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호

“대통령-여-야 접점 있다, 4년 중임제 개헌 논의 띄우자”

‘원조 소장파’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입력2013-10-22 15: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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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헌이 정치개혁…내년 개헌 앞장”
    • “야당 지지층, 민주당 버리고 안철수 선택”
    • “진영 사퇴는 독특한 캐릭터 탓”
    “대통령-여-야 접점 있다, 4년 중임제 개헌 논의 띄우자”
    48세에 5선 의원인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은 ‘원조 소장파’로 불린다. 보수 성향의 여당에서 ‘권력 견제’ ‘개혁’의 목소리를 내온 것으로 평가된다.

    남 의원은 이명박 정권 초반 이 대통령의 형이자 실세인 이상득 의원에게 총선 불출마를 요구했다. ‘영포(영일·포항)라인 실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과도 껄끄러운 관계였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로부터 사찰을 받기도 했다. 국회에서 직권상정과 몸싸움을 못하게 한 ‘국회선진화법’도 남 의원의 손을 거친 것이다. 김문수 경기지사가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남 의원(경기 수원병)은 여권 내 차기 경기지사 후보군 중 여론조사 선호도 1위에 올라 있다.

    그러나 ‘일베’ 등 보수층 일각은 “남경필의 스탠스가 마음에 안 든다. 너무 왼쪽”이라며 탐탁지 않게 보기도 한다.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남 의원과 만나 1시간여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경기지사 출마 질문하실 건지…”

    ▼ 종이매체와 이렇게 터놓고 인터뷰하는 게 오랜만이지 않나요.



    “거의 몇 년 만에. 가급적 이야기를 잘 안 하려고 해요.”

    ▼ ‘원조 소장파’…(이 말이 나오자마자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네…”라고 했다)의 시각으로 보기에 요즘 새누리당이 어떤가요. 옛날의 남경필·원희룡·정병국 같은 의원들이 이젠 안 보인다는 얘기도 있고….

    “그 점이 아쉽지만, 이제 (박근혜 정부 출범한 지) 1년도 안 됐는데 ‘도와주고 지켜보자’ ‘기다려보자’는 것으로 이해해요.”

    ▼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잘 하는지에 대한 견제….

    “그게 개혁인 줄 알았어요. 그런 개혁을 외치는 사람이 필요해요. 당의 건강성을 위해. 하지만 선수(選數)가 쌓이다보니 ‘내가 할 일은 그게 아니다’ 하게 된 거죠. 혹시 경기지사 선거 출마 질문하실 건지?”

    ▼ 지금 하죠.

    “나는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할 생각이 없어요. 똑같은 연장선상이에요. 한때 나도 개혁과 관련해선 현상 치유, 정치적 미래와 관련해선 도지사, 대권 도전 이런 걸 생각했어요. 개인적 플랜을 갖고 있었어요. 이제는 버렸어요.”

    ▼ 그럼 뭘 할 겁니까.

    “하나로 귀결돼요. ‘정치구조를 바꾸는 일’로. 보통 의사는 감기 환자에게 약을 주지만 명의는 체력의 문제, 체질의 문제를 개선시켜 고쳐줍니다. 내가 할 일은 그거라고 봅니다. 정치구조와 관련해선 여러 문제가 있지만 이젠 국가의 구조를 바꿀 때가 됐다고 봐요. 내가 독일을 공부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독일은 정치가 안정되어 있고 통일을 이뤄냈으며 ‘유럽 최고의 경제강국’(성장)과 ‘국민의 높은 삶의 질’(복지)이라는 두 목표를 모두 성취하고 있어요.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한 게 무엇인가’를 공부했어요. 얻은 결론이 ‘정치구조의 변화’였습니다.”

    개헌론 다시 불붙나

    남 의원은 4월, 52명의 의원과 함께 새로운 국가 모델을 연구하기 위한 ‘대한민국 국가모델 연구모임’을 발족했다. 이어 독일 기민당의 미하엘 푹스 부대표를 초청해 ‘독일 어떻게 성공했나? 통일·경제위기 극복·정치안정·사회통합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고, 독일을 방문하기도 했다.

