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을은 심재철(62) 미래통합당 후보가 제16대 총선부터 내리 다섯 차례 승리한 지역구다. 다만 지난 총선에서는 이정국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9.51%의 득표율을 얻어 41.46%를 득표한 심 후보에게 석패(惜敗)했다. 당시 정진후 정의당 후보가 19.01% 득표율을 기록하며 진보진영의 표가 나뉜 것을 고려하면 심 후보 처지에서는 개운치 않은 승리인 셈.
최근 여론조사 추이도 지역구 현역인 심 의원 처지에서는 심상치 않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동안을에 거주하는 만18세 이상 유권자 502명을 대상으로 3월28일~29일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재정 민주당 후보가 46.8%, 심재철 통합당 후보 33.6%, 추혜선 정의당 후보가 7.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지난 20년과는 다르다”
6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평촌역 인근에서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유세차량 위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이현준 기자]
이 후보는 제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초선의원으로 지역구 선거는 처음이지만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2018년부터 동안을 지역위원장을 맡은 이래 어떤 지역 대표보다 일 잘하는 후보로 소문났다. 시청 공무원들도 이렇게 적극적으로 예산이나 시정에 관한 일을 유치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면서 “이것이 일하는 정치인과 그냥 정치인의 차이”라고 말했다.
그는 “심 후보가 20년 동안 안양 시민의 선택을 받은 이유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시민들이 더 활력 있는 정치를 원하고 있다. 예전에는 대표에게 믿고 맡겼다면 이제는 구체적 요구를 하고 계시다”면서 “시민의 요구를 경청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단순히 국회의원을 오래했거나, 안양에 오래 살았다고 해서 안양을 잘 아는 것이 아니다. 일을 해야 안양을 잘 알게 되는 것이다. ‘안양의 시대정신’은 이재정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추혜선 정의당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민주당도 정의당만큼 진보적 가치를 추구한다. 또 정의당과 달리 집권여당으로 공약을 이행할 수 있는 추진력을 가졌기에 정의당 유권자가 민주당에 흡수되고 있는 것 같다”며 “단일화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통합당 승리하면 文대통령 탄핵 추진”
6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범계역 3번 출구 앞에서 심재철 미래통합당 후보가 시민들에게 출근인사를 건네고 있다. [이현준 기자]
그는 블루투스 마이크를 착용한 채 바삐 출근하는 주민들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대다수 주민이 바쁜 걸음을 재촉하며 지나갔지만 심 후보에게 다가와 말을 걸며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주민도 있었다. 그 중 한 주민은 “사회주의 국가로 가는 것 좀 막아 봐요. 민주당은 강력하게 밀어붙이는데 통합당은 맨날 우물쭈물하기만 해. 확 밀어 붙이세요”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심 후보는 “고맙습니다. 열심히 잘 할게요”라고 답했다.
심 후보는 “여론조사가 편향돼있다. 결국 내가 이기리라 생각하고 있다”며 이 후보가 앞선 것으로 집계된 여론조사 결과를 불신했다. 이어 그는 타 후보들에 비해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동안을 의원으로서 20년간 지내온 경험과 관록은 물론, 시민들께 일 잘하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주는 후보”라며 “타 후보들도 나름의 장점들은 있겠지만 개의치 않고 나는 나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통합당 원내대표인 심 후보는 지난 2월 20일 한 라디오 방송을 통해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이 제 1당이 되면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묻자 그는 “선거 결과가 나오면 그때의 국면을 고려해 문 대통령 탄핵을 추진할 것이다. 탄핵 추진 가능성은 항상 열려있다”고 답했다.
“끝까지 완주”
6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범계역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추혜선 정의당 후보가 시민들을 향해 인사를 건네고 있다. [이현준 기자]
그는 “안양의 미래를 오랫동안 준비하며 분석하고 연구했다. 안양교도소를 이전하고 그 자리에 애플의 R&D(연구개발) 센터를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추 후보는 “단일화는 결코 없을 것”이라면서 “기성 정당들이 위성 정당을 만들어 헌법을 유린하는 최악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추 후보는 “민생이 실종된 국회를 시민들이 목도하고 있고, 국회의 신뢰도는 바닥을 보이고 있다. 국회를 살리려는 절박한 심정으로 선거법 개정을 했는데 그런 꼼수가 나올 정도로 정치가 바닥을 치리라는 것은 예상치 못했다”며 “끝까지 완주해 가장 옳은 정당이 정의당임을 증명할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현준 기자
mrfair30@donga.com
대학에서 보건학과 영문학을 전공하고 2020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했습니다. 여성동아를 거쳐 신동아로 왔습니다. 정치, 사회, 경제 전반에 걸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관심이 많습니다. 설령 많은 사람이 읽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겐 가치 있는 기사를 쓰길 원합니다. 펜의 무게가 주는 책임감을 잊지 않고 옳은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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