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호

UN 대북제재 이행담당 조정관 지낸 ‘깐깐한’ 대북 강경파

[Who’s who]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내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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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22-04-08 14: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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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가 7일(현지시간) 상원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상원 홈페이지 영상 캡처, 뉴시스 제공]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가 7일(현지시간) 상원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상원 홈페이지 영상 캡처, 뉴시스 제공]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 예정인 필립 골드버그 후보자는 주필리핀, 주쿠바, 주콜롬비아 대사를 두루 역임한 베테랑 외교관이다. 특히 그는 미국 외교관 가운데 최고위직인 경력대사(career ambassador)다. 미 외교관 고위직은 참사관(counselor), 공사참사관(minister counselor), 경력공사(career minister), 경력대사(career ambassador)로 구분되는데, 미군에 비유하면 준장, 소장, 중장, 대장에 해당한다.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는 대사 부임 이후인 2010년 경력공사로 승진했고, 2011년부터 3년간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성김 대사도 2018년 2월에 ‘경력대사’로 승진했다.

    ‘주한 미국대사’라는 ‘보직’은 같지만, ‘직급’은 ‘공사참사관’-‘경력공사’-‘경력대사’로 조금씩 달랐던 것. 기업에 비유하면 ‘대표이사’라는 같은 직책에 ‘전무’-‘부사장’-‘사장’급 인사를 앉힌 것과 같다. 경력대사인 골드버그 후보자가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하는 것은 과거 ‘전무’ ‘부사장’에서 ‘사장급’ 인사가 대사로 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골드버그의 주한 미국 대사 지명 소식을 접한 직후 VOA(미국의 소리)에 “수십 년 간 골드버그 대사를 알고 지냈다”며 “그는 미국 최고의 외교관”이라고 치켜세웠고,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비확산 군축담당 특보도 “골드버그는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며 “그를 주한 미국대사로 지명한 것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한미관계를 매우 중시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골드버그 후보자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09년부터 2010년에 아인혼 전 특보에 앞서 미 국무부의 UN 대북제재 이행담당 조정관을 역임한 바 있다. 그가 조정관을 맡고 있던 2009년 6월 북한이 2차 핵실험을 실시하자 이에 대응해 유엔 안보리에서 제1874호 대북제재결의안 채택을 주도했고, 중국에 제재안 이행을 강력 촉구하기도 했다. 이때부터 골드버그는 국내에서 ‘대북 강경파’로 여겨졌다.

    유엔 대북 조정관을 맡기 전인 2006년부터 2008년에 주볼리비아 대사를 지냈는데, 당시 반미 성향의 에보 모랄레스 정권과 대립해 ‘페르소나 논 그라타(기피인물)’로 지정돼 추방되기도 했다.



    골드버그 후보자는 미국 현지 시간으로 4월7일 열린 미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최근 몇 년간 한국이 여러 위기 때 국제사회와 협력하며 중요한 파트너로 행동하는 것을 봤다”며 “미국은 21세기 가장 시급한 과제에 대응할 뿐 아니라 가장 큰 기회를 붙잡기 위해 ‘글로벌 코리아’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접근법을 계속 추구할 것”이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결의안의 완전한 이행을 위해 한국과 일본, 다른 동맹들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대북 강경파’ 골드버그 대사가 한국에 부임하는 시점에 북핵에 원칙 있는 대응 입장을 밝히고 있는 윤석열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한다. 문재인 정부와 달리 제재와 압박을 통한 북핵 해결을 추구하는 윤석열 새 정부와 골든버그 주한 미국대사를 맞아 북한이 어떤 태도로 반응할지 주목된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 [위키미디어]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 [위키미디어]



    구자홍 기자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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