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호

극한의 ‘리얼 체감’ 입체 효과 구현

4DX

  • 박용후 | 관점 디자이너(Perspective Designer)

    입력2013-10-24 10: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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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한의 ‘리얼 체감’ 입체 효과 구현

    서울 CGV상암의 4DX 상영관. 앞좌석에 설치된 장치에서 바람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4D는 시각적 입체 효과를 주는 3D에 물리효과를 곁들인 체감형 입체 방식이다.

    일본 나고야에 위치한 코로나월드는 4월 일본에선 처음으로 할리우드 영화 ‘아이언맨3’를 4DX로 상영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도 4D 기술 개발에 적극적이다. CGV는 2009년 처음으로 CGV상암에 자체 브랜드 4D플렉스를 붙인 4DX 상영관을 만든 데 이어 2년 만에 4DX 상영관을 12개까지 늘렸다. 4DX 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면서 외화는 물론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같은 국산 다큐멘터리를 4DX로 상영하기도 했다.

    CGV는 자회사인 씨제이포디플렉스를 별도로 두고 해외 8개국에 26개의 상영관을 선보였고, 올해 3월엔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4DX 특별관을 론칭했다. 이 회사 김종현 영업본부장은 “헝가리에 이어 폴란드와 체코, 불가리아 등에 올해 안으로 4DX 상영관을 추가로 열어 본격적인 유럽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라 밝혔다.

    4D는 시각적 입체 효과를 주는 3D에 물리효과를 곁들인 체감형 입체 방식을 말한다. 즉, 디지털 2D나 3D 화면에 특수 효과를 추가한 것. 진동 등 다양한 효과를 주는 의자의 움직임, 물이나 공기 분사, 상영관 전체에 걸쳐 바람과 번개, 향기, 비눗방울 같은 온갖 효과를 곁들여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4DX는 여기에 입체 효과를 더욱 높인 것이다. 기존 4D는 의자가 상하, 좌우, 앞뒤 3축으로 움직였지만 4DX는 여기에 좌우 수평을 더한 4축 모션으로 입체감을 더 높였다.

    4DX의 가장 큰 장점은 20여 가지에 달하는 특수 효과다. 4DX로 즐길 수 있는 특수 효과는 크게 동작과 환경으로 나뉜다. 동작은 주로 의자로 느낄 수 있다. 환경은 상영관 전체를 활용한 바람이나 물, 연기, 향기 같은 걸 뜻한다. 4DX는 이런 물리적 효과를 곁들여 콘텐츠에 대한 몰입감을 끌어올린다.



    4D 기술 발전의 시초는 비행 시뮬레이터

    극한의 ‘리얼 체감’ 입체 효과 구현
    4D는 이제까지 아케이드 게임기나 놀이공원 같은 곳에서 주로 활용됐다. 관련 업계에선 4D 기술이 발전한 시초 격의 제품이 비행 시뮬레이터라고 말한다. 모의 훈련을 위해 만든 비행 시뮬레이터는 모터가 움직이면서 좌석을 전후좌우 혹은 상하로 움직이게 모션 컨트롤(Motion Control)을 한다. 이같이 비행 시뮬레이터를 통해 확보한 기술은 4D로 응용 분야를 넓히고 있다. 실제로 4D 효과를 구현하는 기술 가운데 최상의 고난도는 좌석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모션 컨트롤이다.

    4D는 평면에서 입체로, 현실에 가까운 사실적 표현을 추구하는 추세를 반영한 기술이다. 그런 점에서 극장이나 TV 등을 비롯한 문화생활에 영향을 주는 기술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미래의 극장은 단순히 ‘보는’ 영화가 아니라 함께 ‘체감하는’ 곳이 될 것이다. 이제껏 이런 체감형 관람은 테마파크 같은 놀이공원 등 일부에 한정됐다.

    미국의 유명 테마파크인 유니버셜스튜디오는 슈렉4D를 4D 콘텐츠로 상영한 바 있다. 단순 상영이 아니라 특수 효과와 4D 효과 기능을 갖춘 좌석을 곁들여 몰입감을 높인 것. 동굴처럼 생긴 상영관에 앉으면 3D 스크린이 앞쪽은 물론 좌우에도 자리하고 있다. 당나귀가 재채기를 할 때에는 좌석 뒷부분에서 실제 에어스프레이가 물방울을 튀겨주고 화면 움직임에 따라 바람이 불기도 한다.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까지 그대로 재현해낸다.

    4DX 상영관이 늘면 테마파크에 한정됐던 체감형 영화 관람이 대중화될 것이다. 여기에 증강현실이나 홀로그램 등 다른 입체 표현 기술이 더해지면 관람객은 마치 실제로 그 장소에 와서 주인공과 함께 스토리를 진행하는 느낌을 가질 수도 있다.

    ◎ 김미래 씨 노트

    2030년. 김미래 씨가 가족과 모처럼 극장 나들이에 나섰다. 리메이크작으로 선보인 ‘반지의 제왕 2030’을 보기 위해서다. 김 씨는 마치 영화 촬영 장소인 뉴질랜드에 직접 온 듯 마음이 들떴다.

    주인공이 걷는 평온한 길엔 산들바람이, 눈보라에 휩싸인 곳에 갈 땐 강한 바람을 직접 맞느라 정신이 없다. 천둥이나 번개, 지진이 일어나면 천장에서 실제로 불빛이 번쩍이고 좌석에서 진동이 일어나 깜짝 놀란다. 주인공이 산 중턱에서 아래로 떨어질 땐 모션 컨트롤 기능을 갖춘 좌석 덕분에 자신도 갑자기 아래로 뚝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 몰입도가 높다. 쫓기는 주인공이 강물을 뛰어갈 땐 실제로 물이 튄다.

    주인공이 잠든 사이 쥐나 다람쥐가 나와 다리를 간질일 땐 티클러(Tickler) 기능 덕에 김 씨도 간지럼을 느낀다. 아름다운 꽃밭에 가니 실제로 은은한 꽃향기가 극장 안에 퍼진다.

    관점 디자인 토크 ● 미래의 극장에서 느낄 가장 큰 감흥은 ‘현실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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