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호

첫 번째 질문 外

  • 담당·최호열 기자

    입력2013-10-21 17: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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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첫 번째 질문 | 류랑도 지음, 에이트 포인트, 300쪽, 1만5000원

    첫 번째 질문 外
    이 책의 기획 의도는 ‘결과를 만드는 사람들의 공통적 습관 WHY’라는 부제에 압축돼 있다. 그동안 여러 기업의 CEO들을 만나고 경영 컨설팅을 해오며 한 가지 깊이 느낀 바가 있다. 먼저 성공적인 결과를 만든 기업들은 모든 일에서 가장 먼저 일하는 목적을 확실히 짚고 일을 시작했다. 즉 왜 이 일을 하는지, WHY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나서야 일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다.

    반면 솔루션을 찾기 위해 고민을 토로한 기업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물론 그들에게는 근본적인 기업의 목적부터 실무에 적용되는 하위 목적까지 세세하게 정하고 일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하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런 과정이 오랜 시간 반복되면서 이를 엮어 책으로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그러던 차에 출판사에서 ‘WHY’라는 주제로 책을 함께 만들자는 제안이 왔다. 나 말고도 이 주제에 관심을 가진 곳이 있다는 것이 반가웠고, 지체 없이 집필에 들어갔다.

    무엇보다 이 책을 쓴 목적은 처음부터 아주 확실했다. 사람들이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WHY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일상에서 활용하게끔 하고 싶었다. 비단 회사에서뿐 아니라 학생, 주부 등 모든 사람이 첫 번째 질문인 WHY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책을 쓴 이유다. 따라서 내가 기존에 쓴 책들과는 분위기를 다르게 할 필요가 있었다. 폭넓은 대중을 염두에 두고 써야 하므로 기업에서 쓰는 딱딱한 실무용어를 대폭 걷어내는 작업이 먼저 필요했으며, 책 속의 사례 역시 회사라는 한정된 공간을 벗어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만한 유명 사례 위주로 재구성했다. 책이 가진 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뿐 아니라 독자들이 쉽고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크게 두 가지에 중점을 두고 집필했다. 먼저 자신이 ‘왜’라는 질문을 잘 하고 있다는 사람들의 생각을 깨주고자 했고, ‘왜’라는 질문을 보다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집중했다. 특히 WHY 질문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은 평소 사람들이 지나치기 쉬운 부분 3가지에 착안해 ‘Cut’ ‘Continue’ ‘Confirm’ 3단계로 나누었다. 조금 더 욕심을 내서 평소에 WHY 질문을 습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정리해 책에 실었으며, 일의 목적이 이뤄진 상태를 그린 TO BE 이미지의 개념도 정리했다.

    책을 내고 요즘 강의를 많이 다니고 있는데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다. “두 번째, 세 번째 질문은 무엇입니까?” 첫 번째 질문만 확실하면 두 번째, 세 번째 질문은 그 일의 상황에 따라 무엇인지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제대로 된 첫 번째 질문이 그 일의 8할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책이 쉽고 재미있어 실제로 활용하고 있다는 피드백을 자주 받는다. 이 책을 쓴 WHY가 제대로 실현되고 있는 느낌이다. 이 책을 통해 아이부터 어른까지 폭넓은 독자들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가길 바란다.

    류랑도 | (주)더퍼포먼스 대표 컨설턴트, CE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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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로에 선 북중 관계 | 정덕구 외 지음

    첫 번째 질문 外
    국내외 외교·안보 전략 전문가들이 참여한 니어(NEAR)재단의 니어워치포럼에서 지난 1년간 북한과 중국의 관계에 대해 연구·토론한 결과를 담았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 추수룽 중국 칭화대 교수 등 27명의 북·중 관계 전문가들이 변하고 있는 중국의 속마음을 통해 북핵 문제와 북한 문제, 한반도와 동아시아 외교 및 안보 지형을 진단하고, 앞으로 북중 관계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달라진 북중 관계가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분석, 전망했다. 현재 중국의 대북정책 변화는 한국을 포함한 북한을 둘러싼 주변국들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섣부른 희망적 예단은 금물이라며 “한국 정부는 지역과 세계를 연계시키면서 외교, 안보, 경제, 문화를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전략 수립에 고심해야 할 때”라고 충고한다. 중앙Books, 352쪽, 2만 원

