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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소설보다 더 끔찍한 현실, 어떻게 이런 일이…”

‘의사’ 안철수가 전하는 ‘코로나 戰場’ 대구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안철수 “소설보다 더 끔찍한 현실, 어떻게 이런 일이…”

  • ● 의협 ‘의료진 부족’ 문자 받고 새벽 대구行
    ● 의료진 부족, 대기 환자 넘쳐… “전쟁터가 따로 없다”
    ● 외로움, 폐소공포증, 정신과 문제 호소
    ● 방호복 등 의료물품 ‘위태위태’… 의료에 집중 못 해
    ● 팬데믹에서 국가 간 능력차 확연히 드러나
    ● 마스크 징발, 중국인 입국 차단… “대만을 봐라”
    ● “수영장의 물 빠지면 누가 벌거벗었는지 알아”
    ● 정치인들은 내 이미지 보고 ‘사회성 없는 사람’ 매도
    ● 국정운영 능력 없으면서 세금으로 자기편 먹여 살리려…
    ● 중도 실용의 길, “나도 힘들다”… 20% 득표 목표
    ● 한선교 통합 제의? “한국당 해산하고 국민의당 와라”
[경북일보 제공]

[경북일보 제공]

“병원에 계신 분들은 절대적 고독 상태를 겪다 보니 외로움과 폐소공포증, 정신과적 문제를 호소하기도 합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는지….” 

환자 상태에 대해 얘기하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목소리가 떨렸다. 수화기 너머 간간이 들리는 낮은 한숨소리가 바람소리처럼 들렸다. 안 대표는 3월 1일 부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진료 거점병원인 대구동산병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다가 15일 상경했다. 상경 전날인 3월 14일 저녁, 안 대표는 “도시락으로 막 저녁 식사를 했다”며 병원 근처 모텔에서 전화를 받는다고 했다. 그는 “소설보다 더 끔찍한 현실이 안타깝다”며 혀를 찼다. 

- 봉사활동 하루 일과는 어떤가. 

“봉사활동 시작 시간이 빨라졌다. 이달(3월) 초에는 9시 반에 시작했는데 요즘은 8시 반에 시작한다. 환자가 퇴원하려면 두 차례 PCR 검사(유전자증폭검사·가검물에서 리보핵산(RNA)을 채취해 진짜 환자의 그것과 비교해 일정 비율 이상 일치하면 양성 판정하는 검사법)에서 음성이 나와야 한다. 끝부분에 면봉이 달린 굉장히 가늘고 긴 줄을 코를 통해 삽입해야 해 환자가 고통스러워한다. 시간을 앞당긴 것은 한 시간이라도 빨리 검사해야 빨리 퇴원하게 되고, 그러면 집에서 대기 중인 다른 확진자를 빨리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전에는 방호복을 입고 환자 검체를 채취하고, 오후에는 환자 문진(問診)을 한다. 환자 상태가 어떤지 눈으로 보고, 불편한 데 없는지 물어본다. 코로나19 확진자들에게 정확하게 물어야 할 항목이 있다.”


절대적인 고독 상태 겪는 환자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월 1일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음압병동에서 아내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 등과 봉사 후
땀에 젖은 채 걸어나오고 있다. [경북일보 제공]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월 1일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음압병동에서 아내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 등과 봉사 후 땀에 젖은 채 걸어나오고 있다. [경북일보 제공]

- 어떤 걸 물어보나. 

“가래와 기침은 어떤지, 몸 상태가 전날에 비해 좋아졌는지 나빠졌는지, 숨을 쉴 때 편한지, 가슴이 답답하거나 아프지는 않은지, 두통이나 근육통이 있는지, 설사를 하는지 등 구체적으로 묻는다. 어떤 분은 목이 너무 아프다며 베개를 바꿔달라고 한다. 이런 내용을 정리해 주치의와 간호사에게 전한다.” 

앞서 3월 9일 안 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 화상회의에서 병원에서 만난 코로나19 여성 환자의 사연을 전한 적이 있다. 환자가 “가슴이 너무너무 답답하다”고 하자, 안 대표는 호흡과 통증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뜻밖의 답이 돌아왔다. 



