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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점 2013

분쟁 사례 드물고 국제법도 없어 ‘東亞 지역사 복원’ 차원에서 풀자

약탈 문화재 반환

  • 김경임 │중원대 영미통상학과 교수 sunset3289@naver.com

분쟁 사례 드물고 국제법도 없어 ‘東亞 지역사 복원’ 차원에서 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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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사 불상 문제에 약간의 참고가 될 만한 사례로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 절도사건을 들 수 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1516년 미완 상태의 모나리자를 프랑스에 가져온 후에 완성했는데, 임종하면서 이 그림을 제자 살라이에게 유증했다. 살라이는 훗날 프랑스 왕에게 거금을 받고 모나리자를 매각했으며, 프랑스혁명 이후 국보가 되어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됐다. 1911년 이 박물관의 직원인 이탈리아인 빈센트 페루기아가 모나리자를 훔쳐내 이탈리아 우피지 박물관에 매각을 제의했다.

그러나 진본임을 확인한 우피지 박물관은 즉각 루브르에 연락을 취했고, 페루기아는 체포됐다. 그는 애국심에서 모나리자를 훔쳐 이탈리아로 반입했다고 주장했지만, 돈을 목적으로 저지른 절도임이 분명했다. 그는 1년형을 선고받았으나 국민적 영웅으로 대접받으며 징역을 6개월만 살고 출소했다.

모나리자는 프랑스에서 완성됐고, 프랑스 정부의 소유가 명백하다는 점에서 하등의 이의 없이 프랑스로 반환됐다. 하지만 반환 전에 모나리자는 국민적 열광을 만끽하며 몇 달간 이탈리아 전역에서 순회 전시됐다. 이것이 이탈리아 정부가 내건 반환 조건이었다고 한다. 당시는 프랑스의 국제적 위세가 대단한 때였음에도 이탈리아 정부는 프랑스에는 큰 생색을 내는 한편 자국민에게도 조상의 위대한 업적을 가까이에서 볼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모나리자 반환 운동의 含意

현재로서는 수백 년 전의 문화재 약탈을 다루는 국제법이나 국제 관습법은 없다. 게다가 수백 년 전의 문화재 약탈이 문제가 되는 국제 사례도 찾아보기 어렵다. 수백 년 전 약탈과 피(彼)약탈 관계에 있던 두 나라가 각자 당시와 동일한 국가로 남아 있는 경우가 세계 역사에서 희귀하기 때문이다. 700년 전, 500년 전의 약탈 문화재 문제는 국제사회에서 한일 간에만 있을 수 있는 일인 것이다. 따라서 한일 양국은 국제법에 따라 부석사 불상 문제를 처리하겠다는 안이한 생각을 접어야 한다. 진지한 대화와 협상을 통해 이 문제에 접근하면서 언젠가는 부딪쳐야 할 임진왜란 약탈 문화재 문제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또한 부석사 불상은 그 자체로도 중요하다. 700년 전 역사를 추적해 약탈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그렇지만, 불상의 원장소 반환이라는 문화재의 윤리적, 학술적 중요성에도 좀 더 유의할 필요가 있다. 왜구의 침범이 잦았던 고려 말 충남 서산 부석사에 있던 불상이 일본 쓰시마로 이전됐다면, 이 불상은 당시 한일 관계와 양 국민간 교류의 단면을 밝히는 귀중한 물증이 될 것이다. 따라서 한일 양국은 도난과 약탈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동아시아 지역사 복원’이라는 대국적 차원에서 불상의 부석사 반환을 협의해야 할 것이다. 700년 전 불상을 조성했던 부석사가 지금도 건재하기에 차제에 이 불상이 다시 부석사로 돌아간다면 향후 양 국민 간 우호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지난해 이탈리아 플로렌스에서는 모나리자의 모델이었던 조콘다(Lisa del Gioconda· 1479~1542)의 유골이 발굴된 것을 계기로 이 지역을 중심으로 ‘모나리자 반환운동’이 본격화하고 있다. 플로렌스의 역사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모나리자가 반드시 반환돼야 한다는 취지인데, 반환 가능성은 별개의 문제로 치더라도 문화재를 바라보는 관점이 변하고 있음은 확실하다고 하겠다.

신동아 2013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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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임 │중원대 영미통상학과 교수 sunset32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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