    민낯이 예쁜 코리안 | 베르너 사세 지음, 김현경 옮김

    첫 번째 질문 外
    저자는 50년 가까이 한국과 깊은 인연을 맺어온 한국학자로, 2010년 무용가 홍신자 씨와의 황혼 결혼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1966년 한국과 인연을 맺은 이래 처음으로 펴낸 에세이인 만큼 오랜 세월 쌓아온 한국학 연구 성과와 생생한 한국 체험이 녹아 있다. 밥과 김치, 한복, 한옥, 정자 등 한국의 물질 문화에서 선비 정신, 유교와 불교, 무속, 한글 같은 정신 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를 끄집어내어 이방인의 시각으로 우리도 미처 몰랐던 한국 문화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들려준다. 그는 또한 한국 전통문화가 21세기 글로벌 문화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짙게 밴 민족주의적 화장을 걷어내고 한국 문화의 민낯을 자신 있게 드러내라고 충고한다. 자신의 특색을 잃지 않되 인류 문화의 보편성을 지향하라는 이야기다. 학고재, 244쪽, 1만5000원

    아파트 게임 | 박혜천 지음

    첫 번째 질문 外
    1960년대 후반부터 10년 주기로 찾아온 부동산 버블은 강남, 목동, 신도시 등 대규모 아파트 건설 시기와 맞물려 있다. 이 책은 시기별, 세대별로 중산층이 되기 위해 아파트와 벌였던 게임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이를 통해 아파트가 중산층의 정치·경제·문화적 경험과 욕망을 어떻게 형성해나갔는지를 추적한다. 부동산 공황 상태인 지금, 아파트 시세 차익을 기대하며 막대한 금융비용을 감당했던 많은 중산층이 ‘하우스푸어’로 전락하고 말았고, 중산층으로 올라가는 사다리가 사라져버린 20~30대는 아파트 신화의 최대 피해자로 남게 됐다. 저자는 “아파트를 담보로 노후 자금을 대출받아 자녀 사교육비로 지출하는 아버지 세대와 평생 방 한 칸 ‘큐브’의 삶에서 벗어날 수 없는 청춘 세대가 서로의 꼬리를 물고 착취하는 기묘한 관계만 남았다”고 아파트 게임의 현주소를 규정한다. 휴머니스트, 322쪽, 1만8000원

    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좌파정권 10년, 방송은 이런 짓들을 했다 | 최도영·김강원 지음, 비봉출판사, 448쪽, 1만5000원

    첫 번째 질문 外
    1998년 이후 10년 동안 우리 방송은 미쳐 돌아갔다. 6·15선언이 나오자 방송3사는 평양으로 달려가 김정일에게 충성을 바쳤다. 2000년 8월, 박지원 당시 문광부 장관은 언론사 사장 46명을 이끌고 평양에 가서 김정일에게 머리를 숙였다. 돌아와서 박 장관은 ‘뉴스데스크’에 6분 넘게 출연해 김정일을 칭송했다. 김대중 대통령(DJ)도, 박 장관도 약방의 감초처럼 방송에 뻔질나게 출연했다. 오죽하면 노조가 그만 나오라고 했을까. 이명박 대통령은 방송3사 근처에도 얼씬 못하고 물러났다. 그해 9월, 유근찬, 엄기영, 이남기 등 방송3사 보도본부장은 DJ와 대담에서 풍산개와 진돗개 안부를 물었다. 코미디 중 상코미디로 이보다 더 진한 아첨이 있을까 싶다.

