 부동산’ 놓칠 수 없다?
서울에 10억 원이 훌쩍 넘는 집을 사놓은 이들 의원의 지역구는 대부분 서울이 아니었다. 서울 알짜 부동산 소유 의원 24명 중 16명이 다른 지역 의원이었다. 비례대표 의원 4명을 빼면 지역구 의원은 총 20명. 다주택자인 김회재 의원과 임종성 의원의 지역구는 각각 전남 여수시와 경기 광주시다. 부동산으로 가장 큰 수익을 낸 것으로 보이는 박병석 의원도 대전 서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다.국회의원 중 다주택자나 고액 부동산을 갖고 있는 사람은 국토교통위원회(이하 국토위) 참여를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부동산 정책을 결정하는 상임위에 고액 부동산 보유자가 들어가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참여연대와 민달팽이유니온 등 10여 개 단체로 구성된 주거권네트워크는 6월 3일 국회의원 주택 보유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실제 거주 목적이 아닌 주택을 보유한 의원들이 서민 주거 안정과 재산 불평등 문제 해결을 위한 의정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설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국토위에는 이미 서울 핵심 지역에 부동산을 소유한 의원이 포진해 있다. 민주당에서는 조응천, 김회재, 허영 의원이 그렇다. 조 의원과 허 의원은 모두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인근에 84㎡의 아파트를 한 채씩 갖고 있었다. 이 지역의 같은 크기 아파트 실거래가는 네이버부동산 기준 최저 13억 원인데 대부분 20억 원대 초반에 거래됐다.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1989년 서울 출생. 2016년부터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4년 간 주간동아팀에서 세대 갈등, 젠더 갈등, 노동, 환경, IT, 스타트업,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20년 7월부터는 신동아팀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생은 아니지만, 그들에 가장 가까운 80년대 생으로 청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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