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역량 따라 당락 갈리는 격전지
진보-보수 양 진영 지지세 결집
이수진 “지역구 탈환”, 나경원 “일류 동작 완성”
[양회성 동아일보 기자, 안철민 동아일보 기자]
나경원(57)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곳에서 2014년 7·30 재보궐선거, 2016년 20대 총선을 내리 이겼다. “동작에는 나경원이 있습니다”를 선거운동 슬로건으로 내걸 만큼 인지도가 높다. 이에 맞서는 이수진(51) 전 수원지법 부장판사는 지난해 말 법복을 벗고 더불어민주당(민주당)에 입당한 정치 신인이다. 법관 재직 중 양승태 대법원 사법농단 의혹을 제기하며 이름을 알렸다.
민주당은 일찌감치 동작을을 전략공천지로 정하고, 현역의원인 나 전 원내대표와 경합할 후보를 물색해 왔다. 3월 4일 이 전 부장판사를 낙점함으로써 판사 선후배 맞대결이 펼쳐지게 됐다.
나 의원은 1992년 제3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판사로 활동하다 2002년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 정책특보로 정계에 입문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고, 18대 서울 중구, 19(보궐)~20대 동작을에서 당선돼 4선 의원 반열에 올랐다. 2018년 미래통합당(통합당) 전신 자유한국당에서 여성 최초로 원내대표를 맡아 대정부 공세를 진두지휘했다.
이 전 판사는 제40회 사법시험을 거쳐 판사가 됐고, 진보 성향 법관 모임 국제인권법연구회에서 활동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나 의원이 사학재단을 운영하는 집안에서 태어난 반면 이 전 판사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직접 생활비를 벌어 어머니 병 수발을 하는 등 상대적으로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며 “두 사람 다 판사 출신이기는 하지만 ‘흙수저 vs 금수저’로 대비되는 면도 있다”고 소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선거운동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초반 구도는 누가 유리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랫동안 지역 기반을 닦아온 나 의원은 지난 두 번의 선거에서 힘을 발휘한 ‘강남 4구’ 구호를 다시 내세워 지역 개발을 원하는 민심을 공략하고 있다.
반면 이 전 판사는 참신함과 개혁성을 승부수로 띄웠다. 동작을 선거구에는 숭실대, 중앙대, 총신대 등 대학이 많다. 청년 유권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16·17대 총선 때 유용태 새천년민주당 후보와 이계안 열린우리당 후보가 승리했고, 2014년 재보궐 선거 때는 고 노회찬 의원이 나 의원에게 1000표 미만 근소한 차이로 패했다. 이 전 판사는 사법개혁 등을 의제 삼아 지역구 탈환을 노린다. 정당 배경보다 후보 개인 역량을 중시해 온 동작을 유권자가 누구 손을 들어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