    2002년 6월 연평해전 때는 유독 MBC만 어민이 어로한계선을 넘어가서 폭격을 맞았다고 외쳤다. 여기에 연평도 어민 신모 씨의 양심고백도 곁들였다. 당시 사회팀장이 최문순 씨였다. 그는 2010년 사장을 거쳐 민주당 의원, 강원도지사로 영전했다. 이때 한 세기에 한 번 있을까말까 한 코미디가 벌어졌다. 최 씨가 도지사 후보 깃발을 먼저 꽂았다. 그러자 한나라당은 사장을 더 하겠다고 버티는 엄기영 씨를 끄집어내려 도지사 후보로 세웠다. 엄 씨는 최문순 씨의 춘천고 선배이며 MBC 입사 선배다. 정치사관학교 MBC에서 벌어진 촌극이다. 좌파 정권에서 북한으로 방송장비들이 넘어갔다. 방송장비에는 무기로 전용될 수 있는 이중 용도의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들어 있어 조심스럽다. 북한이 철판을 뚝딱거려 흉내를 낼지는 모르지만 반도체는 못 만든다.

    KBS는 어땠는가. ‘적기가’를 멋대로 틀지 않나, ‘김일성 공훈시계’를 클로즈업하지 않나, ‘장군의 노래’를 들려주지 않나…. 동아일보가 ‘공훈시계’를 문제 삼자 노조는 “공훈시계를 희화화했다고 북한에서 문제를 삼을 것”이라는 궤사(詭辭)로 대응했다.

    MBC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은 2004년 10월부터 두 달간 SBS와 ㈜태영을 매주 물고 늘어졌다. 그해 12월 21일, ㈜태영의 변탁 회장은 63빌딩 ‘거버너스 체임버’에서 MBC 보도국장과 신강균 기자 등을 만나 “앞으로 태영과 SBS를 잘 도와달라. 신 기자 덕분에 오늘부터는 발 쭉 뻗고 잘 수가 있게 되었다”면서 머리를 숙였다.

    이 음모는 이상호 기자의 양심선언(?)으로 들통났다. ‘뉴스서비스 사실은’은 바로 숨이 멎었다. 양심선언과 SBS노조 성명엔 “돈다발의 출렁거림”과 “금품 향응”이라는 말이 있다. 과연 구찌백만 건넸을까.

    좌파 정권에서 방송3사에 “오냐오냐” 해주다보니 수염 잡힌 꼴이 됐다. 이명박 정권에서 방송3사가 자행한 사실(史實)을 엄정하게 규명해야 한다. 이 책을 시작으로 방송3사의 내밀한 내부 데이터를 분석해 종북행위들을 밝혀나갈 것이다. 여기서 사마천(司馬遷)의 ‘일자천금(一字千金)’이 떠오른다.

    최도영 | 전 MBC라디오 PD, 전 MBC 노조위원장, 소설 ‘붉은 수선화’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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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도전의 선택 : 백성의 길, 군왕의 길 | 김진섭 지음

    첫 번째 질문 外
    정도전은 조선 초기 최고 개혁가였다. 대표적인 결과물이 조선왕조 500년을 주도한 사대부(士大夫)다. 그는 유교적 덕목과 정치적 경륜을 갖춘 사대부가 임금과 함께 정치를 펼치는 군신공치(君臣共治)를 구상했다. 군신공치는 단지 겉으로 보이는 체제의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또한 그의 정치사상을 관통한 핵심은 민본주의(民本主義)다. ‘민(民)은 어리석은 사람들이지만 꾀로 속여선 안 된다. 민심을 얻으면 민은 군주에게 복종하지만 얻지 못하면 군주를 버린다. 민이 군주에게 복종하고 버리는 데에는 털끝만큼의 차이밖에 없다’는 그의 생각이 개혁을 구호가 아닌 현실적 대안으로 만든 바탕이었다. ‘털끝만큼의 차이’를 오가는 것은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다. ‘개혁’을 말하는 요즘 정치인들이 정도전을 떠올려야 하는 이유다. 도서출판 아이필드, 415쪽, 1만8000원

