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가 입소스에 의뢰해 서울 강남갑의 18세 이상 유권자 503명을 대상으로 3월 26일~27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태 후보는 지지율 42.6%를 기록해 김 후보(33.7%)를 8.9%포인트 격차로 앞섰다(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강남갑에 민주당 깃발을 세우느냐, 지역구 최초로 탈북민 의원이 나오느냐 강남갑에 이목이 쏠린다.
“당론과 달라도 지역구 위해 목소리 낼 것”
김성곤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일 오전 7시 30분 경 서울 지하철 9호선 언주역 사거리에서 출근길 선거운동을 위해 피켓을 들고 있다. 김 후보는 사거리에 서서 지나가는 차들을 향해 매번 인사했다. [문영훈 기자]
“공식 선거운동이 막 시작해 아직 후보가 누군지 잘 모르는 유권자도 있다. 태 후보와 나를 비교해보면 누가 지역 현안을 더 확실히 챙길 수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조용한 선거운동을 표방하는 김 후보는 언주역 사거리를 지나는 유권자와 주먹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역삼동에 거주하는 김모(67) 씨는 “강남 유권자들은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형편에 맞게 내야한다고 생각한다. 김 후보가 4선의 관록으로 유권자들의 바람을 이뤄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강남갑 유권자의 관심은 단연 부동산이다. 당론과 다르게 김 후보는 종부세 감면 공약을 내걸었다. 당론과 다른 주장을 해도 괜찮냐는 질문에 김 후보는 “우리당 강남권 후보들이 종부세 감면이라는 같은 의견을 내고 있다”면서 “2011년 한미자유무역협정(FTA)때도 의원 30명을 모아서 당론과 반대되는 주장을 한 바 있다. 국회법에도 당론보다 양심과 소신에 따라 의견을 낼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고 답했다.
김 후보는 사단법인 평화의 이사장이기도 하다. 김 후보 선거캠프 자원봉사자로 나선 김진모(58)씨는 ”김 후보가 ‘사단법인 평화’를 위해 힘쓰는 모습을 처음 본 뒤 갈등이 팽배한 한국사회에 큰 역할을 할 사람이라는 믿음이 생겨 이번 선거운동에 참여하게 됐다”고 들뜬 목소리를 냈다.
경호원만 10명 넘어… “그래도 뚜벅뚜벅”
3일 오전 8시 30분 경 서울 강남구 청담 자이아파트 앞에서 태구민(태영호) 후보가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태 후보 캠프에서는 선거운동 장면을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생방송으로 송출하기도 했다. [문영훈 기자]
신변 위협 가능성에도 태 후보의 선거운동은 거침없었다. 오전 8시45분 태 후보는 청담근린공원을 향하며 동네를 산책하고 있는 주민들에게 명함을 나눠주고 출근 차량을 향해 손을 흔들며 걸었다. 청담근린공원의 주민들은 그를 반갑게 맞고 함께 ‘셀카’를 찍기도 했다.
태 후보 역시 종부세 감면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이번 정부 부동산 정책은 실패했다. 집값을 잡고자 했겠지만 집값 상승만 부추겼다”면서 “종부세 공제 상한선을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상향하고 강남지역 1주택 보유자나 소득이 나오지 않는 고령층에 대해서는 세금 공제비율을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 후보는 9시 30분까지 청담동 일대에서 명함을 주며 인사를 나눴다. 태 후보를 응원하는 한 주민은 차를 멈추고 엄지를 추켜세웠다. 4000여 걸음을 걸은 태 후보에게 매일 아침 ‘뚜벅이’ 선거운동에 피곤하지 않느냐고 묻자 “전혀 피곤하지 않다. 유권자들을 많이 만나려면 하루가 48시간이어도 모자란다”는 답이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