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이런 시도가 진행 중이다. 슈퍼와이파이가 바로 그것. 이미 제주도에서 시험 서비스를 실시했고 2014년 상용 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슈퍼와이파이(Super Wi-Fi)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만든 것으로 화이트 스페이스를 활용한 무선 인터넷 기술이다. 슈퍼와이파이의 장점은 기존 와이파이보다 빠르다는 것. 전파 도달 거리도 1.6∼3.2km에 이르며 초당 데이터 전송률은 100MB(메가바이트)다. 기존 와이파이보다 통신 가능한 면적도 16배이며, 건물 투과율은 9배다.
물론 슈퍼와이파이는 다른 통신에 비해 저속 통신 기술이다. 초고속 통신이 활성화한 지역보다는 개도국이나 아프리카 오지, 선진국에서도 오지나 산간벽지 등의 공공망 활용 차원에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기술은 미래에 어떤 지역에서나 네트워크가 가능한 시대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슈퍼와이파이는 앞서 말했듯 기존 와이파이보다 도달 거리, 투과율, 커버리지 면적 면에서 우수하다. TV방송에 사용하는 54MHz에서 806MHz 사이 대역을 쓰기 때문이다. 건물 투과율이 높은 데다 도달 거리가 더 길다는 건 기존 와이파이보다 액세스 포인트(Access Point)를 더 적은 수만 놔도 충분하다는 얘기여서 경제적이기도 하다.
미국은 슈퍼와이파이를 맨 처음으로 상용화할 계획이다. FCC는 화이트 스페이스를 이용한 슈퍼와이파이 활용을 이미 승인했으며,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주도하고 퀄컴 등이 기술 개발에 나설 태세다. 새로운 무선 네트워크 기술로 자리 잡으면서 시장 규모도 1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도 Ofcom이 올 1월 슈퍼와이파이를 구축하겠다고 나서 이르면 연말엔 유럽 내 슈퍼와이파이 구축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웃 일본도 2012년 슈퍼와이파이 구축 계획을 이미 발표했다. 이에 맞춰 일본국립정보통신연구소는 2013년 슈퍼와이파이 전송 표준을 준수하는 무선공유기와 터미널을 개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지상파 방송 디지털 전환을 마무리한 2013년 10월 이후 본격적인 상용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슈퍼와이파이는 방송에 활용하던 저주파 대역을 이용하므로 기존 와이파이의 2.4GHz 대역보다 무선 서비스에 유리하다. 공공시설 감시나 산불 같은 재난 발생 여부를 감지하고 조난자 위치 추적, 도서지역을 대상으로 한 원격 의료 서비스, 산간지역 등을 대상으로 한 여행 정보 안내 등에 쓰일 수 있다.
하지만 슈퍼와이파이의 가장 큰 장점은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기존 와이파이와 달리 해당 서비스를 지원하는 공유기나 단말기만 갖고 있으면 누구나 무료로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이라는 점이다. 열린 무선 인터넷 세상을 열어줄 수 있다는 얘기다.
◎ 김미래 씨 노트
휴가차 제주도에 간 김미래 씨는 도내 어디를 가든 쾌적하게 무선 인터넷을 즐길 수 있어 불편함이 없었다. 제주도에 사는 지인에게 얘기를 들으니 슈퍼와이파이 덕에 한라산이나 마라도 등 어디를 가도 무선 인터넷을 편하게 즐길 수 있게 됐다고 한다. 김 씨는 휴대전화 초기 S사가 만들었던 애니콜이 갑자기 떠올랐다. “예전엔 어디서나 잘 터진다고 애니콜이라는 이름도 붙였는데 이젠 그런 음영지역 찾기가 더 어렵겠네….”
관점 디자인 토크 ● 미래엔 모든 제품이 ‘애니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