    이 개만도 못한 버러지들아 | 정약용 지음, 노만수 엮음

    첫 번째 질문 外
    학자이자 경세가인 다산 정약용은 변혁을 꿈꾼 조선시대 대표적인 참여작가이기도 하다. 그의 사회비판적 논설과 한시, 소설, 편지글 등을 주제별로 엮어 18세기 후반의 요동치는 정치사회사 및 다산 개인의 삶을 재미나게 풀어 썼다. 다산의 올곧은 성품과 치열한 사회비판 의식 및 인간적인 매력뿐 아니라, 당시 조선 사회가 안고 있던 각종 문제와 시대적 한계를 음미하고 성찰한다. 비록 다산은 왕도정치 구현이라는 조선 왕조의 유교적 기틀을 부정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않았지만, 그 사회 질서 안에서 부패한 환부를 도려내고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 진정한 왕도정치의 이상을 실현하려 노력했다. 약자의 편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개선하는 것, 그것이 참여작가 다산이 추구한 유일한 목표이자 궁극의 지향점이었다. 앨피, 403쪽, 1만6800원

    소동파 평전 | 왕수이자오 지음, 조규백 옮김

    첫 번째 질문 外
    중국 당송문학의 권위자이며 소동파학의 대가가 저술한 소동파 전기다. 역자도 국내의 대표적인 소동파 연구가다. 소동파의 방대한 시문집을 부분부분 인용하며 그의 삶과 더불어 문학적 성취와 특징을 정리했다. 소동파란 이름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의 삶과 문학을 제대로 아는 이는 드물다. 소동파 입문서로 적합하다. 22세 때 치른 과거시험에서 당시 위원장이던 구양수의 인정을 받으면서 문재를 떨친 소동파는 두 차례에 걸쳐 12년간 유배지에서 생활하는 등 정치적으로는 고달프고 불우했다. 오히려 항저우(杭州) 시후(西湖) 등 유배지에서 문학적으로 풍부한 업적을 남겼다. 중국 각지를 두루 둘러본 대문호가 추구하고 실천한 삶의 철학이 깃든 글들을 읽다보면 삶의 근본과 지향점을 새삼 생각해보게 된다. 돌베개, 375쪽, 2만 원

    역자가 말하는 “내 책은…”

    격차사회 | 다치바나키 도시야키 지음, 남기훈 옮김, 세움과 비움, 232쪽, 1만2000원

    첫 번째 질문 外
    2014년 4월부터 일본의 소비세가 5%에서 8%로 인상된다. 요즘 이를 둘러싸고 말이 많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노인복지기초연금에 대해 말이 많다. 소득 격차가 커지면서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이다.

    이 책은 2006년에 집필된 것이다. 일본의 대표적 경제학자로 오랫동안 ‘격차’에 대해 연구해온 저자는 경제 고성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작은 정부에서 벗어나 정부의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고 일관적으로 주장해왔다. 2012년에는 참의원(參議院, 일본의 상원) 의회에서 소비세 인상을 제언하기도 했다. 그 근거로는 이전에 복지를 담당하던 가족의 해체, 그리고 종신고용제와 지속 성장을 해온 기업의 쇠퇴를 들며 이를 국가가 대신 담당하기 위해서는 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증세가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수출을 주로 하는 기업에 종사하는 필자는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 환차를 이용한 원(KRW) 기준 국민총생산(GDP)을 따지는 경제성장 보고에 대해 부정적 관점을 갖고 있었다. 결국 수출을 주로 하며 (절세를 위해) 이미 생산 거점을 해외에 둔 대기업만이 그 혜택을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일반 국민은 가솔린, 수입 식품 등 생활필수재화의 가격 인상을 감당할 만한 소득 인상이 이뤄지지 못해 생활비에 대한 고민이 깊어가는 상황임을 부정할 수 없다. 이 책은 이러한 지표(통계)를 어떻게 사용하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내용이 전혀 달라지는 것을 지적하며, 저자만의 해석으로 독자의 격차사회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저자의 처방 중 하나는 ‘적당히 큰 정부’다. 이것은 가족, 직장, 덧붙이자면 지역 커뮤니티가 감당하기 어려운 사회 세이프티넷(사회안전망, 최저생활보장제도)을 정부가 감당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한 이를 위해 국민 간의 이해가 선행된다는 전제 아래 누진세, 소비세, 직능급제, 워크 셰어링(근무시간을 줄여 고용을 늘리거나 유지하는 제도)을 통한 고통 분배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우리의 상황에 비춰보자면 정부는 확보된 재원이 낭비되지 않도록 하고, 국민은 ‘나만 좋으면 된다’식의 편법을 통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의식 향상이 있어야 한다. 또한 재원을 집행하는 국가 지도층의 사심 포기(최소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재원을 운용할 때도 현명한 판단력과 발상 전환(이를테면, 재원을 해외로 돌려 수익을 추구하는 것보다 재원이 국내에 머무르도록 하는)이 필요하다고 본다.