“그게 아니라, 어제 제 남편이 죽었다. 같은 병(코로나19)에 걸린 후 다른 병원에 입원했는데 어제 죽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 이후 계속 가슴이 답답해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시체를 화장하면 남편 얼굴을 볼 수도 없다. 이 기막힌 상황을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 있겠나.” 

안 대표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 “도대체 어떤 말이 그분에게 위로가 될 수 있겠나”라며 “매일 환자 한 분 한분의 하소연을 듣고 고통과 죽음이 눈앞에 어른거리는 현장에 함께하며 국가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했다”고 했다. 

- 그 여성 환자의 상태는 어떤가. 

“그 이후로 나는 다른 병동으로 옮겨 뵙지 못했다. 다른 질병 같으면 언론이 여러 사연을 취재했을 텐데 코로나19 감염증은 언론의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니, 어쩌면 내가 듣고 전하지 않으면 묻힐 소리였다. 막상 그 환자분 사연을 들었을 때, 뭐라고 해야 하나, 현실이 소설보다 더 끔찍했다. 아이고 세상에, 참 딱하기도 하고, 어떻게 이런 일이 있는지….” 

안 대표는 여성 환자가 생각나는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코로나19 감염 환자들은 보호자의 접근이나 문병이 불가하니 대부분 절대적인 고독 상태를 겪는다. 그렇다 보니 어떤 분은 외로움과 폐소공포증(닫힌 곳에 있으면 두려움에 빠지는 강박 신경증)을 호소한다. 정신과적 현상을 호소하는 분들도 있었다.” 


모텔에서 숙식, 도시락과 초코파이

- 날씨가 쌀쌀한데도 땀에 젖은 반팔 수술복을 입은 모습이 보도됐다. 

“봉사활동을 시작한 3월 1일 대구는 낮에도 영하권이었다. 반팔 수술복에 방호복을 입고 있다가 벗으니 굉장히 춥더라. 방호복을 입으면 땀이 많이 난다. 그때는 현장 의사가 너무 부족해 의사 한 사람이 매우 많은 환자를 보고 있었다. 의료진은 부족하고, 병실 입원 환자보다 바깥에서 대기하는 환자가 더 많았다. 전쟁터가 따로 없었다.” 

- 현재도 그런가. 

“전국에서 굉장히 많은 자원봉사자가 찾아와 지금은 의료 체계가 잡혔다. 오늘은 검체를 채취하려고 병실에 들어갔더니 사복으로 갈아입고 반갑게 인사하는 분도 많아졌더라. 완치돼 퇴원하는 환자가 많아졌고, 병원 풍경도 바뀌었다. 다행히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은 원래 본원이었다가 지난해 계명대 성서캠퍼스에 병원을 지어 본원이 이전하면서 2차 병원으로 쓰였다. 그러니 안 쓰던 병실을 정비해 지역거점병원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국립도 아닌 사립대 병원이 거점병원을 자원해서 운영한다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다. 어쨌든 대구동산병원이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 

- 안 대표 부부 봉사 소식이 알려지면서 의사들의 참여가 많아졌다는 얘기도 있는데. 

“부산에서 개인 병원을 운영하는 한 의사 분은 가만히 있으려니 마음이 불편해 도저히 안 되겠다면서 병원 문을 닫고 봉사하러 오셨더라. 병원 간호사분들에게는 유급휴가를 주고 3월 말까지 혼자 봉사하러 왔다. 국민들의 성원도 많았다. 병원 관계자가 ‘소포가 왔다’고 해서 가보니 나에게 방호복 1000벌, 초코파이 4박스 등 여러 물품을 보내주셨더라. 초코파이 수십 상자가 담긴 대형 박스는 처음 봤다(웃음).” 

- 어떻게 대구로 내려가게 됐나. 

“아내와 처음 만난 곳도 의료 봉사활동 현장이었다. 내가 대학 다닐 때는 동아리를 통해 봉사활동을 하던 시절이라 가톨릭학생회에 들어갔고, 매주 토요일 서울 구로동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그때 아내를 만났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함께 해왔기에 봉사가 우리 부부에겐 일상이다. 이번 봉사활동은 2월 29일 대한의사협회에서 문자메시지가 와서 가게 됐다.” 