    남 의원은 “독일은 히틀러의 나치 체제를 겪은 뒤 오늘날의 권력구조를 만들었다. 우리도 극한 정쟁으로만 치닫는 지금의 정치를 바꾸려면 권력구조 개편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개헌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대통령이 임기 초반이고 국민적 지지가 높은 편이므로 정권 차원에서 결정이 내려지면 실제로 개헌이 추진될 가능성도 어느 때보다 높은 편이긴 하다. 남 의원은 “박 대통령도, 새누리당도, 야당도 모두 동의할 만한 접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여야는 국가정보원 논란 등으로 극렬하게 대치하고 있다. 국회도 국정감사, 대정부질의, 예산안 처리 같은 현안이 산적해 개헌을 논할 분위기가 아니다. 남 의원은 이런 점을 염두에 둔 듯 “여야 원내지도부가 바뀌는 내년 중순이 개헌의 적기”라고 했다. “내가 영국 프리미어리그를 즐겨 보는데, 그쪽 시즌제로 치면 우리 국회의 2014년 8월~2015년 7월 시즌에 국가의 미래를 바꿀 큰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본격적으로 개헌을 추진하기 전에 정치권과 언론을 상대로 개헌에 관한 공감대를 넓혀나갈 필요가 있다. 나는 개헌을 추진하기 위해 차기 원내대표에 나설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 가장 중요한 건 권력구조 개편인데, 어떤 형태로….

    “4년 중임제 분권형 대통령제로 가서…. 대통령을 국민의 손으로 뽑지만 대통령에게 국가 안전과 관련된 리더십을 주고 국회에 갈등조정과 관련된 리더십을 주는 게 좋습니다. 국회가 국무총리와 내각을 선출해 관련된 국정을 맡는 것이죠. 총선에서 승리한 다수당의 대표가 총리가 됩니다.”

    ▼ 그럼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뭡니까.

    “지난 대선 결과가 51대 49로 끝났는데 51이 권력의 100을 갖고 49는 0을 가지니까 정치 갈등이 끊이지 않아요. 이긴 쪽과 진 쪽이 권력을 6대 4 정도로 나누면 이런 일이 안 벌어집니다. 분권형으로 가면 야당에도 장관직이 상당수 돌아갑니다. 정치권 전체의 80%가 국정에 참여하기 때문에 정쟁으로 ‘식물국회’나 ‘국정마비’가 일어날 일도 없고 서로 상의해가며 책임 있게 나라를 이끌 수 있어요. 독일·오스트리아도 이렇게 해서 정치 안정을 이뤄냈어요.”

    “이재오 때와 다르다”

    ▼ ‘개헌엔 관심이 없다’는 여론도 상당할 것 같은데요.

    “과거에 이재오 의원이 그랬던 것처럼 불쑥 개헌 논의를 던지면 ‘아니, 정치인들이 자기네들끼리 권력 나눠 먹자는 것 아니야’는 이야기가 또 나올 거예요. 이번엔 거꾸로 가야 한다고 봐요. 우리나라가 일류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공부하고, 그 결과로 권력분점의 필요성이 나오면 많은 사람이 동의할 것이라고 봐요. 민생과 개헌이 다른 게 아니라 민생을 위해 개헌을 한다는 거죠. 정치가 잘 돌아가야 민생도 좋아지는 거니까요.”

    ▼ 현재의 제도를 잘 운영하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박 대통령은 국가의 안전과 관련된 리더십을 잘 발휘하고 있어요. 그러나 갈등조정과 관련된 리더십은 달라요. 대통령 한 분이 그 많은 일을 다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분리하자는 거죠.”

    ▼ 안 그래도 감사원장 등 주요 자리 인사도 늦어지고 있고, 당에선 공기업 인사도 너무 늦다고 지적합니다. 기존의 주요 공직 인선도 상당한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하고요.

