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터’는 ‘룸바’를 개발한 로봇공학자 로드니 브룩스가 새로 발명한 산업용 로봇이다.
물론 로봇이 이런 생산 현장에만 ‘침투’하는 건 아니다. 이미 2족 보행 로봇은 신기하지도 않다. 얼마 전 독일 인공지능연구센터(German Research Center for Artificial Intelligence)가 개발한 원숭이 로봇은 실제 원숭이처럼 느릿하게 네 발로 4족 보행을 하지만 네 발로 걷기에 어려운 장애물이 등장하면 자체 센서로 이를 인식, 사람처럼 2족 보행으로 걷는 방법을 바꾼다. 4족에서 2족 보행, 원숭이에서 사람으로 인류가 진화했다는 진화론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다.
8월 일본 와세다대학 연구팀이 자율이동형 환경감시 로봇을 공개했다. 로봇은 타원형 바퀴 6개가 달려 요철이 많은 숲 속에서도 주행할 수 있다. 또 스마트폰과 센서를 활용해 사진 데이터 같은 환경 정보를 수집해 이동 중에 환경 모니터링도 가능하다. 스마트폰으로 원격 작업을 하거나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로 수집한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전 세계 로봇 시장 연평균 11% 성장
로봇은 점차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것이다. 미국의 인터넷 서점 아마존의 창고.
2012년 아마존은 공장 자동화 로봇 개발사 키바시스템스(Kiva Systems)를 7억75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아마존은 이후 자사가 보유한 대형 창고에서 네트워크 로봇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다. 실시간 이미지 처리 시스템을 채택한 이 로봇은 물류센터를 자유롭게 오가면서 일을 한다.
로봇은 지시를 내리면 해당 선반을 찾아서 작업원이 있는 곳까지의 경로를 오간다. 재충전에 필요한 시간은 작동 1시간당 5분가량. 앞서 설명한 것처럼 로봇은 알아서 움직이는 게 아니라 네트워크를 통해 트래픽을 제어하기 때문에 부딪치는 일이 없다. 인기 제품은 근처, 인기 없는 제품은 안쪽에 두는 기능도 갖췄다.
물론 아직까지는 사람 손이 전혀 가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작업 상당량을 로봇을 통해 자동화할 수 있는 만큼 작업 효율성이 높아지고 인건비 등을 절감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작업 효율은 2∼4배 정도라는데 조명이나 공조 시스템도 필요 없으니 인력을 창고에 배치했을 때보다 50%가량 비용 절감 효과를 꾀할 수 있다.
물론 이런 로봇으로 인한 기계화, 자동화가 행여 노동자를 내쫓지 않을까 걱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워싱턴DC를 근거지로 활동하는 싱크탱크 대표인 로버트 D 애킨슨은 노동 고용시장이 주춤하는 원인으로 보통 기계화를 꼽지만, 길게 보면 기술이 결코 고용을 파괴하는 게 아니었으며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라 주장한다. 그는 2000년대 이후 기술 혁신에 따른 기계화로 생산성이 점점 높아진 반면 고용은 갑자기 줄었다는 통계 데이터는 경제 성장과 일자리 상실이 관련성이 없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생산성과 고용은 관련성이 없다는 것이다. 노동자가 기계로 대체되면 다른 효과가 발생한다는 얘기다. 기계화에 따라 절감한 비용이 경제 전체로 환원된다는 것.
기계화로 상품 가격이 떨어지면 구매력이 높아지고 다시 기업은 높은 수익을 내고 다른 상품 서비스를 만들기 쉬워진다는 것이다. 남겨진 노동자에게는 높은 임금으로 환원돼 경제 효과가 발생하고, 다시 수요를 자극해 다른 회사가 더 많은 노동자를 확보하는 흐름이 생긴다는 주장이다.
◎ 김미래 씨 노트
“와, 너네 공장이 이렇게 넓었어?”
친구가 운영하는 공장을 찾은 김미래 씨는 부러움 반 놀라움 반에 입이 쫙 벌어졌다. 직원 수가 몇 명 안 된다고 해서 작을 것이라 짐작했던 공장이 생각보다 훨씬 컸던 것. 직접 와서 보니 이렇게 넓은 공장에 직원이 몇 명 안 되는 이유도 금세 알게 됐다. 공장에서 일어나는 일 대부분을 로봇이 자동으로 처리해주기 때문이다.
“그럼 이건 충전은 어떻게 해?” “로봇청소기와 똑같아. 충전할 필요가 있으면 로봇이 알아서 자리로 돌아가서 혼자 충전하고 일을 계속하는 거지.” 직원 수만 보고 친구 사업 얕보다 기죽은 김 씨가 공장을 나오면서 내던진 한 마디는 “세상 참 좋아졌네.”
관점 디자인 토크 ● 미래에 블루칼라(노동자층)는 없다. 지식 노동자를 꿈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