- 문자라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의사가 부족하니 자원봉사 의료진을 구한다는 문자였다. 그렇지 않아도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했다고 해서 걱정하고 있었는데, 문자를 받으니 ‘우리도 가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다음날 새벽에 곧장 대구로 내려갔다. 대구로 가면서 뉴스를 들으니 전날(2월 29일) 최다 확진자(909명)가 발생했다고 하더라.” 

- 그날 대구에서만 741명이 발생했다. 

“그렇다. 막상 대구에 가보니 도로에 차가 없었다. 지나는 사람도 안 보이고 완전 적막하더라. 당장 밥을 먹으려고 해도 문 연 식당을 찾을 수 없었다. 병원 바로 앞에 한강 이남에서 제일 큰 시장이라는 서문시장이 있는데, 이 시장도 완전히 문을 닫았더라. 6·25 전쟁통에도 문을 닫은 적이 없고, 나도 여러 차례 들렀던 활기 넘치던 시장이 문을 닫으니 충격이 컸다.” 

- 오늘로 봉사활동 2주가 됐는데 체력적으론 문제가 없나. 

“보통 의사는 오전이나 오후 중 한나절 진료를 보는데 여기선 그럴 여유가 없으니 하루 종일 일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부부는 체력이 좋은 편이어서 힘든 점은 없다. 아내도 나처럼 마라톤 완주자여서 체력 문제는 없다.” 

- 식사와 숙소는 어떻게…. 

“병원 근처에 모텔을 잡았다. 지금도 모텔에서 도시락을 먹고 전화 받는다. 식사는 사 먹기도 하고, ‘힘내라’고 보내준 초코파이를 먹기도 한다. 우리 부부는 원래 먹는 거, 자는 데 대한 불편을 못 느끼는 체질이다. 유럽에서 1년간 살 때에도 대학 연구원들이 지내는 9평(29.75㎡)짜리 아파트에서 1년 살았는데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안 대표는 2018년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했다 낙선한 뒤 같은 해 9월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이후 미국을 거쳐 1월 19일 귀국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3월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의료진이 마스크 부족을 호소하는 데 대해 “본인들이 좀 더 넉넉하게 재고를 쌓아두고 싶은 심정에서 부족함을 느끼는 게 사실”이라고 답해 ‘마스크 망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능한 거짓말쟁이 장관을 즉각 파면하라”(전국의사총연합회) “의료계에 대한 평소 적대감이 표출된 것”(대한병원의사협의회)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의료진이 의료물품 공급에 신경 써서야…”

- 박 장관의 이른바 ‘마스크 망언’에 의료계가 반발 성명을 냈다. 사실상 ‘전시 상황’인 대구 현장의 의료물품 상황은 어떤가. 

“그런 얘기가 들려서 병원장에게 물어봤더니 ‘위태위태하다’고 하더라. 최소한 며칠은 사용할 수 있는 물품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물품이 바닥 날 때쯤 들어오는 식이다. 위태위태하고, 조마조마한 상황이라고 할까. 어쨌든 동산병원 현장에서는 방호복이 떨어져 일을 못하지는 않았지만 의료진이 그런 데 신경을 안 쓰고 진료에만 집중할 환경도 아니었다. 갑자기 환자가 폭증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의료진이 의료물품 공급에 신경을 쓰게 해선 안 된다.” 

- 안 대표 부부에 대한 호평이 많은 것 같다. 당 지지율도 오름세다. 

“나는 원래 현장에 뛰어들어 문제를 해결하려는 스타일이다. 대학생 때 의료봉사를 한 것도, 대학교수 때에도 ‘청춘콘서트’를 열어 전국의 대학생들을 만나러 다닌 것도, 대선 때 전국 ‘뚜벅이 유세’에 나선 것도 그렇다. 책이나 유튜브를 보다가도 얘기를 더 나누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바로 연락해 찾아갔다. 그래서 이번에도 간 거다. 그런데 정치인들은 나의 얼굴이나 이미지만 보고 무슨 ‘사회성 없는 사람’이라는 식으로 매도한다. 이미지를 왜곡하는 것이다. 이런 정치 세력을 경험하고 보니까, 결국 ‘얘들’이 할 줄 아는 건 이미지 조작밖에 없더라. 경제나 과학도 잘 모르고, 국정운영 능력도 없으면서 자기편을 세금으로 먹여 살리려는 일만 한다.” 

