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호

세상을 모두 담으려는 야심

구글 글래스

  • 박용후 | 관점 디자이너(Perspective Designer)

    입력2013-10-24 13: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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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모두 담으려는 야심

    구글 글래스는 안경형 디스플레이 컴퓨터다. 구글 글래스를 비롯한 웨어러블 컴퓨터는 미래 컴퓨팅을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

    구글이 자체 개발한 안경형 컴퓨터 구글 글래스(Google Glass)를 올 2월 20일 공식 사이트를 통해 공개했다. 프로젝트 글래스(Project Glass)라고도 불리던 이 제품은 손이 아니라 목소리만으로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고,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게 도와준다.

    안경 자체는 가볍고 유연한 소재로 만들었다. 화면 오른쪽 위엔 작은 창이 있는데 이곳을 통해 원격 영상을 볼 수 있고 상대방 역시 구글 글래스를 통해 보이는 영상을 전송받아 바로 앞에서 보는 것처럼 감상할 수 있다. 촬영 중 영상은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도 있다. 자동차 내비게이션 대신 구글 글래스를 써먹을 수도 있다. 친구에게 메시지가 도착하면 현장 사진이나 영상을 곧바로 공유하는 건 물론이다.

    구글은 구글 글래스의 기능과 구실을 꾸준히 넓히고 있다. 8월 15일 와이어드 보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노스아메리카 측은 6개월 전부터 구글글래스팀과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구글 글래스에서 주소를 입력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진행했다. 차에 올라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목적지가 대시보드에 장착된 내비게이션 시스템으로 전송된다. 원하는 장소에 도착해 스마트폰을 떼어내면 시스템이 데이터를 구글 글래스에 재전송해준다. 벤츠가 구글 글래스를 끼고 달리는 셈이다.

    지역 여행 가이드 앱인 필드트립(Field Trip)도 구글 글래스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필드트립은 주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장소를 알려주는 여행 가이드. 현지 역사나 쇼핑 정보, 식당 같은 정보를 모두 제공한다. 여행지에서 현지인처럼 즐길 수 있다는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다. 구글 글래스를 쓴 상태에서 필드트립을 실행하면 화면 오른쪽 위에 관심을 둘 만한 장소 도착 여부나 해당 정보 소개를 읽을 수 있는 메시지가 뜬다. 유적지 등 건물에 들어가기 전엔 내부 모습이나 기본 정보를 미리 알려준다.

    이웃 일본에선 일본판 구글 글래스 개발이 한창이다. 텔레파시 창업자 이구치 대표가 추진 중인 텔레파시 원(Telepathy One)이 그 주인공이다. 텔레파시는 올 3월 미국 오스틴에서 열린 전시회 기간 중 안경형 웨어러블 단말기인 텔레파시 원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디자인을 끝내고 티타늄 재질로 만든 프로토 타입을 선보인 상태다.



    텔레파시 원은 테가 얇아 안경처럼 부담 없이 쓸 수 있다. 오른쪽 눈앞을 통해선 5인치 화면 영상을 볼 수 있고 본체에 카메라를 달아 눈에 보이는 장면을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에서 공유할 수도 있다. 블루투스 근거리 무선통신도 지원한다. 구글 글래스와 마찬가지로 e메일이나 SNS 정보 수신도 할 수 있다.

    ‘포스트 스마트폰’은 웨어러블 컴퓨터

    세상을 모두 담으려는 야심

    삼성전자의 손목시계형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 갤럭시 기어.

    구글은 8월 미국에서 자사의 구글 글래스를 외과 수술 줄에 착용하고 수술 장면을 생중계로 강의하는 실험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구글 글래스 테스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수술 전 과정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한 것. 구글은 앞으로 환자와 의사소통을 하는 등 다양한 의료 상황에서 구글 글래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구글 글래스나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 애플이 선보일 예정인 아이워치 같은 웨어러블 컴퓨터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정보기술(IT)업체마다 ‘포스트 스마트폰’으로 웨어러블 컴퓨터를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웨어러블 컴퓨터란 시계나 안경처럼 신체에 부착해 컴퓨팅 행위를 할 수 있는 모든 걸 뜻한다. 초기엔 시계나 신발에 계산기나 카메라를 다는 등 단순히 전자기기를 부착하는 형태였다. 하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스마트 기기가 늘면서 이를 접목한 웨어러블 컴퓨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무선 네트워크 인프라가 구축된 데다 음성 및 영상 센서, 터치와 음성인식 기술이 좋아지면서 웨어러블 컴퓨터의 능력이 향상되고 활용범위가 넓어질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

    구글 글래스 같은 웨어러블 컴퓨터는 이를 사용하는 사람의 모든 것을 기록하는 라이프로그 기기가 될 수 있다. 사용자의 행동반경은 물론 패턴까지 파악해 라이프로그 분석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는 개인 맞춤형 시대를 열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건강 관련 기능을 담아 의료 분야와의 연계도 가능하다. 사람과 가장 밀착한 형태를 갖춘 만큼 기존 기기로는 불가능했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반영하듯 시장조사기관 IMS리서치는 웨어러블 컴퓨터 시장이 2016년엔 1억7000만 대, 매출 기준으로 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본다.

    ◎ 김미래 씨 노트

    남편이 아파서 병원에 온 김미래 씨는 대기실에서 수술 장면을 실시간 중계로 보면서 의사의 설명까지 들었다. “여기가 종양이고요. 이걸 제거하면 남편은 괜찮아지실 겁니다.”

    이제 병원에 가서 무작정 기다릴 필요가 없다. 환자 상태에 대한 설명이나 의사 처방, 혹은 김 씨처럼 남편이 수술을 받고 있는 경우엔 의사가 직접 과정을 설명해주면서 집도하기 때문에 믿고 볼 수 있다. 김 씨는 수술을 마친 남편에게 가서 밝게 웃었다. “내가 다 봤는데, 종양 깔끔하게 없어졌어.”

    관점 디자인 토크 ● 미래의 궁극적인 안경형 디스플레이는 콘택트렌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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