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호

친환경 넘어선 에너지 접근성

신재생에너지

  • 박용후 | 관점 디자이너(Perspective Designer)

    입력2013-10-24 16: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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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환경 넘어선 에너지 접근성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전국의 바람과 태양의 정보를 담은 자원지도를 작성해 풍력,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발전단지를 세우기 적합한 곳을 찾고 있다. 바람이 많은 제주도는 풍력발전의 최적지로 꼽히지만 소음 등의 문제로 최근 풍력발전기를 해상에 설치하는 대안이 제시됐다.

    2012년 마이크로소프트가 폐수를 에너지로 바꾸는 발전소와 데이터센터를 통합한 시설을 개발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폐수에서 바이오연료의 일종인 바이오가스를 만들어낸 다음 발전소와 데이터센터 통합 시설에 이용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연구 중이라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994년부터 온라인 서비스 수요를 늘리는 효율적인 데이터센터 시설 개발을 모색해왔다. 이를 위해 550만 달러를 투자해 발전소와 데이터센터를 통합한 일명 데이터 플랜트를 개발하는 연구, 조만간 (다가올 미래지만) 폐수처리공장과 농장, 연료 정제, 쓰레기 매립지 등을 통해 바이오가스를 만들 계획이다.

    데이터 플랜트는 온실가스인 메탄을 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다는 장점을 취할 수 있다. 효율적인 연료전지를 써서 지금까지 활용한 방법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일 수 있다. 또 폐열을 재사용해 에너지 낭비를 줄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바이오가스의 장점 가운데 하나로는 공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의 균형을 무너뜨리지 않는 것도 있다. 구글 같은 기업도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온실가스를 에너지로 변환하는 데이터 플랜트

    이유는 간단하다. 현재 인류가 사용 중인 에너지 대부분은 석유와 석탄, 천연가스 같은 화석에너지다. 하지만 화석에너지를 계속 쓸 수 있는 연수를 계산해보면 석유는 54년, 천연가스 63년, 석탄 112년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2030년이 된다고 해도 10억 명에 달하는 인구가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고 26억 명은 전기와 가스를 이용한 조리시설 사용이 불가능하다. 신재생에너지(New · Renewable Energy)에 관심을 쏟는 이유다.



    신재생에너지란 석유나 석탄 등 화석연료를 대신해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말한다. 보통 태양이나 바람, 물 정도만 생각하지만 신재생에너지는 태양, 바이오, 풍력, 수력, 연료전지, 석탄액화가스화 에너지, 중질산사유 가스화에너지, 해양, 폐기물, 지열, 수소 등 10여 가지에 이른다.

    신재생에너지는 매장량이 일부 지역에 국한된 화석에너지와 달리 어디에나 존재한다. 이에 따라 1차 에너지 소비에서 화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줄여가는 추세다. 화석에너지가 전체 에너지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81%에서 2035년이면 75%로 조금 줄어들 전망이다.

    투자액도 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올해 8월 자국 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전체 전력 생산량 가운데 20%를 차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국은 지난해만 해도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4000억 위안(72조8000억 원)을 투자했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가장 큰 이유는 에너지 안전보장 문제 외에도 기후변화는 물론 개발도상국의 농촌 지역이나 도시에 전력을 공급해 빈곤을 퇴치하려는 데 있다.

    신재생에너지 중 수력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풍력과 태양광이 빠른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물론 이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건 태양광발전이다. 우리나라도 2015년까지 태양광발전 의무보급량을 300MW 늘린 1.5GW로 확대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에서 빈곤 퇴치까지

    친환경 넘어선 에너지 접근성

    세계 최초로 풍력을 이용한 친환경 슈퍼카 ‘포뮬러 AE’. 첫 가속 때는 태양전지를 이용하고 어느 정도 속도가 붙으면 주변 공기 흐름을 이용해 달린다.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은 여러 분야에서 드러나고 있다. 실제로 스마트폰에 태양전지 패널을 적용할 가능성도 높다. 애플은 9월 태양전지업계 근무 경력이 있는 엔지니어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다. 이에 따라 애플이 태양전지 패널 사용을 고려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이미 애플은 2011년 태양광 응용 프로그램과 관련한 특허를 출원한 바 있어 개연성이 높다는 것. 업계에서도 태양전지 패널을 이용해 배터리 수명을 연장하는 방법을 구현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만큼 태양전지 패널이 미래 모바일 제품이 보여줄 혁신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풍력, 그러니까 바람도 대관령이나 제주도의 풍력발전소만 생각할 게 아니다. 2009년 RORMAxx사가 제작 중이라고 보도된 포뮬러 AE(Formula AE)라는 자동차는 풍력과 태양광을 이용해 눈길을 끌었다.

    포뮬러 AE는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를 기본으로 이용하지만 달리면서 충전용으로 풍력(Airflow Energy)과 태양열, 솔라 루프 패널(Sola Roof Panel)을 쓴다. 차체 앞과 옆엔 바람을 빨아들이는 유입 통로가 있는데 공기를 이곳으로 빨아들이고 이걸로 터빈을 돌려 동력을 만들어낸다. 차체 위에 붙은 솔라 루프 패널도 충전에 쓰인다.

    태양광은 2035년이면 전 세계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가운데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다. 2015년까지는 석탄 발전량의 절반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수력발전도 2035년까지 지금보다 85%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수자원 의존도가 높아진다는 뜻인 동시에 바이오연료 생산량도 증가한다는 걸 의미한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유는 기존 에너지 자원의 고갈 문제나 환경문제뿐 아니라 에너지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어서 지금도 전기를 이용하지 못하는 인구가 전 세계적으로 13억 명에 달한다. 위생적인 조리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는 인구도 무려 26억 명에 달한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10개 국가가 이들 전기 이용 불가능 인구 중 3분의 2를 차지한다. 신재생에너지는 이들에게 전기를 공급해줄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 김미래 씨 노트

    “어, 스마트폰 전원이 꺼졌네?” 아이를 데리고 야외에 놀러간 김미래 씨. 하루 종일 아이가 게임을 한 탓인지 김씨의 스마트폰이 방전됐다. “태양만 바라보면 충전되니까 조금 있다가 게임을 하렴.” 스마트폰 뒷면의 태양전지 패널을 돌려놓고 1시간가량 있었더니 스마트폰 전원이 모두 충전됐다. “요즘엔 태양이 보조충전지라니까요. 호호.”

    관점 디자인 토크 ● 뭔가를 본다면 에너지가 될지부터 고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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