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호

여권이 조장한 ‘북한 판타지’ 기원 ‘김진명,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 노정태 철학에세이스트 basil83@gmail.com

    입력2020-07-26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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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바나]

    • 여권 지지자 정신세계 속 ‘김진명 유니버스’

    • 남북 힘 합쳐 외세 무찌르자는 민족합체물

    • 국뽕, 반일, 반미로 점철된 1990년대 대중문화

    • 북핵 용납해 日에 ‘본때 보여주자’는 ‘뜨거운’ 정념

    • 소설·영화 속 北은 ‘낯설지만 南에 힘 되는 존재’

    • 현실 속 北은 ‘고의로 南 인명 해치는 유일한 국가’

    • 젊은 세대 대북觀 잘 반영하는 쪽은 장강명

    • 민족합체물 대체 못하는 보수·중도의 빈곤한 대북담론

    사바나 초원처럼 탁 트인 2030 놀이터. 밀레니얼 플레이풀 플랫폼.

    2018년 9월 14일 남북 고위 관계자들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그로부터 1년 9개월여가 지난 6월 16일 북한은 사무소를 폭파했다(왼쪽).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18년 9월 14일 남북 고위 관계자들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그로부터 1년 9개월여가 지난 6월 16일 북한은 사무소를 폭파했다(왼쪽).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한반도 정세와 북핵 문제에 대한 한국의 대중적 인식을 알 수 있는 단 한 권의 책을 추천해 달라고 외국인 연구자가 부탁한다면 당신은 어떤 제목을 댈 것인가? 나는 주저 없이 김진명의 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읽으라고 할 것이다. 그 어떤 학자가 쓴 진지한 연구 서적이나 기자가 쓴 충실한 논픽션이 아닌, 소위 ‘국뽕’ 소설을 보라고 권할 것이다. 

    북한 문제에 관한 한 한국인 중 상당수는 ‘김진명 유니버스(Universe)’에 살고 있다. 게다가 그런 사람들은 문재인 정권의 탄탄한 지지층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 민족에게는 잠재된 무한한 에너지가 있지만, 그것은 일본과 미국 등 외세에 의해 빼앗기거나 가로막혀 있으며, 남과 북이 힘을 합쳐 그 장벽을 넘어설 때 ‘우리’는 세계 초강대국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는 단순한 서사다. 그것이 상당수의 대중, 특히 여권 지지자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그러므로 ‘김진명 유니버스’를 이해하는 것은 현실의 북한에 대한 구체적 사실관계 몇 가지를 챙기는 일보다 남북관계를 읽는 데 더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는 식의 구호를 좋아하는 여권과 그 지지층의 성향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남북통일만 하면 하루아침에 일본도 미국도 넘보지 못할 주체적인 초강대국으로 거듭난다는 판타지가 오늘날 대한민국의 대북정책과 외교에 미치는 영향을 알 필요가 있다.

    김진명 소설 속 ‘일본 응징 시나리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의 줄거리를 요약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