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상’에서 수양대군 역을 맡은 이정재. 김용남 씨는 “눈빛에서 절제된 카리스마가 느껴져 수양대군 역에 가장 어울린다고 봤다”고 말했다.
“몸, 즉 풍채가 탄탄해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이 얼굴인데, 얼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게 눈입니다. 눈빛은 원천지기(源泉之氣)라고 해서 타고나는 것입니다. 타고난 눈빛은 달라지지 않아요. 기운이 좋을 때 눈빛이 좀 더 살아나 보일 뿐이에요.”
▼ 결국 ‘관상 성형’이란 건 말이 안 되는 거네요.
“성형으로는 인상을 바꿀 뿐이고, 인상을 바꾼다고 인생이 바뀌진 않아요. 관상 성형의 예로 현영 씨가 자주 거론되는데, 성형 전 얼굴을 보면 이목구비에서 출세하고자 하는 욕구가 굉장히 많이 드러나요. 여러 번의 성형으로 예뻐지고 인기를 얻어 결국 관상대로 출세했지요.”
관상은 단순히 생김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므로 한날한시에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라도 관상이 다를 수밖에 없다. 김 씨는 지난해 5월에 찾아온 일란성 쌍둥이 자매를 예로 들었다. 한 딸은 대학에 합격했는데, 다른 딸은 재수를 하게 돼 골치 아픈 쌍둥이 엄마에게 그는 “닦달하지 않아도 알아서 공부할 상”이라며 “여름부터 공부에 집중해 좋은 대학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봄 쌍둥이 엄마는 “딸이 좋은 대학에 입학했다”며 감사 전화를 해왔다고 한다.
▼ 공부 잘할 상도 따로 있나요.
“물론입니다. 얼굴에 12학당(學堂)이 골고루 갖춰진 사람이 공부를 잘 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율곡 이이 선생이에요. 12학당 중 광대학당(光大學堂)에 해당하는 눈썹 사이(인당·印堂)가 넓고 두툼해야 모든 학문에 통하는 능력이 있어요. 반순(班筍·12학당 중 눈썹을 의미)도 수려하게 길어야 하고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율곡과 닮은 상입니다.”
▼ 관상을 거스르는 인생을 사는 경우는 없나요.
“없어요. 자기 관상대로 사는 것이 진리예요. 하지만 운명이란 그릇입니다. 타고난 그릇을 얼마나 채우느냐는 개인의 노력과 능력에 달린 일입니다. 귀인이나 부자 관상을 타고났는데도 그리 안 되는 건 자기 노력이 없기 때문이에요.”
김 씨는 피흉추길(避凶趨吉)하며 운명을 바꾸는 방법 중 으뜸으로 수행과 명상을 꼽았다. ‘책을 만 권 읽느니 만 리 밖을 여행하라’는 중국 속담처럼 수행과 명상으로 수신(修身)하면 타고난 눈빛도 달라진다고 한다.
“명상보다 더 크게 작용하는 것은 자선입니다. 가수 김장훈 씨는 의협심이 매우 강한 상이지, 100억 원 이상을 벌 부자의 상은 아니에요. 그런데 버는 대로 기부하다보니 100억 원을 기부하게 됐죠. 베푼 만큼 들어오는 법입니다.”
관상가를 만났으니 나라의 ‘기둥’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는 법. 김 씨와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정치인들의 관상으로 이어졌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풍채에서 나오는 기세(氣勢)가 강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최고의 貴格 반기문”
▼ 체격이 자그마하고 극히 여성스러운 것 같은데….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도 풍채가 작고 말랐지만 얼굴과 몸에서 나오는 기세가 굉장히 강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그런 아버지의 풍채를 많이 닮아 기세가 매우 강해요. 음성은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포인트가 있고요. 지도자의 상입니다.”
▼ 그렇다면 지난해 대선 때 박 대통령이 당선될 거라고 짐작했나요.
“누가 대통령이 되는지 얼굴에 쓰여 있진 않습니다. 몸에서 나오는 힘을 뜻하는 기세와 얼굴의 색을 뜻하는 기색(氣色)을 살펴야 하는데, 지난 대선은 기세론과 기색론이 부닥친 형국이었습니다. 기세는 박 대통령이 좋았지만, 기색은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더 좋다고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