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매트릭스’의 한 장면. 빅데이터는 이제 시작 단계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세계 곳곳에서 만들어내는 데이터 양은 2.7ZB(제타바이트)에 달한다. 2016년엔 8ZB가 될 전망이다.
시장 규모도 늘어나는 데이터 양에 비례한다. IDC에 따르면 2012년 빅데이터 시장 규모는 97억 달러지만 2015년엔 169억 달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빅데이터 시장 성장률이 앞으로 5년 동안 매년 46.8%라는 놀라운 수치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빅데이터 관련 투자 영역도 꾸준히 확대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2012년 473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중 27%가 빅데이터 관련 투자를 이미 하고 있었고 31%는 향후 1∼2년 내에 빅데이터 관련 투자를 하겠다고 답했다. 지금은 교육, 운송, 의료, 에너지 같은 산업을 중심으로 빅데이터 관련 투자가 많지만 앞으론 소매와 보험, 통신, 미디어 서비스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기술은 실제로 일본 도시바가 2012년 개발했다. 사용자들의 사전 동의를 얻은 상태에서 노트북으로부터 가져온 하드디스크 읽기 오류 횟수, 가동시간 같은 데이터와 고장 난 하드디스크 데이터에서 얻은 대량 데이터를 분석해 하드디스크 고장을 사전 감지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
도시바는 2012년까지 자사 노트북 166만 대에 탑재한 소프트웨어인 도시바 PC 헬스 모니터를 이용해 하드디스크 작동 데이터와 도시바서비스센터가 축적해둔 고장 하드디스크까지 더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750종이 넘는 하드디스크 가동 데이터 특징을 분석해 고장을 사전에 감지하는 기술에 쓰게 됐다.
도시바는 이 기술을 이용하면 고장이 발생하기 쉬운 상태가 되는 기간 등을 예측해 데이터 백업 빈도를 높이는 것 같은 대책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빅데이터의 활용 분야는 광범위하지만 작게는 이렇게 하드디스크 고장을 예측하는 데 쓰일 수도 있다. 지난 추석엔 10년 동안 쌓아둔 데이터베이스(DB)를 바탕으로 교통정보 빅데이터를 분석해 정체 구간을 예측해보기도 했다. 충청남도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재난 안전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을 세웠다. 이런 복잡한 문제 외에도 기업은 개개인의 취향이나 패턴을 정확히 분석해 제품 기획, 판매, 고객 관리, 제품 수명 주기 관리 등에 적용할 수 있다.
빅데이터에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막연히 미래를 예측하는 게 아니라 수치를 근거로 해당 분야를 분석하고 전략이나 실행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빅데이터 시장은 매년 26%씩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아태지역의 경우 앞서 설명한 것처럼 더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18년이면 463억4000만 달러(50조 원)에 달하는 거대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 김미래 씨 노트
“이거 왜 이래. 하드디스크를 읽을 수가 없네.” 김미래 씨가 사용 중인 노트북이 오늘따라 오락가락한다. 옆자리의 친구가 혀를 끌끌 차며 “그러기에 빅데이터로 하드디스크 고장을 사전에 감지해주는 내 노트북 같은 걸 쓰라고 했잖아”라며 면박을 준다. 친구의 노트북도 얼마 전 고장 날 뻔했지만 고장 날 염려가 있으니 미리 하드디스크 A/S를 받으라는 메시지를 받았다는 것이다. 덕분에 친구는 고장으로 난감할 일 없이 사전에 하드디스크를 고칠 수 있었다. 김미래 씨. 오늘, 김과거 씨 됐다.
관점 디자인 토크 ● 빅데이터는 분석과 검색, 해킹과 보안 문제를 동시에 불러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