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호

[단독인터뷰] 김종인, 선대위원장 수락할 듯...“공관위 공천, 더 이상 얘기 안 해”

“‘태영호 발언’, 비례 출마가 더 정상적이라는 뜻… 홍준표 탈락, 과정 잘못됐지만 바꿀 시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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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입력2020-03-14 16:5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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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14일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서울 광화문 대한발전전략연구원에서 ‘신동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조영철 기자]

    3월 14일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서울 광화문 대한발전전략연구원에서 ‘신동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조영철 기자]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장 물망에 올라있는 김종인(80)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는 14일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진행한 공천에 대해 더 이상 얘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공천 갈등을 더 키우지 않고 이쯤에서 봉합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사실상 통합당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 대한발전전략연구원에서 가진 ‘신동아’ 단독 인터뷰에서 ‘태 전 공사 공천은 국가적 망신’이라고 한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 “내가 탈북민, 즉 태영호 이 사람 자체를 거부 하는 게 아니다. 태 전 공사가 지역구보다는 차라리 비례대표로 출마하는 게 더 정상적이라는 취지”라고 했다.

    또 홍준표 전 대표가 경남 양산을 지역구 공천 컷오프 결과에 불복해 대구 출마를 선언한 데 대해선 “홍 전 대표 컷오프가 과정상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재심의는 이제 시간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는 3월 14일 “통합당 공관위의 공천에 대해 더 이상 얘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영철 기자]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는 3월 14일 “통합당 공관위의 공천에 대해 더 이상 얘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영철 기자]

    -통합당 선대위원장 취임 가능성으로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린다.

    “아직 내가 (선대위원장 취임을) 결정 안했으니까 신문에는 그냥 하느냐, 안하느냐로 나겠지.”



    -김형오 통합당 공관위원장이 그만뒀으니 선대위원장으로 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 아닌가?

    “나는 공관위에서 뭘 하는지 관심 없다. 단, 공관위에서 (공천하기로) 결정 난 인물들에 대해 평가를 좀 해보는 거지. 공관위가 결정한 인물이 일반 여론이나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합당한 사람이라면 아무 문제없는 거다. 그런데 자꾸 잡음이 생기니까 그 잡음을 알고서도 내 행동을 결정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잡음이라면 구체적으로 강남 공천 이야기를 하는 건가?

    “공천 심사 기준은 객관적이어야 한다. 공관위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은 가급적 자기와 관련돼 있는 사람은 배제해야 한다. (공천 과정에서) 그런 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그런 문제가 생긴 거지. 강남이란 데가 무조건 통합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선거구가 아니다. 여당이건 야당이건 강남 사는 사람들 수준에 합당한 후보를 내보내야 표를 얻을 수 있다. 2016년 민주당 비대위 대표로 있을 때, 전현희 의원을 보니 커리어나 지적수준이 그 지역에 맞는다고 생각해 강남을에 전략공천 했다. 강남벨트 지역구가 보수의 본판(本板)이니까 아무나 갖다 내놔도 당선된다는 생각 갖고 공천하면 안 된다. 그 문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아무 관계없는 사람을 갖다놓으면 당선 되겠나?”

    -태 전 공사로는 지역구 선거가 어렵다고 보나?

    “뭐, 자기네(통합당 공관위)는 하이라이트 공천했다고 하니까. 태 전 공사와 내가 특별히 원한관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단지 한 국가의 상식적 수준에서 판단한 것이다. 내가 특별한 의도가 있어서 그런 말을 한 게 아니다. 내가 언론에 인터뷰한 내용이 아니다.”

    -한 일간지와 인터뷰 했다고 나왔던데.

    “그러니까 나쁜 사람들이다. 인사한다고 와서 차 마시면서 15분 쯤 잡담하다 간 것이다. 최명길 전 의원도 같이 있었다. 그걸 그 따위로 쓴 것이다. 어저께 (해당 신문사에) 전화로 ‘의도적으로 그런 기사 낸 것 아니냐’고 야단쳤다. 아무 말도 못하더라. 사람이 개인적인 사담을 한 걸 갖고 기사를 내서 그런 물의를 일으키는 언론인이 어디 있나.”

