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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점 2013

공직자 혼외자 보도는 공적 영역 악의적 공격이라면 명예훼손

공직자 사생활과 언론보도

  • 남성원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nswwh@lawcm.com

공직자 혼외자 보도는 공적 영역 악의적 공격이라면 명예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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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번 혼외자 보도의 적절성은 우리 국민이 공직자에게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와 관련돼 있다. 공자는 벼슬아치에게 요구되는 것으로 ‘문질빈빈(文質彬彬)’을 언급했다. 능력(文)뿐 아니라 백성의 본보기가 될 인간 됨됨이(質)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에 사는 우리 국민이 옛 공자의 말에서만 공직자상(像)을 찾고 있지는 않는 듯하다. 한 여론조사에선 47.1%가 ‘고위공직자라도 사생활을 보호해야 한다’라고 한 반면 44.8%가 ‘알 권리 차원에서 공개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관련자들이 문제 삼지 않는 한 범죄가 아니고 공적 업무 수행과도 직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 검찰총장 같은 고위공직자는 사생활도 깨끗해야 한다는 생각이 엇갈리는 듯하다.

혼외자 보도의 적법성과 혼외자가 있는 사람이 검찰총장 자격이 있는지의 문제는 나눠볼 필요가 있다. 이번 보도 자체는 적법해도, 제기한 내용이 검찰총장의 결격 사유인지는 다시 따져봐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보도의 합법성 문제와 관련해 먼저 ‘공적 사안의 영역’에 해당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단지 혼외자가 있다는 것이 검찰총장의 직무수행과 무슨 연관이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채 총장의 부인이나 혼외자로 지목된 측에서 문제 삼지 않는다면 범죄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을뿐더러, 채 총장이 자초한 부분도 없기 때문에 단지 한 개인의 순수 사생활 영역일 뿐이라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보도가 나간 후 공직윤리 문제로 격론이 벌어지고, 보도의 적절성에 대해 국민여론도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이라면 일단 공적 사안의 영역이라고 판단된다.

공적 사안이라도 악의적 공격이라면…

또 다른 쟁점은 ‘악의적 공격’에 해당하는지다. 야당과 상당수 언론은 채 총장이 정권의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였다는 정황을 들어 권력기관 등에서 받은 자료를 이용해 친여 매체가 정파적으로 보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피해자의 제보 등 합당한 동기가 있는 자연스러운 취재 결과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단지 채 총장을 낙마시키려는 목적으로 언론기관이 정권 담당자로부터 소스를 받아 기획 보도한 것이라면 ‘악의적 공격’에 해당할 것이다. 그러나 조선일보가 취재 동기나 과정을 명확히 밝히지 않는 한 이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보도 내용이 검찰총장의 결격사유인지는 우리 국민의 의식구조에 비춰봐야 한다. 앞서 각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문화적 토양에 따라 시각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법무부 장관의 채 총장 감찰 지시를 놓고 “정치적 외압에 따른 부당한 조치”라는 응답이 46.8%에 달해 “장관으로서 정당한 조치다”는 응답 38.7%보다 8.1%p 더 높게 나왔다. 우리 국민 의식은 남부 유럽과 미국의 중간에 있는 것 같다. 재직 중 혼외자 문제로 파생된 별도의 불미스러운 일이 없다면 혼외자의 존재 사실만으로는 검찰총장 자격의 결격사유라고 보지 않는 것이다.

공직자의 사생활이 어디까지 공개돼야 하느냐의 기준은 규범적으로 해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성원 간에 바람직한 공직자상과 언론의 기능이라는 주제를 놓고 객관적인 자세로 건전한 상식을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답을 얻을 수 있는 문제다.

이번 보도의 주체인 조선일보의 한 논설위원은 과거 친자확인 소송을 당한 이만의 환경부 장관에 대한 혼외자 논란이 불거지자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의 사례를 들면서 “그래서 어떻다는 말이냐”는 제목의 칼럼을 써 퇴진 요구가 부당하다는 주장을 편 바 있다. 그리고 이제 와서 채 총장과 이 장관의 경우는 다르다고 강변한다. 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일관된 기준은 안 보이고 그저 정파적 관점에 따른 일관성이 보일 뿐이다.

신동아 2013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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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원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nswwh@lawc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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