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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어떤 나라가 청소년에게 계급투쟁하라 가르치나”

교학사 역사교과서 공동집필자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 한상진 기자 │ greenfish@donga.com

“어떤 나라가 청소년에게 계급투쟁하라 가르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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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보지도 않고 매도”

▼ 민중사관은 어떤 역사관인가요.

“계급투쟁을 강조하고 노동자·농민이 지배계급을 타도하고 민중의 뜻을 관철해야 한다는 사관입니다. 결국 대한민국이 끊임없는 계급투쟁 사회로 가야 한다는 논리죠. 그런데 어떤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이런 사관을 청소년들에게 가르칩니까. 공산주의 사회가 아닌 다음에야. 물론 학자가 개인적인 소신을 갖는 건 자유입니다. 하지만 이건 교과서입니다. 어떻게 청소년들에게 ‘지배계급은 인민의 적이니 편을 갈라 싸워야 한다’고 가르쳐요? 이게 말이 됩니까.”

▼ 민중사관을 반영한 교과서는 절대 집필해선 안 된다는 말씀입니까.

“그렇죠. 그리고 민중사학은 이미 동유럽 사회주의가 멸망하면서 용도 폐기된 역사관입니다.”



▼ 기존의 교과서들이 모두 비슷한 사정인가요.

“대동소이합니다. 모두 좌파 정권 10년간 벌어진 일입니다.”

▼ 다른 나라에서는 현대사 교육을 어떻게 합니까.

“좌파들은 종종 교학사 교과서가 미국식 역사관에 바탕을 두고 씌어졌다고 주장해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 프랑스 교과서만 봐도 그래요. 프랑스에서는 학생들에게 현대사를 가르치면서 공산주의를 파시즘, 나치즘 등의 전체주의와 같다고 가르쳐요. 같은 논리로 비판하죠. 이게 역사교육의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 교학사 교과서에 대한 비판 중 상당부분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는데, 구체적인 사례를 든다면.

“우리 책을 보지도 않고 비판하는 사람이 많아요. 일종의 선전전이죠. 좌파들은 일단 ‘교학사 교과서는 친일교과서, 독재 미화 교과서’다, 이런 식으로 매도하고 낙인을 찍어요. 지난 5월 말 저희 교과서가 1차 검정을 통과했을 때 일부 언론은 ‘교학사 교과서에 유관순은 여자깡패, 안중근은 테러리스트, 일본군 위안부는 자발적인 성매매 여성이라고 쓰여 있다’고 보도해 논란이 일기도 했잖아요. 다 오보로 밝혀졌죠.”

▼ 그런 식의 표현이 없었나요.

“전혀 없죠. 언론중재위 결정 때문에 정정보도를 하기는 했지만 진심으로 사과하지는 않아요. 정말 뻔뻔한 사람들입니다. 일단 안중근 의사와 관련된 부분만 보세요. 우리 교과서에 뭐라고 적혀 있는지. ‘안중근은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였다’고 돼 있어요. 얼마 전 민주당의 한 국회의원은 TV 토론회에 나와서 ‘교학사 교과서에는 이승만 정권의 3·15 부정선거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어요. 정말 황당한 일이죠. 저희 교과서는 3·15 부정선거에 대해 소제목까지 붙여 설명하고 있어요. 우리 교과서를 읽지도 않고 비판한다는 결정적인 증거입니다. 그냥 자기들이 프레임을 하나 정해놓고 거기에 끼워 맞춰서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겁니다.”

“DJ만 찬양하는 기존 교과서”

진보진영 일각에선 교학사 교과서 내용 중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을 문제 삼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만들어 논란을 불렀던 역사 다큐멘터리 ‘100년 전쟁’의 영향인지도 모를 일이다. 이들은 교학사 교과서가 이 전 대통령을 미화하면서 독재와 부정선거는 제대로 다루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권 교수는 이런 비판에 이의를 제기한다. 누구의 말이 사실일까. 교학사 교과서에 등장하는 3·15 부정선거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3·15 부정선거와 4·19 혁명

1960년 정·부통령 선거에서 정부는 이기붕을 부통령에 당선시키기 위해 부정선거를 자행하였다. 야당은 선거 무효를 선언했고, 마산에서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4월 11일에는 시위로 숨진 학생 김주열의 시체가 바다에서 인양되었고 또다시 마산에서 시위가 일어났다. 4월 18일에는 서울에서도 학생 시위가 일어났는데 정치 깡패들에 의한 폭행사고가 일어났다. 4월 19일에는 2만 명 이상의 학생이 시위를 벌여 경무대 앞까지 진출하였다. 이에 경찰의 발포로 학생들이 숨지는 일까지 일어났다.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되었고 4월 26일까지 계속되었다. 이에 이승만 대통령은 하야 성명을 발표하였고, 5월 29일 하와이로 망명의 길을 떠났다.

▼ 일부 진보진영의 지적 중 사실과 다른 것으로는 또 어떤 게 있습니까.

“일단 현대사 부분에서 어떤 걸 시비 거는지 보세요. 좌파들은 우리 교과서가 타 교과서에 비해 타율적인 서술을 하고 있다고 비판해요. ‘우리 민족의 해방을 연합군의 승리와 일본의 패전에서 찾고 있다’거나 ‘독립운동 등 자주적인 노력을 함께 서술하는 다른 교과서에 비해 타율적이다’라는 겁니다. 자, 그럼 우리 교과서를 한번 보세요, 뭐라고 되어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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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 기자 │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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