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호

접거나 감거나 구부리거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 박용후 | 관점 디자이너(Perspective Designer)

    입력2013-10-24 10: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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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접거나 감거나 구부리거나

    삼성전자가 올 1월 미국 CES에서 선보인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윰’(왼쪽)과 9월 독일 베를린 가전전시회(IFA)에서 공개한 갤럭시노트 3.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갤럭시노트 3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제품을 한정판으로 내놓는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3 기간 중 플렉서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를 공개했다. 유기EL(OLED)을 활용한 이 디스플레이는 현재 쓰이는 디스플레이보다 얇고 가볍다. 물론 이보다 더 큰 장점은 신문지처럼 접거나 감아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접을 수 있는 유연함 덕에 제품에 대한 상상력을 적용하기가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윈도폰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프로토타입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전시회에선 전자종이 태블릿도 공개됐다. 캐나다 퀸스대학과 미국 인텔, 영국 회사 플라스틱로직(Plastic Logic)이 공동 개발 중인 페이퍼탭(Papertab)은 종이처럼 얇은 10.7인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썼다.

    페이퍼탭은 디스플레이 가장자리를 접는 것만으로 페이지가 말리거나 e메일을 호출하게 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에 적당한 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해둬서 이런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장점을 살린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페이퍼탭 디스플레이끼리 옆면을 겹치면 와이드 스크린처럼 쓰거나 데이터를 곧바로 옮길 수도 있다. 언뜻 보면 신문지 같지만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로 이뤄진 스마트 신문지인 셈이다.

    디스플레이뱅크가 2012년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시장은 2015년 11억 달러 규모에서 2020년이면 420억 달러까지 놀라운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출하량 기준으로 따져보면 2020년엔 8억 대 수준까지 올라간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지금 쓰이는 디스플레이를 단순히 대체한다는 개념을 떠나 새로운 디스플레이 형태를 제안하는 것인 만큼 신규 시장 창출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먼 얘기가 아니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플렉서블 OLED 디스플레이 YOUM(윰)은 실제 구동 장면까지 함께 공개해 상용화를 예고했다. 9월 독일에서 열린 IFA 2013 기간 중 발표한 갤럭시 기어나 갤럭시노트3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채택한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올해 안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선보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올해 안에 모바일용 플렉서블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 밝힌 것.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기존에 사용하던 유리 기판 대신 얇은 플라스틱을 채택해 휘어질 뿐 아니라 깨지지도 않는다. 삼성전자는 이 디스플레이 기술을 차세대 모바일 기기에 적용해 미래 디스플레이 트렌드를 선도할 계획이다. 이렇게 디스플레이를 채택하면 제품 디자인을 더 유연하게 할 수 있는 데다 두께를 줄이거나 구부릴 수도 있어 활용 방법 자체도 달라질 수 있다. 종이처럼 얇은 화면이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 트렌드를 지배한다.

    ◎ 김미래 씨 노트

    “엄마, 예전엔 디스플레이 두께가 몇 mm냐를 두고 싸웠어요?” “응, 그럼. 그게 기술력의 척도였으니까 그렇지.”

    김미래 씨는 딸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들여다보다 문득 물어본 말에 “하긴 요즘엔 모바일 디스플레이가 이렇게 다 종이처럼 얇은 플렉서블 형태니까 예전엔 왜 그랬나 싶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둘 말았다가 쓰거나 구부렸다가 넓게 펼쳐서 쓸 수 있는 화면 덕에 예전엔 패블릿폰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지금은 작은 크기로 만들어 들고 다니다 필요할 땐 화면을 쫙 펼쳐서 쓸 수 있게 됐으니.

    관점 디자인 토크 ● 미래의 종이는 화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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