    GDP가 늘면 우리는 행복해질까. 교통사고가 늘어 보험, 차량, 의료 관련 지출이 늘면 수치상 GDP는 늘어나겠지만 웃는 사람보다는 우는 사람이 늘지 않을까. 전쟁이나 군수산업이 성장해 GDP가 늘었다면 기쁨보다는 슬픔과 분노가 더 커지지 않을까.

    이 책을 계기로 격차라는 사회적 당면 문제에 대해 사회의 더욱 근원적인 부분까지 독자의 관심이 넓어지기를 바란다.

    남기훈│‘떠나야 하는 보낼 수 없는’ 등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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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왜 먹고, 사랑하고, 가족을 이루는가 | 미셸 레이몽 지음, 이희정 옮김

    첫 번째 질문 外
    사람은 왜 단것을 좋아하고 튀긴 것을 즐겨 먹는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정말 있는지, 청소년기의 반항은 정말 호르몬 때문인지, 동성애는 타고나는 것인지, 장자상속은 언제부터 이뤄졌는지 등 프랑스의 진화생물학자인 저자는 인간의 다양한 문제를 진화생물학적 관점으로 해석해 들려준다. 저자는 먹고 마시고, 사랑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가족을 이루는 현대의 방식이 모두 진화의 결과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최근 고도근시와 당뇨병 환자가 늘어나는 것도, 인류가 비상시의 에너지원을 비축하기 위해 효율적으로 당분을 찾아내는 방향으로 자연선택됐고, 단맛을 좋아하는 성향으로 진화됐기 때문이라는 것. 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당분이 과도하게 공급되면서 비만이 늘어나는 등 진화가 오히려 덫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계단, 259쪽, 1만3500원

    철학의 교양을 읽는다 | 오가와 히토시 지음, 홍지영 옮김

    첫 번째 질문 外
    ‘인문고전 읽기의 첫걸음’이란 부제처럼 ‘소크라테스의 변명’(플라톤)부터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베냐민)에 이르기까지 인문학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꼭 읽어야 할 필독서 48권을 소개하고 있다.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철학’ ‘나를 발견하기 위한 철학’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철학’ 등 주제를 크게 6가지로 분류하고 항목별로 8권의 철학 고전을 요약 설명하고 있다. 대표적인 고전들의 전체 내용과 핵심 사항, 철학자의 생애, 저자의 다른 작품, 시대 배경 등을 설명함으로써 원전을 요약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품의 의의와 위상이 입체적으로 떠오르도록 설명한 것이 특징이다. 입문서답게 주요 개념의 이해를 돕는 그림, 해당 철학자가 쓴 다른 책 소개 등을 곁들여 인문학 초보자에게 큰 도움을 준다. 북로드, 272쪽, 1만3000원

