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은 출시 6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 명을 넘겨 ‘싹수’가 다분함을 입증했다. 카카오톡은 2∼4개월 간격을 두고 가입자가 1000만 명씩 꾸준히 느는 저력을 보였다. 이 회사도 앞으로 글로벌 공략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들 국산 메신저는 가입자 4억 명을 확보한 중국 위쳇이나 3억 명에 달하는 미국 왓츠앱은 물론 페이스북 메신저와 마이크로소프트 스카이프, 구글 행아웃, 애플 아이메시지 등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규모를 키워가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이동통신사도 공동 서비스인 조인(Joyn)을 선보였다.
모바일 메신저가 시장에 미칠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카카오톡과 라인 등 모바일 메신저가 인기를 끌면서 이동통신사가 향후 6년 동안 30억 달러에 이르는 손해를 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모바일 메신저가 영향력을 행사할 부분이 이동통신사에 국한된 건 아니다. 이미 검증된 게임 서비스는 물론 라인의 경우처럼 자체 웹스토어를 열어 애플이나 구글과 경쟁 구도를 만들 가능성을 열어뒀다. 실시간 번역 같은 환경이 조성된다면 전 세계를 하나로 묶는 실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이 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시장조사기관 기가옴에 따르면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는 2011년만 해도 메시지 전체 건수가 2조 건을 조금 웃돌았지만 5년 동안 매년 23%씩 성장해 2016년엔 16조 건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용자 면에서도 2011년 모바일 메신저 사용자는 5억8630만 명이었지만 2016년엔 18억 명 수준에 도달할 전망이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포티오리서치는 모바일 메신저 시장이 2015년 3347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는 한편, 사용자도 2015년엔 16억2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모바일 메신저 시장은 처음엔 국가나 지역을 기반으로 한 로컬 서비스로 성공을 거뒀지만 점점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으로 확대되는 공통점을 지닌다. 또 모바일 메신저는 모바일 인터넷 전화, 즉 m-VoIP의 증가를 불러와 이동통신사 입장에선 요금체계를 음성이 아닌 데이터 위주로 재편할 가능성을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 김미래 씨 노트
“뉴질랜드에 있는 친구랑 얘기나 나눠볼까.” 스마트폰 모바일 메신저를 실행한 김미래 씨가 실시간 번역 기능을 이용해 뉴질랜드 현지 친구와 대화를 나눈다. “호호. 거기선 그런 게 인기를 끌고 있구나.” 모바일 메신저 사용자가 늘면서 김 씨는 전 세계 각지에 친구가 생겨났다. 여기에 실시간 번역 기능까지 곁들이니 언어장벽도 없어진 셈.
아침엔 이탈리아 친구와 그쪽에서 유행하는 패션 얘기를 하다 오후엔 프랑스 친구에게 와인을 권해달라고 하고 저녁엔 콜롬비아 친구에게 커피 잘 고르는 방법을 들었다. “세계는 하나라더니 모바일 메신저 덕분이네….”
관점 디자인 토크 ● 국가라는 개념이 사라질 날이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