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익명 공간 다크웹. [Pixabay]
다크웹은 접속을 위해 특정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하는 웹을 가리킨다. 네이버 구글 같은 일반 검색엔진으로는 접근이 불가능해 아동포르노, 마약, 자살, 살인청부 등의 불법 정보가 유통된다. 지금도 범죄자들이 SNS에서 얻은 불법 동영상을 다크웹에 숨어 공유하거나 암호화폐를 받고 판매하며 2차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 벌어져
코챈에 올라온 한 익명 게시글은 다음과 같다.“여동생을 도촬(도둑촬영)하는 거 때문에 ◯◯ 한 알 구했는데, ◯◯색이고 무게는 ◯◯◯g임. 이걸로 어디까지 가능함? 경험한 분들 도움 좀 부탁한다.”
게시글에 붙은 댓글에는 구체적인 약물 이름과 용량 등에 대한 정보가 담겼다. 또 다른 글에서는 친누나와 여동생에게 먹일 수면제가 필요하면 연락하라는 내용과 함께 다크웹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메신저와 텔레그램 주소가 적혀 있다. 과거 자신의 행위를 자랑하는 사진도 첨부돼 있다.
다크웹에서 벌어지는 극악한 행위는 상상을 불허한다. 심지어 1~4세 추정 여자아이의 사진을 올려놓고 입에 담을 수 없는 음란 대화를 하는 경우도 있다. n번방 피해자로 추정되는 여성의 이름을 언급하며 “내가 봤는데…”라고 언급하기도 한다. n번방 동영상 자료를 얻으려는 이들도 적지 않다.
마약류인 LSD를 비롯한 각성제 환각제 거래도 빈번한 것으로 보인다. 대마초 혹은 마약으로 추정되는 ‘떨과 캔디’를 대량으로 판다는 글과 ‘환각 버섯’ 구매 요청도 쉽게 볼 수 있다. 마약 ‘도매 딜러’(판매자)를 구하는 글도 올라온다. 사진으로 마약 실물을 인증한 후 e메일이나 텔레그램 주소를 남기는 방식이다.
경찰 수사 비웃듯 ‘지금도 범죄 중’
경찰은 n번방 사건과 관련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끝까지 추적해 검거하겠다”고 밝혔으나 다크웹에서 활동하는 이들에 대한 수사와 검거는 쉽지 않아 보인다.민갑용 경찰청장은 3월 24일 “더는 해외 서버 등을 이유로 수사가 어렵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인터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토안보수사국(HSI), 영국 국가범죄수사청(NSA) 등 외국 수사기관은 물론 구글·트위터·페이스북 등 글로벌 IT기업과의 국제공조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아’가 확인한 다크웹 한국인 커뮤니티 코챈은 2019년 1월 29일 개설됐다. 코챈 이전의 다른 다크웹 사이트에서도 불법이 횡행했을 가능성이 크다. 코챈은 n번방 탄생 및 확장과도 관련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n번방은 초대를 통해서만 입장이 가능한 텔레그램방이므로 존재를 알리는 호객 행위가 필요하다. 익명의 제보자는 “그 같은 호객 행위가 다크웹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신동아 취재 도중 커뮤니티 형식의 다크웹 사이트 코챈이 4월 11일 폐쇄된다는 정보가 입수됐다. 제보자는 “경찰의 수사망이 코챈에 집중되자 운영자들이 다른 사이트로 정보를 옮겨 놓았다”고 말했다. 다른 사이트는 회원가입 절차가 까다롭고 극소수에게만 공개돼 접속이 불가능했다.
제보자는 “코챈과 유사한 사이트이던 ‘아고라’가 2년 전 폐쇄된 일이 있었다”면서 “한동안 어둠 속으로 숨어들겠지만 수사가 조용해지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해 새로운 이름으로 재개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디지털성착취④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