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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성착취⓶]“자수하지 말라” 다크웹은 지금도 性범죄 소굴

  • 조규희 객원기자 playngjo@donga.com

[디지털성착취⓶]“자수하지 말라” 다크웹은 지금도 性범죄 소굴

[뉴스1]

[뉴스1]

“박사방 회원들 보고 있나. 절대 자수하지 마라.” 

다크웹(Dark web)에서 한국인이 주로 이용하는 사이트 코챈에 올라온 글의 제목이다. 익명의 누군가가 쓴 이 글은 “최초 26만 명으로 알려진 ‘n번방’ 가담자 수가 경찰 조사에서 1만5000명으로 줄었다”며 “경찰이 ‘뻥카’만 여러 번 친 상태라 박사방 유료회원 1만5000명도 확실하지 않다”고 수사의 허점을 지적했다.

다크웹은 접속을 위해 특정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하는 웹을 가리킨다. 일반적인 방법으로 접속자나 서버를 확인할 수 없기에 사이버 범죄에 주로 이용된다. 다크웹이라는 용어는 2013년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온라인 마약 거래 웹사이트 ‘실크로드’를 적발해 폐쇄하면서 통용되기 시작했다. 

신동아 취재 결과 ‘n번방’ ‘박사방’ 가담자·참가자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다크웹’에서 여전히 활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크웹은 네이버 구글 같은 일반 검색엔진으로는 접근이 불가능해 아동포르노, 마약, 자살, 살인청부 등의 불법 정보가 유통되곤 한다. 지금도 범죄자들이 SNS에서 얻은 불법 동영상을 다크웹에 숨어 공유하거나 암호화폐를 받고 판매하며 2차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일부는 경찰 수사의 허점을 지적하면서 범죄를 조장하기까지 한다.


경험담 설명하며 “아직 자수 단계 아냐”

다크웹 사이트 코챈에 올라온 글 중 하나는 “너희가 맨 끝 단계 고액방까지 안 갔으면 (경찰이) 실제로 몇 명이 유료회원인지 모를 거 아니냐”면서 “조주빈이 해외 전문업체까지 이용해 가상화폐를 믹싱한 정황도 드러났고 체포당하기 직전 작성한 글을 보면 모네(암호화폐)를 송금 받던 (암호화폐) 지갑은 파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적었다. 경찰 수사 상황을 설명하면서 익명성이 보장될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는 취지로 설명한 것이다. 



이 게시물 작성자는 특히 “아직까지 자수할 단계가 아니다. 이번 주 안에 300명 이상 잡히지 않는 이상 절대 자수하지 마라”면서 “선거까지 2주 만 참고 있으면 자수한 3명이 죄를 뒤집어쓰게 될 것”이라고 했다. 글 작성 시기는 3월 31일 오후 8시다. 4월 2일 기준 경찰 발표에 따르면 자수자는 4명이며 140여 명을 검거했다. 20대가 78명, 30대가 30명, 10대가 25명이다. 또 다른 이는 댓글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내가 파생방 입장자였다. ◯◯◯ 몸캠 샘플이 유출되고 일주일 뒤였는데 파생방 운영자가 말하길 조주빈이 박사방에서 ◯◯◯ 원본 유출시키는 조건으로 (포털) 실검 10위 미션을 줬는데 회원들이 4시간 동안 F5, VPN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도 20위를 못 뚫었다고 했다. 지잡대들도 수강신청 날에 실검 5위 장난으로 찍는데 전성기 박사방이 20위도 못 뚫었다는 건 박사방 유료회원이 1000명도 안 된다는 증거다” 

또 다른 이는 “(언론에서 말하는 수의) 유료회원이 있었으면 조주빈은 텔레그램방을 접고 라스베이거스로 갔을 것”이라고 했다.


더욱 확산되는 ‘n번방’ 피해자

같은 날 올라온 또 다른 글은 자신만의 가상화폐 사용법을 언급하며 범죄를 조장했다. 글의 내용은 이렇다. 

“조주빈의 실수라면 환전해버린 거지. 나도 더러운 짓으로 모네(암호화폐) 5000개 정도 벌었는데 그 짓 끝낸 지 3년 된 지금도 환전 안 한다. 지갑 시드만 암호화해 CD 5장, USB 5개에 넣고 본가와 자취방 등에 보관만 하고 있다. 정 돈이 급하거나 집 살 때나 환전하지, 절대 환전은 안 할 것이다. 설사 (경찰에) 걸려서 빵(감옥) 3년 갔다 와도 내 지갑은 그대로 남아있을 테니까. 조주빈 같이 범죄 저지를 거면 그냥 절대 환전하지 말고 내일 잡혀가도 몇 년 이후에 지갑 찾을 수 있게 준비나 해놓고 있어라.” 

이 글에 이어 “나도 모네로 지갑 암호화해서 SD카드 여러 개에 넣어서 숨겨놓았다”는 댓글이 달렸다. 

‘박사방’ ‘n번방’ ‘유사 n번방’에 속했거나 경험한 이들이 힘을 모아 서로를 격려하는 모양새다. 피해자들의 사진·영상은 지금도 유포·거래되고 있다. 다크웹에서 ‘박사방 자료 거래’를 포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특정 인물의 이름과 사진을 공개하면서 ‘해당 영상을 원할 시 가상화폐로 거래한다’는 취지의 글을 다수 발견할 수 있었다. 거래방법으로 텔레그램, 위챗보다 더 높은 수준의 익명성을 보장하는 것으로 알려진 다크웹 전용 메신저 ‘리코챗’을 제시하기도 했다. 불법 영상물은 다크웹 메신저로 거래하고 대가는 가상화폐로 받는 방식이다. 

검찰이 보유한 ‘불법촬영물 탐지 시스템’을 이용해 인터넷 등에 퍼진 피해 영상을 추적해 삭제하는 작업이 시작됐으나 다크웹은 사각지대에 있다. ‘n번방’에 대한 전국민적 분노와 정부의 수사 의지는 이곳에서 스쳐지나가는 소나기 정도로 느껴질 뿐이었다. 

*이 기사는 디지털성착취③으로 이어집니다.




신동아 2020년 4월호

조규희 객원기자 playngj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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