- 대구 현장에 뛰어들어 어떤 해결 방안을 찾았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코로나19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선포했다. 

“이제 팬데믹이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세상이 됐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최근 코로나19까지 대통령 임기마다 최소 한 번은 찾아오고 있다. 그런데 신종 감염병은 예전의 방법으로 해결해선 안 된다. 감염병이 국가 시스템을 시험하고 있는 거 같다.”


“실력 없는 정권이 실력 없는 국가 만든다”

대구에서 코로나19 자원봉사를 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대구에서 코로나19 자원봉사를 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국가 시스템을 시험한다? 

“국가 간 경쟁력 시험이라고 할까. 팬데믹은 국가의 의료 시스템, 리더나 의사결정자들의 전문성과 문제 해결 능력, 마스크 제조 같은 제조업의 역량, 경제에 큰 충격이 왔을 때 대처하는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테스트하는 거 같다. 의료 시스템뿐 아니라 국가의 모든 분야의 경쟁력을 테스트하는 거 같다. 그러니 팬데믹이 오면 국가 간 능력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물이 가득 찬 수영장에서는 모두 우아하게 수영하지만 물이 빠지고 나면 누가 벌거벗고 있는지 알 수 있다’는 워런 버핏의 말처럼 실력이 다 드러난다.” 

- 3월 9일 국민의당 최고위원회 화상회의에서 “실력 없는 정권이 실력 없는 국가를 만든다”고 했는데. 

“위기가 왔을 때 리더가 해야 할 일은 현재 위기를 잘 극복하는 일이고, 두 번째는 이런 일이 다시 생겼을 때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국가 체계를 잡는 일이다. 그런데 메르스 사태를 겪었으면서도 시스템 개선보다는 발등의 불만 끄려 했다. 현장 의료진은 메르스 사태 때 만든 규정이 코로나19와 맞지 않아 즉시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것들이 제대로 됐다면 귀중한 생명이 희생되는 걸 최소화할 수 있었을 거다.” 

- 마스크 5부제를 시행했지만 ‘마스크 대란’은 여전하다. 

“대만이 왜 코로나19 모범국가로 평가받는지 살펴봐야 한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소아의학과 제이슨 왕 교수 등이 최근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기고한 논문(‘대만의 코로나19 대응’)에서 대만 정부 대응을 날짜별로 정리해 놓았더라.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우한 당국이 감염병 발생을 인정하자 승객 대상 검역에 즉각 착수했고, 바이러스 검사도 했다. 우리(1월 20일)와 비슷한 시기(1월 21일)에 첫 확진자가 나오자 즉시 격리하고 밀접 접촉자 검사를 했다. 1월 24일 마스크 수출 금지에 이어 마스크 전량을 징발하고,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대응력을 보여줬다. 물론 중국인 입국 전면 금지도 시행했다. 그 결과 마스크 대란도 없었고, 확진자도 우리보다 훨씬 적다(3월 15일 오전 9시 기준 53명), 이는 2003년 사스 사태 때 철저히 대응 체제를 만들어 시행한 결과였다. 감염증에 대처하는 국가 간 실력이 여실히 드러난 거 아닌가.” 

- 코로나19 초기에 우리도 대한의사협회 등에서 여러 차례 중국인 입국 전면 금지를 요청했는데. 

