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 전 장관의 개인적 처신엔 당연히 동의하기 어려워요. 그 부분은 너무 아쉽고요. 다만, 진 전 장관 이야기 중에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간) 연계와 통합의 차이, 이 부분이 좀 애매해요. 정확하게 공부해보고 싶어요. 진 전 장관은 이게 당초 공약은 통합이다, 연계가 아니다, 대통령에게 인풋(input·보고)이 잘못됐다고 하거든요. 정병국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현 새누리당 의원)은 ‘진 전 장관을 이해는 한다’고 하더라고요. MB(이명박) 정부 때도 똑같았대요. ‘뭘 하려고 하면 청와대, 기재부, 행안부, 이런 벽들이…. 한곳에서 틀어쥐고 있으니까’라고요. 노무현 정부 땐 안 그랬겠어요? 이게 정도의 차이지, 결국 시스템의 문제예요.”
▼ 권력이 대통령과 그 주변 극소수에 집중돼 있다?
“아니, 실제로 그렇잖아요. 대통령 중심제에서 대통령이 가장 큰 권한을 가지고 있으니, 부인할 수 있겠어요? 당연한 거예요.”
▼ 제도와 관련된 거니 중장기적으로 해결할 문제….
“중장기적이라고 생각 안 합니다. 전 내년에 해결할 수 있다고 봐요.”
박준우 정무수석은 민원 해결사?
▼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은 어떻습니까. 정치권과의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일부 언론이 보도하고 있는데요.
“내가 보기에 정무수석은 일을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정치권과 소통도 많이 하고 여러 가지 일을 협력하고 있어요.”
▼ 예를 든다면.
“대통령께서 영국엘 가는데, 거기서 (박 수석이) 할 일이 있어요. 그걸 대통령께 보고드리고 하는 과정에서 정무수석이 중간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한할 거거든요. 그때도 할 일이 있어요. 박 수석이 외교관 출신이니까 그런 일은 잘 처리하고. 법무부의 성남보호관찰소 기습이전 사태 때도 박 수석이 법무부와 조정하면서 해결하기 위해 기민하게, 열심히 했어요. 그래서 해당 지역의 이종훈 의원이 박 수석을 매우 높게 평가해요.”
▼ 정무수석이 민원 해결사인 것처럼 들립니다.
“정무수석이 정치권 인사가 아니어서 야당 의원들과 그간 면식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전화하기가 속된 말로 좀 뻘쭘한 거예요. 그런 걸 깨면…. 거꾸로 옛날엔 정무수석이 의원들에게 먼저 밥도 사고했지만 이젠 의원들이 먼저 주인의식을 갖고 정무수석에게 필요한 일을 요구해야 한다고 봐요. 그러면 정무수석이 바로바로 처리해주더라고요.”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민주당은 국정원 문제 등 현안마다 여전히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다. 정기국회가 개회했지만 야당의 동의가 없으면 어떠한 법도 통과될 수 없는 국회선진화법으로 인해 입법 기능이 현저히 위축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하고 박근혜 정부를 강도 높게 비난하는 것에 대해 남 의원은 “이해한다. (대선에서 지고 나서) 허탈해하는 지지자들을 달래줘야 하고, 다른 이유도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 그 ‘다른 이유’라는 게 뭔가요.
“이분들(민주당)이 지금 죽느냐 사느냐 하는 경쟁을 하고 있어요.”
▼ 박 대통령과?
“아니, 안철수 의원과요.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 쪽에서 태동할 신당이 생존을 건 경쟁을 하고 있어요. 민주당은 ‘중도를 잡을 것이냐’, 아니면 ‘골수 지지층을 일단 확보할 것이냐’를 두고 고민이 있었을 거예요. 그 고민 끝에 후자를 택한 것 같아요. 왜냐. 이미 광주, 전남에서 안철수 쪽에 지고 있거든. 여론조사에 그렇게 나와요. 그렇다보니 내년 지방선거와 15개 정도로 예상되는 보궐선거에서 안철수 신당의 목표는, 이건 그쪽과 대화해본 건 아니지만, ‘수도권에선 2등, 호남에선 1등’이 아닐까 해요. 지금 민주당은 굉장한 위기의식에 휩싸여 있다고 봐요.”
▼ 그러면 민주당은 앞으로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중도의 바다로 나오길 바랍니다. 그게 더 길게 살길이라고 보는데…. 그러나 전략은 다른 쪽으로 갔죠. 그러다보니 저런 행동이 나오는 겁니다. 이해는 해요. 그러나 오히려 죽을 길로 가고 있어요.”
▼ 그렇지만 국정원의 선거개입 의혹 제기라든지 민주당의 행동엔 나름대로 명분이 있거든요. 도덕적으로 옳은 행동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요.
“옳은 행동이 아니죠. ‘죽을 길’은 표현이 좀 그렇고요. 안타깝습니다. (국정원 의혹 같은) 그런 거를 떠나서요, 기본적으로 여야가 협력하면서 가는 게 좋다는 거죠. 국정원 문제 가지고 장외로 뛰쳐나갈 게 아니라 국회에서 여야가 잘 돌아가는 걸 보여주면요, 오히려 안철수 신당에 대한 요구가 내려가요. 국민은 이명박 대통령 시절엔 그 반대세력을 민주당으로 본 게 아니라 박근혜로 봤습니다. 지금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견제세력을 안철수로 선택하고 있는 거고요. 민주당은 (국민의 안중에)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