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밥이 좋아,
자판기가 던져주는 하루가
가볍게 음미하는 삶에 오우, 소리 질러
버튼을 누르면 위이잉 쏟아져 나오는
바코드 찍혀 있는 하늘 바다 들판
뜨거운 물 부어서
2분 30초 기다렸다가 먹는
어디까지 날아오를까.
동전 하나로 되살아나는 웃음이 싫어
날개는 잘린 것인지,
삭제되었나?
대낮에도 즉석 별들이
은하수 유성으로 떠다니는
두 평 반 옥탑방에서 퍼덕거리다가
뒹굴뒹굴 반지하에서
질척거려 보다가 뻥 내쫓겨,
시멘트 바닥을 굴러 비보이 춤을 춘다.
[Gettyimage]
● 1960년 경남 남해 출생
● 2011년 계간 ‘서정시학’ 신인상 등단
● 시집 ‘찬란한 봄날’ ‘지구의 살점이 보이는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