    조선에서 온 붉은 승려 | 정찬주 지음

    첫 번째 질문 外
    성철, 법정 등 불교 고승들의 삶을 소설로 담아낸 저자가 이번엔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일제강점기 좌파 독립운동가의 삶을 다뤘다. 3·1운동 당시 봉선사 승려(법명 태허)의 신분으로 만세운동을 주도하다가 체포돼 8개월간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운암(雲巖) 김성숙이 그 주인공. 소설은 조선에서 승려 생활과 함께 사회주의 운동을 펼치다 중국으로 건너가 아나키스트와 민족주의 혁명가로 활동하던 모습과, 광복 후 친미도 친소도 할 수 없다며 남도 북도 ‘선택’하지 않은 이유로 어느 쪽으로부터도 환영받지 못한 채 사그라진 그의 삶을 오롯이 보여준다. 철저한 고증, 속도감 있는 문체로 몰입도를 높였다. 작가는 극단적인 좌우 대립을 지양하고 중도(中道)를 외친 김성숙의 탈이념 노선이 지금 시대에 갖는 의미를 찾기 위해 소설을 썼다고 말한다. 김영사, 300쪽, 1만3000원

    편집자가 말하는 “내 책은…”

    트렌드 차이나 | 김난도·전미영·김서영 지음, 오우아, 388쪽, 1만6000원

    첫 번째 질문 外
    ‘중국에선 껌을 한 통씩만 팔아도 14억 통을 팔 수 있다’ ‘중국인들은 명품이라면 사족을 못 쓴다’ ‘현재 중국은 한국의 O년 전이다’…. 중국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생각들은 여전히 좁고 얕다. 많은 기업이 중국 시장에 야심 찬 출사표를 던졌다가 쓴잔을 마신 이유도 중국에 대한 적확한 이해가 부족했던 탓이 크다. 이 책은 지금까지의 중국 관련 책들이 눈길 주지 않았던, 중국 소비자와 소비 트렌드의 특성을 미시적으로 접근했다.

    처음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또 중국?’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중국에 대한 책은 이미 많이 나와 있다. 하지만 저자들이 속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그간 한국의 많은 기업과 소비자들을 분석하며 쌓아온 지식과 이에 더해 3년간의 치밀한 현지 조사와 심층적 소비자조사방법론을 통해 밝혀낸 중국 시장의 모든 것을 확인한 순간, ‘또 중국?’이란 물음표는 ‘이제야 (진짜) 중국!’이란 느낌표로 바뀌었다. 중국은 지난 30년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한 나라다. 지역별·연령별로 소비 성향과 라이프스타일이 판이하며, 지금도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 그 결과 트렌드가 매우 빠른 속도로 달라지고 있다. 중국 시장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더라도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놀라운 속도로 재편되는 시장에서 언제 퇴출될지 모를 일이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 제기를 바탕으로 중국 소비자의 특성을 이해하고 최근 트렌드를 분석했다. 먼저 1부에서는 거대한 영토와 방대한 인구수만큼 복잡하고 까다로운 중국 소비자를 세밀하게 구분해 분석했다. △일상 자체가 럭셔리인 VIP형 소비자 △오직 자신의 뜻대로 산(買·生)다는 자기만족형 소비자 △유행에 민감한 트렌디형 소비자 △머릿속에 계산기가 탑재된 실속형 소비자 △소비에 언제나 목마른 열망형 소비자 △안 쓰는 게 곧 버는 것이라는 검약형 소비자 등의 소비 생활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각 유형에 맞춰 어떤 접근이 효과적인지에 대한 전략까지 정리했다. 또한 2부에선 ‘중국식 가족소비(Family Consumption)’‘집단의식 속의 개인주의(Individualism in Collectivism)’‘체면과 실속 사이(Mianzi Republic)’ 등 중국인의 7대 소비 DNA를 추출한 것은 물론 3부에서는 현재 중국에서 유행하는 신조어까지 분석했다. 이 책 한 권만으로 지금, 이 순간의 중국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의 소비자는 무엇에 열광하고, 어떻게 소비하는지, 전체적인 소비시장은 앞으로 어디로 향할 것인지를 생생한 사례와 객관적인 분석으로 정리한 이 책은 중국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많은 비즈니스맨, 한국을 찾는 중국 소비자를 공략하고자 하는 기업, 그리고 중국인의 소비 생활과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을 둔 모든 사람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그 타당성은 중국 현지에서도 인정, 한국 출간 이전에 이미 중국과 번역 계약을 맺었으며 2013년 9월,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출간됐다.

