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호

버릴 것 없는 차세대 그린 기술

미생물 연료전지

  • 박용후 | 관점 디자이너(Perspective Designer)

    입력2013-10-24 15: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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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릴 것 없는 차세대 그린 기술

    미생물 연료전지는 2012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선정한 10대 미래 유망 기술 중 하나다.

    소변도 전력? 차세대 미생물 연료전지(Microbial Fuel Cell)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영국 브리스톨 로봇연구소(Bristol Robotics Laboratory)가 7월 소변을 이용한 발전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소변 발전은 미생물 연료전지를 이용한다. 연료전지 안에 미생물이 서식하는 셈으로 연료를 쓸 때마다 전기를 만들어낸다. 개발팀은 이미 소변 발전을 이용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충전에 성공한 상태다. 하지만 아직은 짧은 통화만 가능한 수준에 불과해 긴 통화를 할 수 있을 만큼 배터리 충전량을 늘릴 목표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적용해 앞으로 욕실 안에서 소변으로 발전하는 스마트 변기를 개발하면 샤워나 조명, 전기면도기 등에 필요한 전력을 조달하는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엔 빌 게이츠가 이사장으로 있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도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생물 연료전지는 미생물을 이용해 생물학적으로 분해할 수 있는 유기물로부터 전기를 생산하는 공정을 거쳐 완성된다. 미생물 연료전지 시장은 새로운 에너지원에 대한 높은 기대감 덕에 특허 출원 건수가 급증하는 분야다. 특허청에 따르면 한·미·일 3국 외에 유럽 등 주요 국가의 미생물 연료전지 특허 출원 건수는 2006년 기준 343건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내비간트리서치에 따르면 연료전지 산업은 2017년이면 157억 달러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미생물 연료전지는 2012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선정한 10대 미래 유망 기술에 선정되는 등 성장 가능성도 인정받고 있다.



    앞선 예처럼 미생물 연료전지가 소변으로만 전기를 생산하는 건 아니다. 미국 오리건주립대학은 2012년 폐수에서 직접 전기를 만들어내는 미생물 연료전지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폐수처리장에서 자체 동력을 생산할 뿐 아니라 여분은 재판매까지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 대학이 개발한 기술은 기존 미생물 연료전지보다 10∼50배 더 많은 양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고, 이론상 100배 이상의 전기 생산량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방식을 활용한 미생물 연료전지는 두 가지 이득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폐수 정화와 전기 생산이다. 폐수나 폐기물을 처리하면서 유기성 오염물질은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원료로 활용하고, 이에 따라 폐수 처리 비용 절감 효과도 얻게 된다는 얘기다.

    국내에서도 한국수자원공사가 미생물을 촉매로 이용해 유기물을 제거하는 도중 전기를 만들어내는 미생물 연료전지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 자립형 수처리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렇게 미생물 연료전지는 차세대 그린 기술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 김미래 씨 노트

    화장실에 간 김미래 씨. 알뜰 주부인 그는 최근 스마트 변기를 설치했다. 스마트 변기는 소변으로 발전하는 일종의 친환경 간이 발전소. 소변이 만들어낸 전력은 화장실 조명이나 샤워 시설에 쓰인다. 남편이 사용하는 전기면도기도 화장실에서 쓸 땐 스마트 변기가 생산한 전기를 이용하니 이 공간만큼은 소변이 전기를 책임지는 셈이다. 의기양양한 김 씨 왈 “후훗, 소변이 친환경으로 버는 돈이라고요.”

    관점 디자인 토크 ● 소변이 미래의 거름이라면 좌변기는 발전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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