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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추락 ‘위기의 은행’ 살길은 고객 맞춤 서비스

  • 강지남 기자 | layra@donga.com

수익성 추락 ‘위기의 은행’ 살길은 고객 맞춤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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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잘 넘긴 게 毒?

수익성 추락 ‘위기의 은행’ 살길은 고객 맞춤 서비스

전은조

맥킨지 아시아 소매금융 보고서는 한국 은행업에 대해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를 잘 넘긴 것이 오히려 변화의 모멘텀을 상실하게 했다’고 지적한다. 반면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미국과 유럽의 은행들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나 타깃 시장을 재조정하는 등의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였다. 일례로 스위스 최대 은행 USB는 투자은행 부문을 줄이고 자산관리에 집중하기로 했고, 모건스탠리는 헤지펀드 부문을 폐쇄했다. HSBC는 글로벌 진출 지역에 우선순위를 매겨 성장성이 높은 지역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김 파트너는 “특히 유럽 은행들은 비용이 많이 드는 지점을 줄이는 대신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 등 디지털 채널 및 콜센터를 늘려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노력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뉴욕라이프, ING생명, HSBC 소매금융 등 외국계 금융사들이 국내 시장에서 잇달아 철수했다. 이 역시 금융위기 이후 강조된 ‘전략적 선택’의 일환이다. 김 파트너는 “국내 소매금융을 철수한 HSBC는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며 “한국보다 수익성이 높은 신흥 시장 위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에서 은행업과 보험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시장으로는 이른바 ‘MIT’, 즉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이 꼽힌다. 전 세계 금융회사들이 이들 국가를 주목하며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 은행들도 마찬가지지만, 아직 두각을 나타내는 은행은 없다.

“보통 현지 은행을 인수하거나 지점을 세울 생각을 하는데, 인수하기에는 너무 비싸고 지점을 내세우기엔 우리 은행들의 브랜드 파워가 약합니다. 그보다는 현지와 파트너십을 맺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야 해요. 유럽과 미국 은행들은 이런 전략을 펴고 있습니다.”(전은조)



맥킨지가 유럽 10개국에서 벌인 조사에 따르면, 은행 지점을 애용하는 고객이 현재 45%에서 2020년엔 20%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인터넷이나 모바일 뱅킹을 이용하는 고객은 8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경향은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지점 줄이기에 적극 나선 미국, 유럽 은행들과 달리 한국은 은행 지점 숫자가 계속 늘고 있다. 2012년 말 현재 국내 은행 지점 숫자는 7800여 개로 일본의 3배가 넘는다. 전은조 부파트너는 “서구 은행들은 물론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 은행들도 지점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며 “무조건 지점을 폐쇄하는 것이 아니라, 지점 형태를 4~8개 유형으로 나눠 각 지역에 가장 적합한 형태로 탈바꿈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인구밀집지역엔 입출금과 계좌이체, 고지서 납부만 가능한 자동화 점포를 설치한다든지, 부분적으로 자동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상담 전문가가 돌아가면서 근무하는 미니(mini) 지점을 두는 식이다.

“은행 경영진 처지에선 5~10년 후의 청사진을 그릴 수 없으니 지점 혁신에 대한 계획도 못 세우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국도 어떻게든 지점 수를 줄여야 하는데, 이는 지점 직원들에 대한 직무 재교육과 병행돼야 해요. 대출 업무를 보는 직원들을 새로운 업무로 전환시키는 거죠. 은퇴 세대를 위한 자산관리 자문, 중소기업 금융 전문가, 고객 분석 전문가 등이 앞으로 유망할 분야라고 보고 있습니다.”(김용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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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들의 이자 이익 편중도는 90%를 상회해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 등 비이자 이익 확대가 절실하다.

국내 은행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로 손꼽히는 것 중 하나가 이자 이익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맥킨지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이자 이익 편중도는 2012년 기준으로 90%를 상회한다. 올 2분기에도 국내 은행이 8조7000억 원의 이자 이익을 거두는 동안 비이자 이익은 5000억 원에 그쳤다. 맥킨지 보고서는 “한국 은행들의 이익 편중은 교차판매가 활성화해 있고 수수료 수익 비중이 높은 웰스파고, HSBC 등 서구 선도 은행들은 물론, 일본 은행들과 비교해도 심각한 수준”이라며 “성장세 반등을 위해 이자 이익 편중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전 부파트너는 “이상적인 포트폴리오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7대 3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비이자 부문에서의 수익이란 결국 수수료다. 예를 들어 자산관리에 대한 자문과 상품을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김 파트너는 “큰 기업일수록 은행 대출보다는 자본시장에서의 자본 조달을 원하는데 이런 분야에서의 자문과 상품 제공이 가능할 것이고, 또 해외로 진출하는 기업에는 글로벌 캐시(cash) 매니지먼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수수료 지급에 인색한 편이다. ‘은행이 무료로 해주는 서비스’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해 전 부파트너는 “은행은 고객이 기꺼이 수수료를 낼 만큼의 서비스를 제공했느냐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객 개개인에게 필요한 상품을 제공했다기보다는, 그때그때 유행하는 상품을 권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한국의 은행 고객들은 집이나 회사에서 가까운 지점을 방문하고, 인터넷 및 모바일 뱅킹을 즐겨 활용한다. 궁금한 게 있으면 콜센터에 전화도 걸고, 종종 은행으로부터 판촉 전화도 받는다. 하지만 이런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제공된 ‘내 정보’는 한데 모여 있지 않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콜센터 직원에게 설명한 용건을 지점을 방문해 다시 설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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