    -해당 발언이 알려진 이후 보수진영에서는 탈북민도 끌어안아야 한다면서 반발이 나왔다.

    “상식적으로 뭐 그렇게 얘기를 할 수 있다. 내가 탈북민, 즉 태영호 이 사람 자체를 거부 하는 게 아니다. 그런 분은 지역구보다는 차라리 비례대표로 출마하는 게 더 정상적이라고 얘기한 것이다.”

    -태 전 공사의 경우 강남갑 전에 다른 지역구에 배치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

    “지역구는 합당하지 않다. 그 분이 경호원 끌고 다니면서 선거운동 해야 한다. 물론 (태 전 공사가) 대한민국 국민이 된 것만큼은 틀림없지만, 그런 여러 가지 행동의 어려움 있으니 참고 삼아 얘기한 거다. 기자가 이상한 표현 써서 (보도가) 그렇게 된 거지.”

    -만약 태 전 공사를 재배치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아니, 이제는 틀렸다. 시간이 없다. 공관위가 자신들이 공천을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나는 거기에 대해 더 이상 얘기를 안 하려고 한다.”

    -일부 경선 지역을 제외하면 통합당 공천은 마무리 수순이다. 번복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지 않나?

    “그러니까 현재로서는 얘기할게 없다. (원칙상) 강남벨트에 아무나 꽂으면 된다는 사고방식 갖고는 안 된다는 말을 하려던 것이다. 그 지역 사는 사람의 자존심도 생각해줘야 할 것 아닌가.”

    -어제 김형오 위워장이 물러나면서 ‘선대위는 선대위 역할만 해야 한다’고 했다.

    “아니, 선대위가 공관위에 대해 뭐라고 얘기한 게 아니다. 그 사람들(공관위)도 웃기는 사람들이다. 자기네가 해놓은 결과가 일반적으로 수긍할 수 없지 않나. 그 사람(김형오 위원장)이 왜 그만뒀나?”

    -표면상 강남병 공천 문제로 물러났다.

    “왜 그런 공천을 했느냐 이거다. 무조건 자기네가 토의해서 결정하면 된다고 하는데, 내가 선거 한 두 번 해 본 사람이 아니다. 선대위가 지금 발족도 안 했다. 선대위가 공관위에 대해 무슨 간섭을 하나. 공관위에 간섭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

    -홍준표 전 대표가 공천에서 탈락하자 공천이 불공정했다고 했다.

    “홍 전 대표가 대통령 후보도 했고, 당 대표로 지방선거도 치렀다. 그때 완패했으니 그에 대한 책임을 통감해야지.”

    -그럼 홍 전 대표가 불출마해야 한다고 보나?

    “이번에 (공관위가) 개혁공천 해야 하고, 이를 위해 물갈이해야한다는 것 아니었나. 그런 점에서는 공관위가 상당히 노력을 했다. 그럼 그 절차를 제대로 지켰어야 했다. 홍 전 대표 말로는 밀양·의령·함안·창녕에서 출마하려했는데, 중간에 (공관위가) 양산으로 보내면서 김형오 위원장이 ‘경선하게 해주겠다’ 약속했다는 것 아닌가. 그런데 경선 없이 그냥 컷오프 하니까 (홍 전 대표로서는) 자연스레 그런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는 거지. 난 과정상 그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홍 전 대표 공천 문제는 선대위를 통해 재심의할 수 있나?

    “홍 전 대표가 탈당까지 했는데 무슨 재심의를 하나. 재심의는 이제 시간적으로 어렵다.”

    -황교안 대표와 만난 적 있나?

    “그간 한두 번 만났다.”

    -어떤 사람이던가?

    “아주 정직한 사람이다.”


    <인터뷰 전문은 3월 18일 발매 예정인 ‘신동아’ 4월호에 실립니다>




    고재석 기자

    고재석 기자

    1986년 제주 출생. 학부에서 역사학, 정치학을 공부했고 대학원에서 영상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2015년 하반기에 상아탑 바깥으로 나와 기자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유통, 전자, 미디어업계와 재계를 취재하며 경제기자의 문법을 익혔습니다. 2018년 6월 동아일보에 입사해 신동아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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