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식초 제품들.
식초는 기원전 5000년 바빌로니아에서 사용한 기록이 있을 정도로 인류와 역사를 함께해온 최초의 조미료다. 고대부터 음식의 독을 제거하고 건강과 미용을 개선하기 위해 사용됐으며, 지금도 우리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다. 제품화한 조미식초가 국내에 처음 선보인 것은 1969년. 이후 1970년대 들어 오뚜기(사장 이강훈)를 비롯한 몇몇 식품회사가 양조식초를 생산하며 시장 규모가 급성장했다. 특히 오뚜기는 사과식초, 현미식초, 화이트식초 등 소비자의 기호를 살린 다양한 제품으로 식초 대중화를 이끌었다.
오뚜기는 1993년 국내 최초로 2단계 고산도 식초 발효공법에 의한 ‘2배 식초(산도 12~13%)’를 개발해 출시했다. 1998년엔 다른 업체들도 2배 식초를 내놨으나 오뚜기는 같은 해 산도가 18~19%에 이르는 ‘3배 식초’를 출시함으로써 한발 앞선 발효 기술력을 입증했다. 2011년부터는 100% 국산 매실을 사용해 맛과 향이 진한 매실식초와 드레싱용 저산도식초를 선보이는 등 소재를 한층 다양화하고 있다.
소재·용도 다양화
최근에는 식초가 요리뿐 아니라 건강과 미용, 일상생활에도 폭넓게 쓰이고 있다. 고혈압에는 무엇보다 소금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좋은데, 식초는 감염(減鹽) 효과가 있어 혈압이 높아지는 것을 억제한다. 또 위액 분비를 활성화해 소화를 촉진하는 기능도 있다. 양조식초의 유기산과 아미노산은 체내 에너지 대사에 관여해 피로물질이 쌓이는 것을 막아준다.
식초는 피부 미용에도 좋다. 양조식초는 피부를 알칼리성에서 약산성으로 중화하고 세포 구성 물질인 단백질을 만드는 아미노산을 풍부하게 함유해 피부 건강을 돕는다. 세안 마무리 단계에서 식초를 물에 3방울 정도 타서 씻으면 피부가 매끈해진다. 머리를 헹구는 물에 식초를 약간 넣으면 모발이 부드러워지고 비듬 예방에 좋다.
벌레에 물려 가렵거나 아플 때도 식초를 발라주면 증상이 완화된다. 딸꾹질이나 호흡 곤란, 식도에 음식이 걸렸을 때는 식초를 물에 타 마시면 증상이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식초는 손에 밴 마늘 냄새, 생선 비린내 등 냄새 제거에도 효과적이다. 식초를 탄 물에 손을 씻거나 도마를 닦으면 밴 냄새가 사라진다.
기둥이나 다리미가 더러울 때, 책상이나 의자에 볼펜 자국이 남았을 때, 유리·구리·알루미늄 제품을 청소할 때는 물 1L에 작은 술잔으로 1잔가량의 암모니아와 소량의 식초를 넣어 혼합한 뒤 스펀지나 헝겊에 묻혀 닦으면 때가 말끔히 지워진다. 식초는 유연제와 같은 효과가 있어 섬유를 부드럽게 해주며, 정전기를 방지해 폴리에스테르 커튼이나 아기 기저귀 세탁 때 식초를 넣어서 헹구면 좋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효능 덕에 식초 판매량이 날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오뚜기 관계자는 “식초가 자사의 새로운 효자상품으로 떠올랐다”며 “식초 제품의 소재 다양화와 용도 확대로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식초를 활용한 각종 장아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