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호

사고 예방, 운전장벽 초월

무인자동차

  • 박용후 | 관점 디자이너(Perspective Designer)

    입력2013-10-24 15: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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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 예방, 운전장벽 초월

    구글의 무인자동차. 2035년이면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중 75%가 무인자동차가 될 전망이다.

    미래엔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상당수가 운전자가 아닌 자동차 스스로 주행하는 자동운전 자동차, 무인자동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내비간트리서치(Navigant Research)는 앞으로 22년 뒤인 2035년엔 승용차 가운데 75%가 셀프 드라이빙 카(Self Driving Car)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내비간트리서치는 자동주행 자동차가 그때까지 1억 대가량 팔릴 것으로 내다봤다. 22년 동안 판매될 것으로 전망한 수치지만 1억 대면 상당한 물량이다. 현재 전 세계 자동차 공장이 1년 동안 생산 가능한 대수는 6000만 대 정도다.

    구글도 전자동 운전 자동차를 개발해 운용하고 있다. 구글이 무인자동차 개발에 나선 이유는 간단하다. 2010년 미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건수는 541만9000건에 달한다. 부상자는 154만2000명, 사망자도 3만196명에 달한다. 이들 교통사고의 대부분인 93%는 사람의 실수로 발생한다.

    굳이 교통사고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자동차에서 보내는 시간은 상당하다. 미국 노동자의 통근시간은 평균 26분이다. 만일 1억5000만 명이 통근을 한다면 총 300억 시간 중 40억 시간은 자동차 안에서 보내는 셈이다. 구글이 전자동 운전 자동차 개발에 공을 들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구글은 2009년 사람이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좋을 전자동 운전 자동차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전자동 운전 자동차가 처리하는 데이터의 양은 무려 초당 1GB(기가바이트). 이를 통해 사람 손을 빌리지 않는 자동주행을 해냈다.

    물론 자동주행 관련 기능은 이미 부분적으론 적용된 게 많다. 긴급한 상황에서 작동하는 자동 브레이크나 크루즈 컨트롤, 오발진 억제 기능 등이 대표적인 예다. 자동차업계는 완전한 형태로 ‘자동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도 2020년경이면 나올 것으로 내다본다.



    자동차 회사 닛산은 2020년까지 자동운전 기술을 자사 자동차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닛산은 2020년 이후 두 차례 모델 체인지를 거쳐 자사의 다양한 제품 라인업에 자동운전 기술을 접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닛산은 현재 MIT대, 스탠퍼드대, 카네기멜론대, 옥스퍼드대, 도쿄대 등과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닛산은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열리는 이벤트 닛산 360에서 자동운전 기술 시연에 성공했다. 인공지능과 어라운드 뷰 모니터 카메라, 레이저 스캐너 등을 활용해 복잡한 실제 운전 환경에서 자동운전을 진행한 것. 레이저 스캐너는 1cm 단위의 정확한 차이를 인식해낸다.

    운전자보다 빠르게 반응

    닛산은 자사의 자동운전 기술이 자동차 주위 360도를 모니터링해 드라이버에게 경고 조치를 취하는 안전에 대한 고려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자동차 운전에 필요한 모든 정보는 외부 정보에 의존하지 않고 자동차가 갖고 있어야 한다는 기술 배경을 고려했다. 운전자보다 빠르게 반응하고 복잡한 운동을 하는 충돌방지시스템이나 섀시, 트랙션 컨트롤 등도 필요하다.

    닛산이 이렇게 자동운전을 차기 사업으로 내세우려는 이유는 사고 예방을 위해서다. 닛산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연간 600만 건에 달하는 교통사고가 발생해 1600억 달러 규모의 손실이 발생한다. 교통사고는 4∼34세 인구의 주요 사망 원인이다. 이런 교통사고 중 93%는 사람의 실수나 부주의가 원인이다.

    닛산 측은 자동운전 기술이 이런 사고 원인을 사전에 감지, 대처하는 기술이 될 것이라 강조한다. 사고뿐 아니라 운전자의 짐을 덜어주는 구실도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만 운전자가 하루 평균 48분간 운전한다. 이밖에 노인이나 장애인에게 운전은 더 이상 장벽이 되지 않을 것이다.

    자동운전 기술은 속도가 느린 다른 차를 추월하거나 차선 변경, 속도 제한 등을 인식하는 것은 물론 교통신호가 바뀌면 이를 인식, 주행과 정지를 알아서 처리한다. 그뿐 아니라 김미래 씨의 경우처럼 백화점 주차장 입구에서 운전자가 내리면 자동차가 알아서 주차하고 쇼핑 후 리모컨을 누르면 차가 알아서 운전자 앞으로 온다.

    ◎ 김미래 씨 노트

    “네가 운전대 잡아.” 김미래 씨가 씨익 웃는다. “내가 왜 운전대를 잡아? 나 운전면허도 없어.” 김 씨가 그런데도 앞자리에 앉은 이유는?

    무인 자동운전 기능 덕이다. 단순하게 운전만 하는 게 아니라 인공지능과 각종 카메라, 스캐너, 센서를 곁들여 실제 운전 환경에서도 자동차가 알아서 운전해주기 때문이다. 면허 없는 김 씨가 운전할 수 있게 된 이유다.

    백화점 주차장에 도착한 김 씨가 내리자 차가 알아서 주차를 해준다. 친구와 쇼핑을 끝낸 그가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와 리모컨 버튼을 누르니 차가 스스로 주차 공간에서 빠져나와 다가온다. 운전 참 쉽다. 김 씨 왈 “아직도 ‘김 여사’ 찾으세요? 사람은 그저 거들 뿐이죠.”

    관점 디자인 토크 ● 언젠가 사라질 운전면허. 자동차보험은 어떻게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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