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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주류와 불화하는 풍운아의 삶

당내 경선 패배로 ‘재선의 꿈’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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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입력2020-03-18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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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태섭(53) 의원이 3월 12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서갑 지역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다. 대신 친문(親文)계로 분류되는 강선우(42) 전 민주당 부대변인이 같은 지역구에서 본선행 공천장을 따냈다. 이튿날 금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직은 봉사하는 자리라지만, 저 개인에게도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의 원천이 됐다”며 “재선의 꿈은 사라졌지만 남은 임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썼다. 

    금 의원은 지난해 9월 6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는 학벌·출신과 달리 진보 인사라는 것 때문이 아니라 말과 행동이 다른 언행불일치 때문에 비판받는 것”이라고 했다. 그 뒤 그의 페이스북에는 ‘내부 총질’ ‘반역자’ ‘밀정’ ‘뒤에서 칼 꽂는 찌질함’ 따위의 댓글이 달렸다. 그는 같은 해 12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에 여당 의원으로는 유일하게 기권표를 던져 친문 극렬 지지층의 반발을 샀다. 

    이런 저간의 사정 때문에 강서갑 경선 결과를 두고 ‘친문 순혈주의’의 폐해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금 의원이 첫 공천장을 받아 든 20대 총선 당시 민주당 총선을 지휘한 김종인(80)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는 “(금 의원이) 좀 안됐다. 사실 금 의원이 탈락하리라 예상했다”면서 “아무리 현역의원이더라도 권리당원의 의견이 집단적으로 작동하면 (선거에서)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실 인간 금태섭은 늘 주류와 불화했다. 그는 서울중앙지검 형사부 검사 시절이던 2006년 ‘한겨레’에 ‘현직검사가 말하는 수사 제대로 받는 법’을 연재했다. 1회 연재분에서 금 검사는 “약자인 피의자가 반드시 지켜야 할 행동지침이 두 가지 있다. 첫째는 아무 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다. 둘째는 변호인에게 모든 것을 맡기라는 것”이라고 썼다. 더불어 “글을 쓴다고 하니 한 친한 검사로부터 반농담조로 ‘조직에서 추방당하고 싶으냐’라는 말까지 들었다”고도 했다. 

    친한 검사의 우려는 진담이 됐다. 글이 나간 직후 검찰 수뇌부가 발칵 뒤집혔다. 같은 해 10월 그는 “검사로서 부적절한 글을 기고했다”며 검찰총장으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았다. 그 뒤 수사와 관련 없는 서울중앙지검 총무부로 인사 조치됐다. 결국 그는 이듬해 사표를 내고 검찰을 떠났다. 



    2020년. 그는 또 주류의 성화에 밀려 ‘반강제’로 정든 둥지를 떠난다. 선거가 막을 내리면 그를 대신해 의원회관의 방 한 자리를 꿰찰 사람이 정해질 터. 풍운아(風雲兒) 금태섭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



    이 사람

    고재석 기자

    고재석 기자

    1986년 제주 출생. 학부에서 역사학, 정치학을 공부했고 대학원에서 영상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2015년 하반기에 상아탑 바깥으로 나와 기자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유통, 전자, 미디어업계와 재계를 취재하며 경제기자의 문법을 익혔습니다. 2018년 6월 동아일보에 입사해 신동아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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