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 현재 가전제품 등에 쓰이는 MCU는 특정 기능만 수행하지만, 조만간 이를 개선해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건 물론 업그레이드 등도 가능한 구조의 스마트화가 모든 가전제품에서 이뤄질 것이다.
그런데 이런 MCU를 개선해 와이파이를 통해 손쉽게 네트워크에 접속, 제어할 수 있는 차세대 마이크로컴퓨터가 나와 눈길을 끈다. 테슬(Tessel)은 와이파이 기능을 갖췄다. 덕분에 무선랜을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디버깅이나 기능 추가 같은 코딩도 할 수 있다. 펌웨어 업데이트도 마찬가지다. 물론 와이파이 외에 USB로 연결해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할 수도 있다.
테슬은 이를 위해 iOS와 안드로이드용 앱도 마련했다.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단말기에서 프로그램을 손쉽게 업데이트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자바스크립트에서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다. 테슬은 프로그램을 베타테스트까지 해볼 수 있다.
테슬에 주목하는 이유는 지금 주위에서 보이는 모든 기기가 특정 기능을 업그레이드하지 못하는 상태로 그냥 쓰는 마이크로컨트롤러를 쓰는 데 비해 두뇌 자체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나아가 와이파이 같은 네트워크 연동을 통해 모든 기기가 스마트해질 미래 홈네트워크 시대엔 이런 기능적 지원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테슬 같은 부품의 등장은 스마트 가전 시장 성장을 예고하는 일부 증거에 불과하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내비간트리서치에 따르면 2012년 전 세계 스마트 가전 시장은 61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2020년이면 349억 달러까지 급성장할 전망이다. 이 시기면 가전제품 상당수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같은 스마트기기와 연동해 손쉽게 작동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게 된다. 또 2015년 이후엔 스마트 그리드 산업도 확대될 전망이어서 스마트 가전에 청신호가 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3 기간 중 THINQ 테크놀로지라고 불리는 스마트 가전 기술을 공개하기도 했다. THINQ는 무선랜과 20m 안쪽에서 작동하는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인 지그비를 이용해 가전제품에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기술이다. 이에 따라 스마트 절전과 스마트 매니저, 스마트 진단, 스마트 제어, 스마트 업그레이드 등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스마트 그리드를 더해 시간대에 따라 전력 요금을 보고 원하는 시간에만 제품이 작동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요금이 가장 저렴한 시간대를 골라 작동하게 하는 식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으로 제품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원격 제어할 수도 있다. 또 제품에 이상이 생기면 스스로 상태를 진단, 서비스센터에 알아서 알려주는 기능도 갖추게 된다.
세탁기나 오븐의 경우 세탁 코스, 조리법 같은 것을 항상 최신 상태로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스마트 어댑트 기능도 지원한다. 마치 윈도가 지원하는 자동 업데이트와 비슷한 것이다. 냉장고의 경우엔 내부에 어떤 음식이 들어 있는지, 유통기한은 얼마나 남았는지를 관리할 수 있다. 시장을 보러 간다면 냉장고에 있는 목록만 확인하면 어떤 걸 골라야 할지 금세 알 수 있게 되는 셈이다.
◎ 김미래 씨 노트
“엄마, 우리 오늘 뭐 살 거야?”
“응, 잠시만. 스마트폰으로 확인 좀 해보고.”
김미래 씨가 스마트폰으로 푸드 매니지먼트(Food Manage-ment) 기능을 실행해 집 냉장고 안에 어떤 음식이 있는지 꼼꼼히 확인해본다. 유통기한까지 함께 표시해 알려주기 때문에 쓸데없는 충동구매를 막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오늘은 두부만 사면 되겠다. 유통기한이 다됐네.”
관점 디자인 토크 ● 모든 제품이 업그레이드되는 시대, 제품을 바꿀 다른 이유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