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호

포스트 코로나는 ‘언택트’ 아닌 ‘디지택트’ 시대!

디지털에서 콘택트! ‘디지털 대면’ 기술이 뜬다

  • 유성민 IT칼럼니스트

    입력2020-07-03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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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는 한국 ICT산업에 위기이자 기회

    • ICT 방역으로 ‘코리아 프리미엄’ 표현 등장

    • 물리적 접촉 없는 ‘디지택트 인증’이 대세

    • 재택근무 ‘도우미’ VDI 각광받아

    • LG전자 안내 로봇 ‘클로이’ 내놓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처음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으나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700만 명에 육박한다. 그런 가운데 한국은 방역 모범국가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은 특정 종교단체로 인해 코로나19 위협을 겪었다. 3월에는 신규 확진자가 하루 900명 넘게 치솟았는데 6월 중순 현재 수십 명대로 줄었다. 코로나19는 산업뿐 아니라 일상에도 타격을 줬다. 다수의 직장이 재택근무로 전환했고 학교는 등교가 미뤄졌으며 대학교는 온라인 강의로 대체했다.

    코로나19는 한국 ICT산업에 위기이자 기회

    3월만 해도 한국은 코로나19 ‘위기 국가’였다. 한국에서만 확진자가 급증하는 양상을 보인 적도 있다. 필자의 지인은 아마존을 통해 미국에 식료품을 수출한다. 한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던 3월에는 아마존을 통한 물품 판매가 불가능했다. 해당 품목에서 줄곧 아마존 매출 1위를 차지했으며 수요가 계속 늘어나 공장을 확장하는 중이었다. 아마존의 판매금지 조치는 지인의 기업을 부도 위기로 몰고 갔다. 다행히 현재는 잘 운영되고 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위기는 향후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이 방역 모범국가로 주목받으면서 새로운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외신에서는 ‘코리아 프리미엄’이라는 단어를 쓰기도 한다. 특히 ICT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보도한다. 이는 국내 ICT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5월 영국 공영방송 BBC는 한국에서 코로나19 방역에 각종 ICT가 사용됐다는 점을 보도했다. BBC는 한국이 알림문자 서비스, 와이파이, 카드결제, CCTV 영상 등을 이용해 확진자 경로를 파악한 것을 소개했다. 



    기획재정부는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의 요청으로 코로나19 대응 방안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도 ICT 활용이 소개돼 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방법으로 원격회의와 원격교육을 활용했다고 기술했다. 또 역학조사를 위해 ICT를 이용했고, 확산 억제를 위해 공공데이터를 개방했다고 기술했다. 

    이렇듯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한국의 ICT가 주목받으면서 관련 기업들도 해외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일례로 KT는 5월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감염병 확산 경로 예측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연구에 드는 비용의 50%를 펀드 형식으로 지원한다.

    미·중 무역 갈등 악화 위험은 악재

    위기와 기회는 서로 이질적인 단어이자, 어쩌면 반대말에 가깝지만 동전의 양면과 같이 항상 함께 찾아온다. 코로나19는 ICT 산업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기도 하다. 미·중 무역 갈등이 코로나19로 더욱 악화할 위험에 처한 게 특히 문제다. 미국은 중국을 코로나19 창궐의 원인 국가로 지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합의를 파기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또한 미국은 중국을 압박하고자 9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한국 등 5개 국가를 추가로 초청했다. 

    미·중 무역 갈등이 악화하면 ICT 산업도 선택의 기로에 내몰린다. 수출 시장인 두 국가의 눈치를 봐야 해서다. 미국은 군사동맹이라는 이해관계에도 놓여 있기에 수출 의존도만을 놓고 단순 비교할 수도 없다. 무엇보다도 코로나19가 3월처럼 확산돼서는 안 된다. 특히 사업장 폐쇄가 일어나면 치명적이다. 5월 티맥스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사업장을 임시로 폐쇄했다. LG유플러스도 확진 직원이 나오면서 사업장 일부의 문을 닫았다. 

    바야흐로 언택트(untact) 시대 담론이 한창이다. 언택트는 부정어(否定語)인 ‘언(un)’과 접촉을 뜻하는 ‘택트(tact)’를 결합한 신조어다. 접촉, 연락 등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의 반대 의미로 사용된다. 

