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호

4‧15투시경

“김용태 네거티브 구태” vs “윤건영 지시형 아마추어”

‘文의 복심’ vs ‘3선 자객’ 서울 구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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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준 기자

    mrfair30@donga.com

    입력2020-04-09 10: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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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오전 서울지하철 1‧2호선 신도림역 1번출구에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가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같은 날 오전 서울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에서 김용태 미래통합당 후보가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이현준 기자]

    8일 오전 서울지하철 1‧2호선 신도림역 1번출구에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가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같은 날 오전 서울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에서 김용태 미래통합당 후보가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이현준 기자]

    “김용태 후보의 네거티브야 말로 선거의 잘못된 행태.” 

    “윤건영 후보는 전형적인 지시형 아마추어.” 

    4‧15 총선 공식 선거운동 7일째를 맞이한 8일. 서울 구로을에 출마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용태 미래통합당 후보는 이른 아침부터 공방을 주고받았다. 구로을은 제17대 총선 이후 내리 네 차례 민주당 계열이 승리한 선거구다. 보수진영에는 ‘험지’로 꼽힌다. 

    구로을 현역 의원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다. 박 장관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민주당은 구로을에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꼽히는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전략공천했다. 통합당은 양천을에서 3선을 한 김용태 의원을 ‘자객 공천’해 쟁투에 불을 지폈다.

    “여당 후보로 구로 숙원사업 해결”

    윤건영 후보는 오전 7시 서울 지하철 1‧2호선 신도림역 1번 출구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윤건영입니다.” “윤건영입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신도림역 1번 출구는 지상으로 통하는 길과 현대백화점 방향으로 향하는 길 두 갈래로 나뉘어 있다. 두 곳에서 쏟아지듯 오가는 시민들을 향해 윤 후보는 연신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넸다. 대부분 시민들이 바쁜 걸음을 옮기느라 분주했지만 윤 후보의 인사에 고개 숙여 화답하는 유권자도 적지 않았다. 다가와 반갑게 인사를 건네거나 두 엄지를 추켜세우며 “화이팅입니다”라고 응원하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윤 후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선거운동을 하는 것 자체가 송구하다”며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면서도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주민들이 원하는 몇 가지 숙원사업이 있다”며 “풍부한 국정운영 경험에 더해 힘 있는 여당후보로서 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넓다는 점이 상대 후보와 차별화된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선거에서 시민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할 수 있는 정당이 어디인지 보시는 것 같다. 사사건건 발목잡기를 하고 반대만을 위한 반대를 하는 정당이 아닌 진정 위기를 극복하고 돌파할 수 있는 정당이 어느 곳인지 판단해 주실 것”이라며 통합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윤 후보는 상대인 김용태 후보가 펼치는 공세에 대응하지 않겠다는 뜻도 보였다. 그는 김 후보가 자신에 대해 “지시형 아마추어리즘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비판한 것을 두고 “선거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 상대를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이런 네거티브야 말로 선거의 잘못된 행태”라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는 “뚜벅뚜벅 새벽부터 밤까지 한 분 한 분의 시민을 만나는 것이 최선이며 선거에 왕도는 없다”고 덧붙였다. 

    구로3동에 거주하는 김모(52) 씨는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라고 하니 믿음이 간다. 대통령이 윤 후보의 의정활동에 힘을 실어주지 않겠나. 구로에는 강력한 힘을 가진 후보가 필요하다”며 호의를 드러냈다.

    “민주당 텃밭에서 승리해 文정권에 경종 울릴 것”

    김용태 후보는 오전 7시 서울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 6번 출구 지하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안녕하십니까. 김용태입니다. 잘 다녀오십시오.” “좋은 하루 되십시오.” 김 후보는 선거운동원을 대동하지 않은 채 홀로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대다수 시민들이 바쁜 걸음으로 스쳐 지나갔지만 김 후보와 눈을 마주치며 관심을 보이거나 가볍게 인사하는 시민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김 후보는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고 구로를 싹 바꾸는 현명한 선택을 해주십사 하는 간절한 염원을 담아 홀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들의 반응에서 여전히 싸늘한 기운을 느끼기도 한다”면서도 “제가 이겨서 문재인 정권에 경종을 울려달라고 말씀하는 분들도 많이 계시다”고 덧붙였다. 

    그는 상대인 윤 후보에 대해 각을 세웠다. 

    “윤 후보는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전달하던 사람이고 나는 정치생명을 걸고 지역구 현안을 처리해온 사람이다. 윤 후보는 주민들이 민원을 얘기하면 청와대에 가서 얘기하겠다고 말한다는데, 나는 구조를 파악하고 역사를 판단한 뒤 전략을 이야기한다. 이것이 그와 나의 결정적 차이다. 윤 후보는 ‘전형적인 지시형 아마추어’고 나는 검증된 프로페셔널이다.” 

    구로을 지역구의 남은 변수는 이른바 ‘보수 단일화’다. 이곳에 출마한 강요식 무소속 후보는 제19~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구로을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통합당이 김용태 의원을 단수 공천하자 이에 반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묻자 김 후보는 “보수의 험지 중 험지인 구로에서 이겨 문재인 정권에 완벽하게 경종을 울리자는 대의로 단일화를 계속해 요청하고 있다.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고 답했다. 

    구로1동에 거주하는 곽모(29) 씨는 “차량기지를 이전한다는 것이 한참 전인데 10년이 넘는 그 시간 동안 민주당이 이곳에서 뭘 한 건지 도대체 모르겠다. 통합당 후보가 문제 해결에 더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김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이현준 기자

    이현준 기자

    대학에서 보건학과 영문학을 전공하고 2020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했습니다. 여성동아를 거쳐 신동아로 왔습니다. 정치, 사회, 경제 전반에 걸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관심이 많습니다. 설령 많은 사람이 읽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겐 가치 있는 기사를 쓰길 원합니다. 펜의 무게가 주는 책임감을 잊지 않고 옳은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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