    “박 대통령을 비판하기보다는 대통령 인사권을 분산시키는 문제를 이제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봐요. 박정희·전두환 대통령 시절까진 대통령 혼자서 할 수 있었어요. 그러나 지금은 우리나라의 규모가 너무 커졌어요. 대통령이 소수의 수석비서관들 데리고 복잡다단한 일들을 다 처리할 수 없어요. 인사 문제도 똑같다고 봐요. 사실 대통령과 그 주변의 비서실장과 수석들이 인사위원회를 구성해 결정하게 돼 있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다 결정합니까.”

    정부 내에서는 “청와대가 빨리빨리 인사를 하고 싶어도 인사 대상자가 너무 많은 데다 관련 절차와 검증 과정이 복잡해 그러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심지어 “공기업의 어느 자리가 교체대상인지도 아직 체계적으로 파악이 안 된 것 같다”는 말도 돈다. 남 의원의 말과 일맥상통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청와대가 장관의 인사권에 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도 한다. 이어지는 남 의원과의 대화 내용이다.

    ▼ 독일 모델을 공부하셨으니…. 메르켈 독일 총리와 박근혜 대통령은 어떤 점이 다르나요.

    “메르켈 총리는 우파가 키워낸 우파 내 비주류죠. 동독 출신이고 여성이고 과거 극렬한 좌파운동을 했다는 전력 시비도 있고요. 우파가 메르켈이라는 아이콘을 만들고 그 아이콘이 사회통합을 이끌고 있어요. 반면 박근혜 대통령은 우파 내 주류죠. 박 대통령이 포용정책, 통합정책을 펼 수 있는 기반은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대통령이 임기 초반 하고 싶은 일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에 대해선 동의해요. 내년 지방선거, 보궐선거 끝나면 진보진영을 대상으로도 적극적인 포용정책, 통합정책을 펴야 한다고 봐요. 권력분점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하고요.”

    “진영에게 폭탄주 두 번 권하면…”

    ▼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사퇴한 건 청와대와 장관 사이에도 벽이 있기 때문인가요, 아니면 박 대통령이 기초연금 공약 불이행 논란으로 어려울 때 진 전 장관이 박 대통령을 배신한 건가요.

    “진 전 장관이 사퇴한 건 그분의 캐릭터가 반영된 거고요.”

    ▼ 어떤 캐릭터….

    “그분은 저녁자리에서 술 마시다가 폭탄주가 돌잖아요? 폭탄주 돌리는 건 상관 안 해요. 그런데 누군가 자기에게 폭탄주를 마시라고 권하면 거절해요. 두 번째로 권하면 나가요. ‘나 그 술 안 마셔’ 그러면서요. 그런 분이에요.”

    “대통령-여-야 접점 있다, 4년 중임제 개헌 논의 띄우자”
    ▼ 진 전 장관이 퇴임 후 언론 인터뷰에서 “정부 안(案)대로 하면 국민연금 가입자 중 100만 명이 앞으로 떨어져 나갈 것”이라고 말한 건 한때 몸담았던 정부에 고춧가루 뿌리는 행동 아닐까요.

    “진 전 장관의 개인적 처신엔 당연히 동의하기 어려워요. 그 부분은 너무 아쉽고요. 다만, 진 전 장관 이야기 중에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간) 연계와 통합의 차이, 이 부분이 좀 애매해요. 정확하게 공부해보고 싶어요. 진 전 장관은 이게 당초 공약은 통합이다, 연계가 아니다, 대통령에게 인풋(input·보고)이 잘못됐다고 하거든요. 정병국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현 새누리당 의원)은 ‘진 전 장관을 이해는 한다’고 하더라고요. MB(이명박) 정부 때도 똑같았대요. ‘뭘 하려고 하면 청와대, 기재부, 행안부, 이런 벽들이…. 한곳에서 틀어쥐고 있으니까’라고요. 노무현 정부 땐 안 그랬겠어요? 이게 정도의 차이지, 결국 시스템의 문제예요.”

    ▼ 권력이 대통령과 그 주변 극소수에 집중돼 있다?