    고아라 | 문학동네 기획실 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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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텔로미어 | 마이클 포셀 외 지음, 심리나 옮김

    첫 번째 질문 外
    텔로미어(telomere)는 염색체 끝자락에 붙어 있는 유전물질로, 정상 세포에 돌연변이가 생겨 암세포로 변하는 현상을 막아준다. 2009년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수상자인 엘리자베스 블랙번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교수, 캐럴 그라이더 존스홉킨스대 의대 교수, 잭 쇼스택 하버드대 의대 교수의 이론에 따르면 텔로미어는 인간의 수명과 암 발병에 깊이 관여한다. 텔로미어의 길이를 늘이거나 유지만 해줘도 질병 없이 장수를 누릴 수 있다는 것. 이 이론을 응용하면 식단과 운동법 같은 생활 습관만으로도 낡은 신체 조직을 복원할 수 있고, 노화로 인한 갖가지 중병도 예방할 수 있다. 저자들은 채식만 하는 것은 텔로미어에 도움이 안 된다며 동물성 식품을 꼭 먹어야 한다, 유산소 운동 대신 ‘짧고 굵게’ 무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라고 충고한다. 쌤앤파커스, 276쪽, 1만4000원

    코티솔 조절법 | 숀 탤보트 지음, 대한만성피로학회 옮김

    첫 번째 질문 外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는 코티솔(Cortisol)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호르몬이다. 만성 스트레스 등으로 분비량이 늘어난 상태가 지속되면 식욕 증가, 테스토스테론 수치 감소를 일으켜 성욕 감퇴, 근육량 감소 등 육체적·정신적 피로가 이어진다. 운동생리학자이자 영양생화학자인 숀 탤보트 박사는 스트레스와 코티솔이 우리 몸과 마음에 미치는 영향을 알려주고, 코티솔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센스(SENSE) 생활방식 프로그램을 제안한다. SENSE는 스트레스 조절(Stress management), 운동(Exercise), 영양(Nutrition), 식이보충제(Supplement), 평가(Evaluation)를 뜻하는 약어다.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코티솔을 조절하기 위해 지금보다 잠을 더 자거나 좀 더 건강한 식사를 하며 약간의 운동을 곁들이면 된다. 전나무숲, 352쪽, 2만2000원

    노래따라 삼천리 | 정두수 지음

    첫 번째 질문 外
    대중가요를 알면 그 시대, 그 사회의 정서와 풍속도를 속속들이 느낄 수 있다. 저자는 1963년 진송남의 ‘덕수궁 돌담길’을 시작으로 이미자의 ‘흑산도 아가씨’, 남진의 ‘가슴 아프게’, 은방울자매의 ‘마포종점’, 나훈아의 ‘물레방아 도는데’ 등 3500여 곡의 가사를 쓴 원로 작사가다. 자신의 히트곡을 비롯해 한국 최초의 대중가요 ‘강남달’에서 조용필의 ‘바운스(Bounce)’에 이르기까지 지난 100년 동안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요 155곡을 선별, 노래에 얽힌 사연을 생생하게 풀어냈다. 히트곡에 얽힌 사연뿐만 아니라 시대를 대표하는 가수와 작사·작곡가들에 대한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가감 없이 들려줘, 읽는 이로 하여금 ‘가요’라는 타임머신을 타고 근현대 100년을 관통하는 시간 여행을 하는 느낌을 준다. 미래를 소유한 사람들, 480쪽,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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