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4일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서울 광화문 대한발전전략연구원에서 ‘신동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조영철 기자]
김 전 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 대한발전전략연구원에서 가진 ‘신동아’ 단독 인터뷰에서 ‘태 전 공사 공천은 국가적 망신’이라고 한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 “내가 탈북민, 즉 태영호 이 사람 자체를 거부 하는 게 아니다. 태 전 공사가 지역구보다는 차라리 비례대표로 출마하는 게 더 정상적이라는 취지”라고 했다.
또 홍준표 전 대표가 경남 양산을 지역구 공천 컷오프 결과에 불복해 대구 출마를 선언한 데 대해선 “홍 전 대표 컷오프가 과정상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재심의는 이제 시간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는 3월 14일 “통합당 공관위의 공천에 대해 더 이상 얘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영철 기자]
“아직 내가 (선대위원장 취임을) 결정 안했으니까 신문에는 그냥 하느냐, 안하느냐로 나겠지.”
-김형오 통합당 공관위원장이 그만뒀으니 선대위원장으로 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 아닌가?
“나는 공관위에서 뭘 하는지 관심 없다. 단, 공관위에서 (공천하기로) 결정 난 인물들에 대해 평가를 좀 해보는 거지. 공관위가 결정한 인물이 일반 여론이나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합당한 사람이라면 아무 문제없는 거다. 그런데 자꾸 잡음이 생기니까 그 잡음을 알고서도 내 행동을 결정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잡음이라면 구체적으로 강남 공천 이야기를 하는 건가?
“공천 심사 기준은 객관적이어야 한다. 공관위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은 가급적 자기와 관련돼 있는 사람은 배제해야 한다. (공천 과정에서) 그런 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그런 문제가 생긴 거지. 강남이란 데가 무조건 통합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선거구가 아니다. 여당이건 야당이건 강남 사는 사람들 수준에 합당한 후보를 내보내야 표를 얻을 수 있다. 2016년 민주당 비대위 대표로 있을 때, 전현희 의원을 보니 커리어나 지적수준이 그 지역에 맞는다고 생각해 강남을에 전략공천 했다. 강남벨트 지역구가 보수의 본판(本板)이니까 아무나 갖다 내놔도 당선된다는 생각 갖고 공천하면 안 된다. 그 문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아무 관계없는 사람을 갖다놓으면 당선 되겠나?”
-태 전 공사로는 지역구 선거가 어렵다고 보나?
“뭐, 자기네(통합당 공관위)는 하이라이트 공천했다고 하니까. 태 전 공사와 내가 특별히 원한관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단지 한 국가의 상식적 수준에서 판단한 것이다. 내가 특별한 의도가 있어서 그런 말을 한 게 아니다. 내가 언론에 인터뷰한 내용이 아니다.”
-한 일간지와 인터뷰 했다고 나왔던데.
“그러니까 나쁜 사람들이다. 인사한다고 와서 차 마시면서 15분 쯤 잡담하다 간 것이다. 최명길 전 의원도 같이 있었다. 그걸 그 따위로 쓴 것이다. 어저께 (해당 신문사에) 전화로 ‘의도적으로 그런 기사 낸 것 아니냐’고 야단쳤다. 아무 말도 못하더라. 사람이 개인적인 사담을 한 걸 갖고 기사를 내서 그런 물의를 일으키는 언론인이 어디 있나.”
-해당 발언이 알려진 이후 보수진영에서는 탈북민도 끌어안아야 한다면서 반발이 나왔다.
“상식적으로 뭐 그렇게 얘기를 할 수 있다. 내가 탈북민, 즉 태영호 이 사람 자체를 거부 하는 게 아니다. 그런 분은 지역구보다는 차라리 비례대표로 출마하는 게 더 정상적이라고 얘기한 것이다.”
-태 전 공사의 경우 강남갑 전에 다른 지역구에 배치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
“지역구는 합당하지 않다. 그 분이 경호원 끌고 다니면서 선거운동 해야 한다. 물론 (태 전 공사가) 대한민국 국민이 된 것만큼은 틀림없지만, 그런 여러 가지 행동의 어려움 있으니 참고 삼아 얘기한 거다. 기자가 이상한 표현 써서 (보도가) 그렇게 된 거지.”
-만약 태 전 공사를 재배치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아니, 이제는 틀렸다. 시간이 없다. 공관위가 자신들이 공천을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나는 거기에 대해 더 이상 얘기를 안 하려고 한다.”
-일부 경선 지역을 제외하면 통합당 공천은 마무리 수순이다. 번복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지 않나?
“그러니까 현재로서는 얘기할게 없다. (원칙상) 강남벨트에 아무나 꽂으면 된다는 사고방식 갖고는 안 된다는 말을 하려던 것이다. 그 지역 사는 사람의 자존심도 생각해줘야 할 것 아닌가.”
-어제 김형오 위워장이 물러나면서 ‘선대위는 선대위 역할만 해야 한다’고 했다.
“아니, 선대위가 공관위에 대해 뭐라고 얘기한 게 아니다. 그 사람들(공관위)도 웃기는 사람들이다. 자기네가 해놓은 결과가 일반적으로 수긍할 수 없지 않나. 그 사람(김형오 위원장)이 왜 그만뒀나?”
-표면상 강남병 공천 문제로 물러났다.
“왜 그런 공천을 했느냐 이거다. 무조건 자기네가 토의해서 결정하면 된다고 하는데, 내가 선거 한 두 번 해 본 사람이 아니다. 선대위가 지금 발족도 안 했다. 선대위가 공관위에 대해 무슨 간섭을 하나. 공관위에 간섭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
-홍준표 전 대표가 공천에서 탈락하자 공천이 불공정했다고 했다.
“홍 전 대표가 대통령 후보도 했고, 당 대표로 지방선거도 치렀다. 그때 완패했으니 그에 대한 책임을 통감해야지.”
-그럼 홍 전 대표가 불출마해야 한다고 보나?
“이번에 (공관위가) 개혁공천 해야 하고, 이를 위해 물갈이해야한다는 것 아니었나. 그런 점에서는 공관위가 상당히 노력을 했다. 그럼 그 절차를 제대로 지켰어야 했다. 홍 전 대표 말로는 밀양·의령·함안·창녕에서 출마하려했는데, 중간에 (공관위가) 양산으로 보내면서 김형오 위원장이 ‘경선하게 해주겠다’ 약속했다는 것 아닌가. 그런데 경선 없이 그냥 컷오프 하니까 (홍 전 대표로서는) 자연스레 그런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는 거지. 난 과정상 그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홍 전 대표 공천 문제는 선대위를 통해 재심의할 수 있나?
“홍 전 대표가 탈당까지 했는데 무슨 재심의를 하나. 재심의는 이제 시간적으로 어렵다.”
-황교안 대표와 만난 적 있나?
“그간 한두 번 만났다.”
-어떤 사람이던가?
“아주 정직한 사람이다.”
<인터뷰 전문은 3월 18일 발매 예정인 ‘신동아’ 4월호에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