    “아니, 실제로 그렇잖아요. 대통령 중심제에서 대통령이 가장 큰 권한을 가지고 있으니, 부인할 수 있겠어요? 당연한 거예요.”

    ▼ 제도와 관련된 거니 중장기적으로 해결할 문제….

    “중장기적이라고 생각 안 합니다. 전 내년에 해결할 수 있다고 봐요.”

    박준우 정무수석은 민원 해결사?

    ▼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은 어떻습니까. 정치권과의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일부 언론이 보도하고 있는데요.

    “내가 보기에 정무수석은 일을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정치권과 소통도 많이 하고 여러 가지 일을 협력하고 있어요.”

    ▼ 예를 든다면.

    “대통령께서 영국엘 가는데, 거기서 (박 수석이) 할 일이 있어요. 그걸 대통령께 보고드리고 하는 과정에서 정무수석이 중간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한할 거거든요. 그때도 할 일이 있어요. 박 수석이 외교관 출신이니까 그런 일은 잘 처리하고. 법무부의 성남보호관찰소 기습이전 사태 때도 박 수석이 법무부와 조정하면서 해결하기 위해 기민하게, 열심히 했어요. 그래서 해당 지역의 이종훈 의원이 박 수석을 매우 높게 평가해요.”

    ▼ 정무수석이 민원 해결사인 것처럼 들립니다.

    “정무수석이 정치권 인사가 아니어서 야당 의원들과 그간 면식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전화하기가 속된 말로 좀 뻘쭘한 거예요. 그런 걸 깨면…. 거꾸로 옛날엔 정무수석이 의원들에게 먼저 밥도 사고했지만 이젠 의원들이 먼저 주인의식을 갖고 정무수석에게 필요한 일을 요구해야 한다고 봐요. 그러면 정무수석이 바로바로 처리해주더라고요.”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민주당은 국정원 문제 등 현안마다 여전히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다. 정기국회가 개회했지만 야당의 동의가 없으면 어떠한 법도 통과될 수 없는 국회선진화법으로 인해 입법 기능이 현저히 위축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하고 박근혜 정부를 강도 높게 비난하는 것에 대해 남 의원은 “이해한다. (대선에서 지고 나서) 허탈해하는 지지자들을 달래줘야 하고, 다른 이유도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 그 ‘다른 이유’라는 게 뭔가요.

    “이분들(민주당)이 지금 죽느냐 사느냐 하는 경쟁을 하고 있어요.”

    ▼ 박 대통령과?

    “아니, 안철수 의원과요.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 쪽에서 태동할 신당이 생존을 건 경쟁을 하고 있어요. 민주당은 ‘중도를 잡을 것이냐’, 아니면 ‘골수 지지층을 일단 확보할 것이냐’를 두고 고민이 있었을 거예요. 그 고민 끝에 후자를 택한 것 같아요. 왜냐. 이미 광주, 전남에서 안철수 쪽에 지고 있거든. 여론조사에 그렇게 나와요. 그렇다보니 내년 지방선거와 15개 정도로 예상되는 보궐선거에서 안철수 신당의 목표는, 이건 그쪽과 대화해본 건 아니지만, ‘수도권에선 2등, 호남에선 1등’이 아닐까 해요. 지금 민주당은 굉장한 위기의식에 휩싸여 있다고 봐요.”

    ▼ 그러면 민주당은 앞으로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중도의 바다로 나오길 바랍니다. 그게 더 길게 살길이라고 보는데…. 그러나 전략은 다른 쪽으로 갔죠. 그러다보니 저런 행동이 나오는 겁니다. 이해는 해요. 그러나 오히려 죽을 길로 가고 있어요.”

    ▼ 그렇지만 국정원의 선거개입 의혹 제기라든지 민주당의 행동엔 나름대로 명분이 있거든요. 도덕적으로 옳은 행동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요.