“나도 1월 26일 유튜브를 찍으며 전면적 입국 금지를 주장했다. 감염병이 돌면 국민 생명과 안전을 가장 중요한 국가 운영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료인 출신이 아닌 만큼 전문가들에게 판단을 맡겨야지…. (2011년 5월 2일 알 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군 특수부대에 의해 사살됐을 때 사진 한 장이 공개됐다. (미국 백악관의 대통령과 보좌진이 모여 근무하는 웨스트윙) 지하 상황실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쪽 구석에 등받이 없는 의자에 쪼그리고 앉아 있고, 합동특수작전사령부(JSOC) 장군이 가운데 앉았다. 전쟁 상황이니 군 장성이 중앙 테이블에서 지휘하는 사진이었다.”


중국인 입국 금지와 오바마의 ‘워룸’

1월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소감을 말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뉴시스]

1월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소감을 말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뉴시스]

- 위기 상황에선 전문가 의견이 중요하다는 말인가. 

“그렇다. 의사결정권자가 모든 걸 다 결정할 수 없지 않나. 세상이 바뀌면서 과학적 사고방식과 문제 해결 방식, 이런 것들이 중요해졌다. 그래서 권한을 위임해 현장에서 대응하게 하고, 정부는 다른 곳을 지원해 주는 체계로 가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워룸(War Room)’처럼 바뀌어야 하는데 우린 그렇지 않아 참 걱정이다.” 

- 신천지교회와 그 대응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코로나19 슈퍼전파가 일어나면서 신천지 지도부를 살인죄로 고발(박원순 서울시장)하고, 이만희 총회장 검체를 강제로 채취하려고 직접 연수원으로 찾아가는(이재명 경기지사) 등 신천지에 대한 압박도 거세다. 

“신천지교회가 잘못이 없다고 말할 순 없지만, 도대체 이 문제의 본질이 무엇이고, 이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과학적인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 사실에 기반한 의사결정이다. 문제를 정치적 이해관계로 접근하면 현상만 보이고, 본질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팬데믹이 국가 간 경쟁력을 백일하에 드러내는 상황에서 포퓰리즘 정치로는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 

- 이제 곧 총선이다.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공개 제안했는데. 

“나는 그동안 정치를 하면서 실용적 중도, 그 길을 가겠다고 일관되게 말해 왔다. 한국당이 만약 중도 정치가 필요하다면 한국당을 해산하고 국민의당으로 오면 된다.” 

- 국민의당이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미래통합당과 사실상 ‘선거 연대’를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아이고(웃음)…. 연대라는 게 주고받는 게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우리가 받은 게 하나도 없고, 어떤 협상 과정도 전혀 없었다. 정치권에 비밀이 어디 있나. 협상을 했다면 흔적이 있어야 하는데 전혀 없다. 비례정당 창당은 1월에 귀국하면서 이루려고 했던 두 가지(중도실용 정당 창당, 문재인 정부 국정 폭주 저지)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한 결정이다.” 


내가 중도실용 정치를 하는 이유

- 양당제 중심의 정치 현실에서 중도실용 정치의 길은 험난한 거 같은데. 

“신념으로 이 길을 계속 걷는다. 우리나라가 미래로 나아가는 데 꼭 필요한 길이다. 유럽 선진국들을 봐도 항상 실용적 중도 정당이나 중도 정치인이 위기를 극복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수십 년간 이어온 ‘프랑스병’을 치유하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 안 대표의 실용정치는 뭔가. 

“간단하다. 내 생각만 고집해선 안 되고, 사람들을 설득하고 타협하고 실행에 옮기는 거다. 사회생활을 할 때 다른 부서 사람들과 합의해 실행에 옮기듯, 정치에서도 똑같은 걸 하자는 거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 중요한 게 현장이다. 앞으로도 언제나 이번처럼 힘든 현장에 함께할 거라고 약속한다.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돌파하겠다.” 

- 총선은 어떻게 예상하나. 

“이번에 선거제도가 바뀌어 정확하게 의석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목표는 정당득표율 20%로 잡고 있다. 목표 기준에 대한 근거도 있다.” 

- 이제는 본격적으로 총선 준비를 해야겠다. 

“일단은 2주간 자가격리를 하려고 한다. 봉사활동 때 방호복을 입어서 격리할 필요는 없지만 나를 만나는 상대방이 불편할 수 있을 거 같다. 2주 뒤 나타나겠다(웃음).”




신동아 2020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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