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호

연료 걱정 없는 친환경 트렌드

전기자동차

  • 박용후 | 관점 디자이너(Perspective Designer)

    입력2013-10-24 15: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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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료 걱정 없는 친환경 트렌드

    테슬라모터스의 전기자동차 테슬라 모델S.

    테슬라모터스는 올해 미국에서 단숨에 폭풍의 핵으로 떠오른 기업이다. 이 회사가 선보인 전기자동차(Electric Vehicle)인 테슬라 모델S(Tesla Model S)가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하며 회사 창립 후 첫 흑자를 안겨준 것. 주가도 2배 이상 뛰었다. 테슬라 모델S는 올 1분기에만 4900대를 팔아치웠다. 테슬라모터스 측은 올 한 해 2만1000대에 달하는 테슬라 모델S를 팔겠다는 계획이다.

    테슬라 모델S가 인기를 끈 가장 큰 비결은 놀라운 주행거리와 충전시간에 있다. 보통 전기자동차는 한 번에 150∼160km밖에 가지 못한다. 이에 비해 테슬라 모델S는 한 번 충전하면 426km까지 연속 주행할 수 있다. 충전시간도 50분 정도에 불과하다. 충전시간은 짧지만 주행거리는 2∼3배가 넘는 셈이다.

    BMW도 올해 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7월 29일 자사의 첫 전기자동차인 i3를 발표한 것. i3는 서브 브랜드인 BMW I가 2011년 7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기간 중 콘셉트 모델을 처음 선보인 도심형 전기자동차다. BMW 측은 이후 개발에서 테스트까지 20억 유로가 넘는 비용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자동차 업계가 전기자동차에 주목하는 것은 높은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BMW는 전 세계 전기자동차 시장이 2010년만 해도 7000대 수준이었지만 올해엔 16만 대 수준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뿐 아니라 후지경제에 따르면 2030년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863만 대, 전기자동차는 307만 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7만 대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2030년까지 44배에 달하는 높은 성장을 보인다는 예측이다.

    최초의 택시도 전기자동차



    전기자동차는 화석에너지원인 석유를 이용하지 않아 에너지원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친환경이라는 트렌드를 충실히 따른다는 점에서 꾸준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자동차는 친환경 바람을 타고 연일 주가를 높이고 있다. 1990년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완전 무공해 자동차 도입 정책을 발표하면서 관심을 모았던 전기자동차가 화려한 부활을 예고하고 있는 것. 당시 캘리포니아 주는 주에서 운행하는 자동차 중 일정 비율을 무공해 자동차로 판매해야 한다는 의무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GM이 비운의 전기자동차 EV1을 선보여 일약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심을 높인 바 있다.

    물론 전기자동차가 다시 관심을 끌게 된 건 배터리 등 기술 발전과 가능성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건 첫 전기자동차는 19세기, 그러니까 1873년 영국의 로버트 데이비슨 혹은 공식적으론 1884년 영국인 발명가인 토머스 파커가 개발한 것이다.

    택시 이야기도 재미있다. 도로에서 흔한 택시가 처음 등장한 건 1896년의 미국이다. 아메리칸전기자동차회사가 전기 승용차 200여 대를 만들어 마차 대신 영업하기 시작한 것. 놀랍게도 이 택시는 전기자동차였다. 이 택시는 당시 대환영을 받았다. 요즘에도 전기자동차는 환영받는 대상인데 지금과 같은 이유에서였다. 조용하고 냄새도 안 나기 때문이었다. 이 전기자동차 택시는 ‘거리의 자동차’라는 뜻의 ‘리무진 드 빌(Limousine de Ville)’로 불렸다.

    전기자동차는 이후 휘발유 자동차에 밀려 사장됐지만 요즘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심지어 레이싱 경기에도 나선다. 닛산이 9월 자사의 전기 레이싱카 제오드RC(ZEOD RC)가 공식 서킷 주행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힌 것. 이 자동차는 ZEOD(Zero Emission On Demand Racing Car)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전기로 움직이는 레이싱카다. 닛산은 제오드RC가 300km/h가 넘는 속도를 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전기 구동형 레이싱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제오드RC는 공기저항을 줄일 수 있게 본체가 우주선처럼 유선형이다. 물론 가장 큰 장점은 전기 모터와 리튬이온 배터리팩을 이용한 전기자동차라는 것. 닛산 측은 이 자동차를 내년에 열릴 유명 레이싱 경기인 르망24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앞선 예처럼 BMW 등 주류 자동차 회사도 전기자동차를 내놨거나 선보일 계획을 갖고 있다. 전기자동차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예고하는 이유 중 하나다.

    전기자동차와 경쟁하는 수소자동차 같은 건 미래에 어떨까 상상해볼 수도 있다. 하지만 수소자동차가 성공하려면 5가지 기적이 필요하다고 한다. 첫째, 수소차의 평균 가격은 현재 100만 달러다. 둘째, 인류에게 알려진 어떤 물질도 원하는 주행거리를 얻기 위해 충분한 수소를 차내에 저장할 수 없다. 셋째, 지저분한 화석 연료에서 수소를 뽑아내도 휘발유보다 연료가 2∼3배 비싸다. 넷째, 연료 공급 시설이 필요한데 최소한 1만∼2만 개는 있어야 관심을 끌기 시작한다. 다섯째, 더 좋은 게 등장하지 않기를 기도해야 한다. 실제로 과도기가 될 수도 있지만 전기자동차와 경쟁을 벌일 가장 효율적인 대상은 휘발유와 전기를 함께 이용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 봐도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경우 휘발유를 넣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일반 자동차보다 주행거리도 2배에 이른다. 지금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휘발유 의존도가 높지만 축전지 기술이 좋아지면 2020년 이후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수소자동차보다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수소자동차는 미래가 긍정적이 아닐 수 있지만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자동차는 경쟁 구도를 이뤄 경합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 김미래 씨 노트

    “시동 걸었어?” “응. 건 지 오래됐어.” “그런데 소리가 하나도 안 나네?” “얘는. 우리 전기자동차로 바꾼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휘발유 넣니?”

    김미래 씨가 전기자동차로 차를 바꿨다. 시동 소리 없이 쾌적하고 조용하게 달릴 수 있고, 주유소도 전기자동차용 충전소를 겸하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충전 걱정도 없다. 휘발유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집 안에선 그냥 플러그를 꽂아 간편하게 충전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전기자동차 충전 요금은 모두 전기요금에 포함돼 한꺼번에 나와 정산도 편하다.

    관점 디자인 토크 ● 주유소 습격사건? 먼 훗날 2탄은 충전소 습격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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