    개인적 견해로는 ’언택트’라는 용어는 현 상황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원격교육, 원격회의, 원격의료는 직접 대면하지 않을 뿐 원격으로는 대면한다. 새로운 문화현상에 비대면이라는 부정어를 사용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대신 ‘디지택트’라는 낱말을 사용하면 어떨까. 디지택트는 가상세계를 의미하는 디지털(digital)과 연락,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를 합친 신조어다. 쉽게 말해 ‘디지털 대면’이라는 뜻이다.

    디지택트, ICT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

    코로나19로 인해 클라우드와 VDI 기술이 더욱 주목받을 전망이다.
[GettyImage]

    코로나19로 인해 클라우드와 VDI 기술이 더욱 주목받을 전망이다. [GettyImage]

    그렇다면 디지택트 시대에는 어떤 기술이 주목받을까. 원격근무, 원격의료, 원격교육 등 원격협업을 지원하는 ICT가 우선 손에 꼽힌다. 5세대 무선통신(5G), 인증기술, 클라우드, 가상컴퓨터(VDI)를 예로 들 수 있다. VDI는 물리적으로 존재하진 않지만 실제 작동하는 컴퓨터 안에서 작동하는 또 하나의 컴퓨터를 가리킨다. 

    원격협업은 동영상 송수신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따라서 네트워크 송수신을 지원할 기술이 필요한데, 5G가 바로 그것이다. 5G는 빠른 속도로 무선 상황에서 원격협업을 지원해 디지택트 확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신원 인증기술은 디지택트 시대의 핵심 인프라다. 인증 기술은 두 갈래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디지털 환경에서의 본인 인증과 물리적 환경에서의 본인 인증이 그것이다. 디지털 세상에서 어떻게 상대방을 식별할까. 사용자는 인증을 통해 서비스에 접근할 권한이 있음을 증명한다. 그러곤 계정 및 닉네임을 통해 상대방이 자신을 식별할 수 있게 한다. 물리적 환경에서는 카드, 비밀번호 등으로 인증을 받는다. 

    지문 인식은 일종의 직접 접촉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안면인식, 홍채 인식 등 디지택트 방식이 더 주목받는다. ICT 기업들은 직접 접촉이 없는 인증 수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 CNS는 마스크를 써도 안면 인식이 가능한 기술을 선보였다. 삼성 에스원은 0.3초 만에 안면 인식을 마무리하는 기술을 내놓았다. 유니온커뮤니티는 코로나19 시대에 걸맞게 50㎝ 거리에서도 홍채 인식이 가능한 기술을 선보였다.

    재택근무 ‘도우미’ VDI

    클라우드와 VDI는 재택근무의 ‘도우미’다. 클라우드와 VDI는 근무 장소가 어디든 업무 자료를 내려받을 수 있다. 데이터 유실 위험도 없다. 데이터가 클라우드와 VDI에만 저장돼 있기 때문이다. 근무자는 노트북을 회사 밖으로 반출하지 않고도 어느 환경에서든 자유롭게 업무 자료에 접근할 수 있다. 

    4월 휴렛패커드엔터프라이즈(HPE)는 재택근무 지원 시스템인 VDI솔루션을 공개했다. 한국의 틸론은 VDI 기반 기술인 서비스형 데스크톱(DaaS)을 선보였다. DaaS는 원격으로 컴퓨터 작업 환경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코로나 뉴노멀 시대의 기술로 로봇도 주목받는다. 유버는 로봇을 이용해 자외선으로 살균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안내 서비스에도 로봇이 활용된다. LG전자는 안내 로봇 ‘클로이’를 내놓았다. 병원에 클로이를 배치하면 대면 접촉으로 인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줄어든다. SKT도 5월 방역로봇을 출시한 바 있다. 

    한국임상의학연구소는 코로나19 검사 내역을 블록체인으로 기록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블록체인으로 검사 결과를 공유하면 공항의 입출국 심사를 간소화할 수 있다.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KT도 ‘감염병 확산 경로 예측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의료 특화 블록체인을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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