    “옳은 행동이 아니죠. ‘죽을 길’은 표현이 좀 그렇고요. 안타깝습니다. (국정원 의혹 같은) 그런 거를 떠나서요, 기본적으로 여야가 협력하면서 가는 게 좋다는 거죠. 국정원 문제 가지고 장외로 뛰쳐나갈 게 아니라 국회에서 여야가 잘 돌아가는 걸 보여주면요, 오히려 안철수 신당에 대한 요구가 내려가요. 국민은 이명박 대통령 시절엔 그 반대세력을 민주당으로 본 게 아니라 박근혜로 봤습니다. 지금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견제세력을 안철수로 선택하고 있는 거고요. 민주당은 (국민의 안중에) 없어요.”

    “45:25:15로 고착화”

    ▼ 왜 그럴까요.

    “민주당이 리더십을 가지고 박근혜 대통령이나 여당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타협하지 않아서 그래요. 그런 뉴스의 중심에 박 대통령과 민주당 대표가 서면요, 안철수는 자연스럽게 보글보글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고 봐요. 그게 안 되니까. 민주당 지지율이 꺼지면서 안철수 지지율이, 보면 아시지만, 45대 25대 15, 이게 고착화해 있잖아요.”

    ▼ 국회선진화법 입법화를 주도한 분으로서 최근 이 법을 둘러싼 논란을 어떻게 봅니까.

    “우리(민주당)가 (국회선진화법으로) 발목 잡으면 한 걸음도 못 간다, 그렇게 하라고 만든 게 아니거든요. 너무 낮은 단계의 대응을 하고 있어요. 사람 이름 이야기하기 그렇지만 (민주당) 원내지도부를 보면서, 중도 성향 국민과 야권 성향 국민은 민주당을 새누리당의 대안이라고 생각을 안 하는 거예요. 민주당이 전격적으로 등원했을 때 굉장히 좋은 타이밍을 잡았다고 봤는데. 이후에 또 협력을 안 하더라고요.”

    SD가 준 교훈

    ▼ 박 대통령이 민주당에 대해 포기한 게 아닐까요. ‘쟤들과는 도저히 안 되겠다’ 이런 식으로.

    “민주당의 문제는 약한 리더십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강경파와 골수 지지층의 목소리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점이죠. 이걸 극복하지 않으면…. 내년 민주당과 안철수 진영 간 피를 말리는 경쟁의 결과가 눈에 좀 보여요.”

    ▼ 손학규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만나는 게…. 2012년 대선 때 손-안 조합이 야권이 낼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이었다는 이야기가 있었죠.

    “야권의 이합집산이 다시 시작된 거죠.”

    이명박 정권의 실세인 이상득 전 의원과 남 의원은 한때 절친한 관계였으나 남 의원이 이 의원에게 총선 불출마를 요구한 이후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됐다. 남 의원은 이 때문에 사찰 등 정치적 보복을 받았다고 주장해왔다.

    ▼ 이상득 전 의원이 비리혐의로 구속됐다 지금은 나온 것 같은데, 이런 장면을 보면서 어떤 느낌이 들었습니까.

    “SD(이상득 전 의원)는 존경할 점이 많은 분이에요. 이번 수감생활 때도 규정을 하나도 안 어겼고요 사면복권 이야기 나올 때도 이명박 대통령에게 먼저 안 하겠다고 했어요. SD와 나, 소장파의 관계는 밀접했어요. 저희 새정치수요모임의 고문이셨어요. 내가 포항으로 SD(이상득 전 의원)를 찾아갔던 건 SD를 너무 좋아했기 때문입니다. 노건평(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이야기, 김현철(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이야기, 심지어 양녕대군 이야기까지 하면서 총선에 출마하지 마시라, 정계은퇴하시라고 말씀드렸어요. 그때 제가 ‘4, 5년 후에 제 이야기가 현실화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얘기까지 했거든요. 그렇게 되시는 거 보고 참 가슴이 아팠어요. 이것 역시 권력집중의 폐해예요.”

    남 의원은 “긍정적인 에너지가 우리 정치의 문제를 해결해낼 수 있다고 본다”며 “내년에 야당의 합리적인 분들과 함께 권력분점의 합의를 도출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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