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호

시마당

비보이

  • 김유섭

    입력2022-04-11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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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보이
    컵밥이 좋아,
    자판기가 던져주는 하루가
    가볍게 음미하는 삶에 오우, 소리 질러

    버튼을 누르면 위이잉 쏟아져 나오는
    바코드 찍혀 있는 하늘 바다 들판
    뜨거운 물 부어서
    2분 30초 기다렸다가 먹는

    어디까지 날아오를까.
    동전 하나로 되살아나는 웃음이 싫어
    날개는 잘린 것인지,

    삭제되었나?
    대낮에도 즉석 별들이
    은하수 유성으로 떠다니는
    두 평 반 옥탑방에서 퍼덕거리다가

    뒹굴뒹굴 반지하에서
    질척거려 보다가 뻥 내쫓겨,
    시멘트 바닥을 굴러 비보이 춤을 춘다.



    [Gettyimage]

    [Gettyimage]

    김유섭
    ● 1960년 경남 남해 출생
    ● 2011년 계간 ‘서정시학’ 신인상 등단
    ● 시집 ‘찬란한 봄날’ ‘지구의 살점이 보이는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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